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가 아닌, 작은 단독주택을 구입한다면?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현재, 내 집에 대해서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 나서는 사람이 많아졌다. 아파트의 효율성과 편리성은 부정할 수 없지만, 치솟은 가격과 층간소음으로 대표되는 공동주택의 단점으로 인해 아파트가 아닌 다른 주거를 선택지에 올리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올라가는 전셋값에 집을 구하기도 쉽지 않은데, 겨우 구한 집에서도 만족하면서 살기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새로운 동네에 정을 붙이기도 힘들고, 또 내 취향을 집에 반영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라디오 PD로 일하던 봉봉은 발상의 전환을 하기로 했다. ‘전셋값으로 단독주택을 사면 되지 않을까?’ 아파트 전세를 살았던 저자는 층간소음과 오르는 전셋값에 시달리다가 오랜 로망이었던 단독주택을 구입한다. 북스토리에서 출간된 『단독주택에 진심입니다』는 저자가 단독주택을 구입하여 층간소음에서 홀가분하게 탈출한 과정을 유머러스하게 그린 에세이이다.
단독주택이라고 해도 영화 <기생충>에 나올 법한 으리으리한 주택은 아니다. 저자는 현실적인 예산 안에서 취할 것과 취하지 않을 것을 구분해서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집을 찾는다. 저자가 선택한 최선의 답은 인천 구도심에 있는 낡은 단독주택을 리모델링해서 사는 것. 『단독주택에 진심입니다』는 저자가 구도심 단독주택을 구입하고 리모델링하고 살아가는 과정을 통해 투자대상이 아닌 삶을 누리는 공간으로서의 ‘집’을 조명한다.
당신에게 집은 사는 것인가요, 아니면 사는 곳인가요?
어렸을 때 살았던 단독주택에 로망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굳이 큰돈을 들여 집을 사야 할 필요를 못 느꼈던 저자 봉봉은 아내와 함께 전셋집에 잘 살고 있었다. 그러던 그가 치솟는 전셋값과 아파트 층간소음에 시달리다 못해 집을 구입하기로 한다. 아내와 함께 단독주택이 많은 동네를 산책하면서 구경하는 취미를 가졌던 그는 기왕 집을 사려면 오랜 로망이었던 ‘단독주택’을 구입하기로 하고 ‘협소 주택’에서 힌트를 얻어 구도심에 있는 작은 단독주택을 구입해서 리모델링을 하기로 한다.
저자가 구도심 단독주택 리모델링을 선택한 것에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었다. 일단 교통과 주차에 문제가 없고, 정취가 있는 동네였으며, 또한 예산 안에서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로망을 실현할 ‘각’이 서자 저자는 바로 그것을 실행에 옮긴다. 하지만 집을 구입하는 것도 처음, 리모델링을 하는 것도 처음이었고 딱히 주변에 물어볼 사람이 있는 것도, 참고할 만한 케이스가 많은 것도 아니었기에 시행착오를 피할 순 없었다. 아내와 함께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고 또 헤쳐 나가며 집을 리모델링하는 과정이 그대로 책에 담겼다.
하지만 저자는 집의 리모델링이 끝나고 나니 그만한 가치가 있었음을 알게 된다. 가끔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이 아닌 이웃들을 만나게 되고, 생활공간에 가족의 취향을 온전히 담을 수 있게 되었으며, 층간소음이 아닌 소리가 공간을 채워주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집이 ‘앞으로 가격이 오를 투자대상’이 아니라 ‘현재를 행복하게 만드는 공간’임을 깨닫게 된다. 『단독주택에 진심입니다』는 단독주택을 구입하는 과정을 솔직하고 유머러스하게 그리면서 ‘집’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금 질문을 던지는 에세이이다.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지금, 이 책을 통해서 ‘살고 싶은 집’이 어떤 집인지 떠올려보는 시간을 가지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