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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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민호의 책 소개 ▶ 방민호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이광수 장편소설 연구의 저자인 와다 토모미 교수는 1990년대 중반에 서울에 와서 한국현대문학을 전공했다. 나고야에서 태어난 그녀가 도쿄외국어대학 대학원에서 석사를 졸업한 후였다. 한국에서 대학원 과정 내내 무척 고생했고, 지금도 일본에서 고생 중이다. 비록 교수로 재직 중이지만, 일본에서 한국문학을 연구한다는 것은 가시밭길을 자초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와다 교수는 내가 아는 일본의 한국문학연구자 가운데 한국문학작품을 가장 정심하게 읽어낼 수 있는 극소수 중 하나다. 이때 이 극소수라 함은 셋을 넘지 않는 숫자를 가리킨다. 그만큼 한국문학을 잘 아는 사람이 지금 일본에는 적디적다. 하지만 그 범위를 일본 너머 세계로 넓혀도 와다 교수의 지위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 책에서 와다 교수는 이광수 문학을 20세기 전후 세계를 풍미한 진화론, 퇴화론의 맥락에서 낱낱이 해부해놓았다. 그녀는 이광수의 문제적 장편들, 특히 『무정』, 『재생』, 『흙』, 『사랑』 등이, 이광수 당대의 세계 사상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를, 유럽과 북미, 일본의 담론 및 저작들을 광범위하게 섭렵하며, 마치 밀림에 길을 내듯 완전히 새롭게 분석해냈다. 아무도 그렇게 해보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놀라움 그 자체다. 이광수 문학이 내장하고 있는 한국판 ‘다윈의 플롯’을 한국인 아니라 일본 사람이 한국에서의 연구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에서 밝혀낸 것이다. 그러면서 그녀는 주장한다. 이광수를 일본과의 관계 속에서만 보지 말라. 그를 일본어로 가공된 지식과의 관계 속에서만 보지 말라. 이광수는 한국어를 모국어로 지녔고, 고전소설과 한문 속에서 성장했고, 일본어는 물론 영어도 아주 뛰어났다. 그는 일본을 넘어서 당대 세계 조류와 대화를 나눴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 문제의식이 그의 장편소설들에 그대로 용융되어 있다. 이 사실에 주목하라. 이것을 분석할 수 있는 시각을 수립하라. 따라서, 이 책은 일본산 지식에 기대어 한국현대문학을 논단해온 지난 15년래 한국 국문학계의 편리한 연구들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근대 초기 한국의 문학인들이 그렇게 하지 않았던 것을, 당신들은 왜 그렇게 하고 있나요? 왜 그렇게 한국문학을 협소한 관계망 속에 붙들어 매두려 하나요? 이 책의 저자는 한국의 국문학자들에게 이렇게 날카롭게 질문하고 있다. 이 문제의식의 깊이와 높이가 이 책의 성취를 가능케 한 것이다. 이 점에서 그녀는 일본적 식민주의에서 가장 멀리 벗어난 일본인 학자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이 책이 진정한 이광수학의 본류를 형성할 것임을, 한국문학연구의 고전적 사례로 남을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