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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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국인은 ‘우리’라는 표현을 과도하게 사용할까?” “왜 이탈리아 국수는 ‘스파게티’라고 부르면서 베트남 쌀국수는 퍼라고 부르지 않는 걸까?” “왜 ‘틀리다’와 ‘다르다’를 혼용하는 사람이 많을까?” · · · 무심코 사용하는 일상 언어에 대한 새로운 의심 구분하고, 배제하고, 차별하는 우리에 갇힌 한국인의 언어 장한업 저자는 이 책에서 언어가 한 개인의 사고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사회적인 차원에서 살펴봄으로써 다문화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한국인의 언어풍경을 그려 본다. 먼저 한국인이 ‘틀리다’와 ‘다르다’를 혼용하는 점을 지적한다. 한국인들은 ‘틀린 그림 찾기’ “너와 난 생각이 틀리구나.”처럼 사실에만 사용할 수 있는 ‘틀리다’를 잘못될 수 없는 성질의 것에 자주 혼용한다. 이러한 언어 습관은 차이를 마치 틀린 것으로 여기게 만들 수 있다. 자신과 피부색이나 종교가 다른 사람을 틀린 사람처럼 여길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인들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우리’라는 말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라는 단어는 자신의 속한 집단 주위로 울타리를 치고, 울타리 안의 사람과 밖의 사람을 갈라놓는다. 이때 울타리는 안에 있는 사람에게는 보호막이 되지만 그 밖에 있는 사람에게는 차단막이 된다. 즉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들이 울타리 바깥에 있는 사람들을 차별할 여지를 주는 것이다. 차별의 언어는 음식 분야에도 있다. 요즘 들어 많은 한국인들이 찾는 음식인 베트남 국수를 사람들은 쌀로 면을 뽑아냈다는 의미에서 쌀국수라고 부른다. 그런데 왜 밀로 만든 이탈리아의 국수 스파게티는 스파게티라고 부르는 것일까? 다시 말해, 왜 베트남 쌀국수는 베트남식 명칭인 퍼라고 부르지 않을까? 저자는 일반적으로 ‘베트남은 못사는 나라, 이탈리아는 잘사는 나라’라고 생각하는 고정관념 때문이라고 말한다. 즉 못사는 나라에서 온 음식은 음식만 받아들이고 언어는 받아들이지 않지만 잘사는 나라에서 온 음식은 그 음식과 함께 언어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_하이데거 한 개인의 사고를 넘어 사회의 사고방식을 결정짓는 언어의 오용을 경고하다 국제결혼가정을 다문화가정이라고 부르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는 사실도 지적한다. 한국인 아버지와 외국인 어머니로 이루어진 가정을 다문화가정이라고 부르기 위해서는 이 가정을 ‘단문화가정’이라고 전제해야 하는데 이 전제 자체를 단일의식의 산물로 보는 것이다. 다문화를 ‘다양한 문화가 뒤섞인 상태’ ‘혼성 문화로 보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문화, 즉 타[他]문화로 보는 점을 지적함으로써 이로 인해 이민자교육 및 정책 역시 차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한다. 즉 ’다문화‘라는 언어의 잘못된 파급력을 경고하는 것이다. 이는 한민족이라고도 일컬어지는 조선족도 예외가 아니다. 재미동포, 재일동포라는 말은 자주 쓰지만 재중동포라는 말은 잘 쓰지 않는 세태를 지적하며 조선족들을 중국 정부가 소수 민족 중 하나의 이름으로 쓰는 조선족이 아니라 재중동포로 불러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하이데거는 말했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인간의 사고는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 수준을 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에 따르면 한국인은 자신들의 언어를 통해 사고의 울타리도 함께 치고 있는 셈이다. 이 책은 이러한 일상 언어를 통해 한국인의 과도한 우리주의를 꼬집고 단일민족과 단일문화의 허상을 드러내 보이고자 했다. 더 나아가 우리 곁에 있으면서 ‘우리가 되지 못한 사람들’을 돌아보고, 어떻게 하면 이들과 더불어 잘 살 수 있는지를 고민한 결과도 녹아 있다. 저자는 말한다. ‘이제 다문화는 우리의 엄현한 현실이고, 그 속에 사는 우리가 다문화인이라고.’ 이런 인식은 독자들이 어떤 미래를 지향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차별의 언어를 넘어 상생의 언어로 국내 최초 다문화-상호문화협동과정 설립을 주도한 장한업 교수, 차별의 언어를 낳는 잘못된 통념을 바로잡다 다양성을 장려하는 시대에 왜 이런 차별의 언어가 곳곳에서 생겨나는 걸까? 장한업 교수가 가장 제1원인으로 꼽는 요인은 편협한 단일민족 신화다. 단일민족이라는 단어의 역사가 불과 10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1960년대 후반 국민교육헌장 반포를 시작으로 모든 교과서에서 인위적으로 등장했음을 지적한다. 무엇보다 민족을 정의할 때 과연 혈통, 혈연이 중요한 것인지 반문하고, 외국의 사례와 비교함으로써 단일민족의 허상을 폭로한다. 대부분의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한민족은 단일민족’이라는 생각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그리고 우리가 정말 단일민족인지를 낱낱이 파헤침으로써 국내 거주하는 이방인을 배척하는 가장 주요한 근거를 뿌리째 흔드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외국인이 한반도에 유입된 것이 최근이 아니라 고대부터 시작되었음을 지적한다. 한국의 역사서에서는 은폐되었지만 고대 페르시아의 역사학자와 지리학자가 당대 신라로 이주하는 아랍인들이 꽤 있었다는 점을 기록으로 남겼다는 것, 아랍인과 중국의 다양한 북방 민족들이 한반도에서 어울려 살았다는 것을 각종 사료를 통해 밝히는 것이다. 한국인 역시 한때는, 그리고 지금도 이방인 대우를 받으며 다른 나라에서, 그리고 국내에서도 차별받고 있다는 사실을 밝힌다. 적성민족이라는 꼬리표를 단 채 여기저기 쫓겨 다닌 고려인, 국내에서 돈에 팔려 간다는 오명을 입고 하와이로 떠난 미국 이민 1세대 여자, 사진신부들, 과거 독일에서 광부, 간호사로 일하는 등 일명 3D 노동자로 일한 한국인들……. 이 모든 사실들을 상기시키며 현재 우리가 한반도로 유입된 이방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인도주의적인 관점에서 다시 살펴볼 것을 권장한다. 현재 다문화사회에 접어든 한국 사회에 가장 필요한 교육이라 일컬어지는 상호문화교육(자신의 문화에 대해 비판적으로 인식하고 타인의 문화를 객관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인식을 가르치는 교육)을 국내에 가장 앞서서, 그리고 적극적으로 도입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저자의 이 주장들은 신뢰할 만하다. 객관적인 인식으로 사회를 꿰뚫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자신의 고정관념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인식을 넘어 누군가를 배척하지 않고 상생하는 언어를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저자의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