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삶이 아닌 것은 살지 않으려고 했으니,
삶은 그토록 소중한 것이다.”
“단순하게, 단순하게, 단순하게 살라!
왜 우리는 이렇게 쫓기듯이 인생을 낭비하며 살아야 하는가?”
단순하고 진실한 삶을 꿈꾼 철학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
대표작《월든》<시민 불복종> <산책>을 비롯해
일기, 편지 등에서 골라뽑은 명문장들!
“내 삶의 소중한 순간들을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자연을 예찬한 작가이자 시민의 자유를 옹호한 실천적인 철학자다. 그는 평생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 속을 산책하며 사색하기를 즐겼다. 또 인간에 대한 진지한 사유를 바탕으로 단순하고 소박하면서도 자유롭고 자립적인 삶을 실천했다.
《나는 어디서 살았으며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원제 《The Green Thoreau》)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 사후 150주년(2012년)을 기념하기 위해 출간되었다. 소로의 주요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구절과 사람들에게 다채로운 영감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문장들을 엄선하여 묶은 책이다.
소로의 작품으로는 자연 속에서의 소박한 삶을 예찬한 《월든》과 부정한 정부에 대한 개인의 도덕적인 저항을 주장한 <시민 불복종>이 가장 유명하다. 특히 《월든》은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인이 꼭 읽어야 할 교양서’, ‘대학생을 위한 필독서’로 자리매김했다. 아름다운 자연 묘사와 담백한 삶의 태도가 녹아 있는 점도 훌륭하지만, 19세기 산업혁명의 한복판에 살면서도 산업 발전이 가져온 편리와 안락함 뒤에 숨은 물질문명의 폐해를 미리 내다본 비판의식과 통찰력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은 《월든》 하나만이 아니다. 《나는 어디서 살았으며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에는 《월든》뿐만 아니라, 덜 알려졌지만 여러 독자와 평론가가 더 중요하다고 평가하고 추천하는 다른 작품들까지 포함되었다. 《콩코드와 메리맥 강에서 보낸 일주일》《메인 숲》<되찾은 낙원> <야생 사과> <산책> <원칙 없는 삶> 그리고 소로가 평생 써내려간 일기와 수많은 편지 중에서 뽑아낸 보석 같은 문장들로 가득하다.
“내가 다시 태어나도 기꺼이 다시 살고 싶은 소중한 시간들을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언젠가 소로가 일기에 남긴 이 말처럼, 아름다운 은유와 진실한 통찰이 버무려진 여러 글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더 나은 생활의 방식을 스스로 마련할 수 있다.
“단순하게 단순하게 단순하게 살라!”
소로는 20세에 하버드대학교를 졸업했지만 곧 고향인 콩코드로 돌아온다. 그는 세속적인 성공이란 것에 깊은 회의를 품었고 장래가 보장된 전문 직업을 선택하는 대신 육체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기로 결심했다. 아무것에도 속박되지 않는 자유로운 인간의 길을 택한 것이다.
그리하여 소로는 월든 호수 바로 옆에 오두막을 짓고 2년 남짓 살았다. “삶의 본질과 정면으로 맞닥뜨리기 위해서” 깊은 숲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사회에서 도피할 목적이거나 어떤 모범을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의미 있는 인간으로 사는 방법을 고민했고, 인생의 진정한 뜻이 무엇인지 찾고 싶었을 뿐이다. 삶에 대한 그의 진지한 자세는 “나는 삶이 아닌 것은 살지 않으려고 했다”라는 강렬한 선언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 같은 고민과 사색을 통해 소로가 깨달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단순하게, 단순하게, 단순하게 살라!”라는 처절한 외침이 어쩌면 답을 말해주는지도 모르겠다.
소로의 얘기 중에는 우리가 듣기 싫어하는 것들이 허다하다. “내버려둘 수 있는 일의 가짓수만큼 그 사람은 부자가 된다”라고 하면서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얻으려고만 끝없이 연구해야 하나? 때로는 더 적은 것으로 만족하는 법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라고 질타한다. 조금이라도 덜 소유하면 삶을 누추하게 느끼고 스스로 초라한 사람으로 여기는 우리에게 보내는 따끔한 충고다.
영혼이 허기진 모든 이를 위한 삶의 지침서
오늘날 우리는 빠르고 바쁘고 여유 없이 살아가느라 정신적인 가치의 소중함을 잊기 쉬운 시대에 살고 있다. ‘산다는 것이 이게 전부일까?’라는 내면의 질문이 문득 떠오르기도 한다. 그때마다 우리는 경쟁사회에서 살고 있으니 어쩔 수 없다고 편리한 핑계를 댄다. 이럴 때 소로의 목소리는 150년의 시간을 넘어 빛을 발한다.
소로의 글을 읽다보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넘어 ‘왜 살아야 하는가’를 고민하게 된다. 돈.명예.일의 노예에서 벗어나려는 그의 삶과 철학이 오늘을 사는 현대인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이유다. 우리가 호숫가에서 통나무집을 짓고 살 수는 없지만 도심 빌딩 사이에서도 무엇을 지향하고 살 것인지 고민한다면 담백하고도 여유롭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소유, 시간, 생계, 노동, 기술 등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들은 우리가 살면서 일상적으로 겪는 고민의 범주와 일치한다. 소로의 문장들은 우리의 삶에 일관성을 부여하고 더 높은 가치를 꿈꾸게 하며 지혜롭게 사는 법을 알려준다. 소로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 이 책은 깊고 넓은 소로의 세계로 안내하는 친절한 입문서가 될 것이고, 소로의 작품에 친숙한 독자에게는 늘 곁에 두고 꺼내 읽는 편리한 애독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소로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 지혜의 글 속에서 인생을 풍부하게 해줄 원칙 몇 가지쯤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느 작가의 말처럼 이 책은 “영혼이 허기진 날, 사람들이 취할 만한 영양가 높은 요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