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고 서로의 증인이 되어주어야만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타인의 세계를 끌어안으려는 전력 질주 조우리 작가의 짧은 소설 “도서관에 갈 때마다 그 책들이 여전히 그대로, 잘못된 자리에 그대로 놓여 있는 것을 보면 어쩐지 안심이 됐다” 제자리가 아닌 곳에서 살아가는 느낌 『디카페인 커피와 무알코올 맥주』에서 조우리 작가는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안착하지 못하는 감각을 어루만진다. 「이 책을 펼치면」의 ‘너’는 도서관의 고요가 외부의 소란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준다고 여겨왔고, 「빅토리아 케이크」의 ‘나’는 자신이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을 엄마에게 털어놓는 상상만으로도 숨이 막힌다고 말한다. 열한 편의 짧은 소설은 아주 범상한 순간에, 아주 예사로운 일처럼 ‘나다움’을 숨기길 강요받는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엄마,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해. 해법이 뭐야. 당장 전화를 걸어서 매달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엄마에게 당신이 딸의 절친한 친구로 알고 있는 승아는 딸의 연애 상대이며, 예전에 자주 어울리며 엄마에게도 꽤 살갑게 굴었던 친한 언니가 딸의 이전 연애 상대라는 것을…… 설명하는 상상만으로도 숨이 턱 막혔다. 무엇보다 엄마는 지금 태국에 있었다. 계 모임 친구들과 패키지여행을 간 지 이틀째였다. 고대하던 ‘왓 포 와불’을 보고 있을 엄마에게 이런 식으로 커밍아웃 할 수는 없었다. _「빅토리아 케이크」에서, 74쪽 “모든 사람이 바로 그 자리에 그 사람으로 태어난 이유가 있지 않을까” 날 이해하는 한 사람만으로 모든 게 괜찮아지는 마음에 대하여 소설 속 인물들은 자신의 내면으로 침잠하기보다 타인의 세계로 뻗어나가길 선택한다. “지금의 네가 아니라 지금까지의 너를 전부” 이해하기 위해 상대가 통과해온 시간과 마음을 헤아리고(「이 책을 펼치면」) 타인을 위해 “자신의 에너지가 향해야 할 곳”을 결정하는(「점심시간의 혁명」) 이들은 결연하고 단단하다. 이들이 향하는 곳은 나를 이해해주고 내가 이해할 수 있는 한 사람의 곁이다. 『디카페인 커피와 무알코올 맥주』는 단 한 사람을 위하는 마음이 쌓여 더 넓은 세상을 온기로 물들이고 마는 지순한 믿음을 펼쳐놓는다. 열한 편의 짧은 소설에 응축된 다양한 형태의 사랑은 우리의 시선이 닿지 못했던 삶의 구석구석을 비춰 위로와 희망을 전해줄 것이다. 세상에는 분명한 사실인데도 믿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고. 재차 확인하고서도 의심하고, 다시금 시험하기를 반복하는 사람이 있다고. 너는 말한 적이 있다. 그때 나는 대답했지. 그런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불분명한 것이라도 간절히 믿으려는 사람이 있다고. 그 믿음의 시도만이 진실이리라는 걸 알면서도. _「이 책을 펼치면」에서, 18쪽 주영도 고개를 끄덕였다. 같은 말을 하는 사람들과 모여 있다는 건 신기하고, 벅찬 일이었다. 지금이라면, 현정에게 다가가 인사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야, 주영이야. 기억해? 그렇게 물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미안해, 약속 못 지켜서. 정말 미안했어. 그런 말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_「밀크드림」에서, 199~20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