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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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자체의 레시피나 그 맛보다는 요리가 받아들여진 사회적 배경, 요리가 이용된 정치 정세를 공들여 고찰한다. 비유하자면, 이 책에서 중국요리는 세계사를 꿰뚫어 살펴보기 위한 렌즈이고 세계사를 그려내기 위한 단면이며 세계사를 봉제하기 위한 솔기이다.”(17쪽) K-팝, K-드라마 등에 이어 K-푸드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의 급식을 세계에 알리겠다며 ‘한국의 식판’을 내세운 프로그램부터 유명 연예인들이 국외에 나가 음식점을 차리고 떡볶이, 불고기, 김밥, 라면, 치킨, 짜장면, 짬뽕, 백반 등을 세계인에게 알리겠다는 프로그램들까지 다양한 시도가 있어왔다. 이를 보며 가슴 벅차다는 시청자도 있는 반면 ‘국뽕’이라며 비하하는 이들도 있었다. 거슬러 올라가면 2009년 당시 이명박 정부에 의해 ‘한식의 세계화’ 사업이 국가 차원에서 추진되기도 했다. 한 국가의 요리가 세계화가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전 세계인이 좋아하게 된다는 것일까, 전 세계인이 좋아하도록 요리를 현지화한다는 것일까? 그에 앞서, 김밥이나 라면, 짜장면과 짬뽕이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인가?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은 무엇인가? 또한, 떡볶이와 불고기는 과연 한국 전통음식인지, 아니면 한국의 전통음식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도서출판 따비의 신간 《중국요리의 세계사》는 세계사적 관점에서 중국요리를 논하며 전 세계의 다양한 요리에 중국요리가 끼친 영향, 격변의 근현대사 속에서 중국요리와 화인華人 사회가 각국의 정치․경제․문화와 얽힌 궤적을 좇아가며, “중국요리는 왜 이렇게까지 전 세계로 퍼져나갔을까?” “중국요리는 세계 각국의 식문화를 어떻게 바꿔놓았을까?” 묻는다. 저자는 방대한 사료들을 통해 미국의 촙수이, 한국의 짜장면과 짬뽕, 태국의 팟타이, 일본의 라멘 등 다양한 단계와 방식으로 전 세계에서 현지화한 중국요리들이 중국 본토의 요리와 어떤 관계를 맺고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꼼꼼하게 그 길을 따라가본다. 더불어, 이 책은 그 과정에서 차이나타운으로 대표되는 화인 사회가 각국의 다양한 계층, 집단과 극단적으로 충돌하기도 하면서 부침을 거듭해온 근현대사의 면면을 살펴보는 동시에, 다양한 인종과 사회, 음식과 문화가 섞여들어가고 있는 전 세계 곳곳의 ‘인종의 용광로’를 돌아보게 해준다. 이 책의 개요 이 책은 1부 ‘중국요리의 형성―미식의 정치사’에서 ‘중국요리’의 형성과 타이완 요리의 탄생을 살펴본 뒤에, 2부 ‘아시아 여러 나라의 내셔널리즘과 중국요리’와 3부 ‘서양의 인종주의와 아시아인의 중국요리’에서 중국의 요리가 아시아와 서양으로 전해져 세계 각국의 국민 요리・국민 음식의 일부로 자리 잡아가는 과정을 살펴본다. 그리고 4부 ‘세계사 속 일본의 중국요리’에서는 중국요리의 세계사 속에 일본의 중국요리를 놓고 그 독특함을 부각해 설명한다. 또한, 이 책의 말미에는 ‘보론―호떡의 사회사’가 실려 있는데, 2부의 6장에 언급된 한국의 중국요리인 호떡, 잡채, 짬뽕, 짜장면 가운데 호떡 관련 내용을 한반도 화교사 연구자인 이정희 교수(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가 ‘사회사’에 중점을 두고 든든하게 보충해주었다. 이 책의 ‘서장’에서도 설명하듯이, 국민 요리의 형성 과정을 살펴볼 때 제국과 식민지의 식문화는 불가분의 관계다. 따라서 우리는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서구 열강 및 일본의 제국주의, 그리고 동아시아의 많은 식민지 문화를 전 세계의 중국요리와 화인 사회를 살펴보는 이 책을 통해 근현대사를 색다르게 조망해볼 수 있다. 즉, “중국요리가 형성되고 퍼져나간 근현대에 아시아, 서양의 여러 나라가 겪은 정치, 사회, 국제 정세의 변화를 읽어나가며, 발흥하는 국민국가가 요리를 재편・완성해가는 궤적을”(46쪽) 드라마틱하게 따라가보는 것이다. 그 가운데서도 각각 식민지 경험을 가진 ‘한국’ ‘타이완’ ‘만주’의 경우를 비교하면서 식민지 요리의 발전 과정을 살펴보는 일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일본 제국의 식민지 요리였던 ‘타이완 요리’ ‘조선 요리’ ‘만주 요리’는 제2차 세계대전 후에는 제각각 다른 길을 걸었다. 타이완 현지의 식자층은 1930년대 말부터 향토 요리를 ‘타이완 요리’라고 불렀지만, 1960년대에는 지역 서민 요리를 ‘타이차이臺菜’라 칭하며 내놓는 가게가 늘었다. ‘조선 요리’는 민족문화로서 발전하고 선전되었지만, 한국전쟁 후 남북 분단에 의해 ‘한국 요리’와 ‘조선 요리’라는 구분이 생겨났다. 그런가 하면 일본인 귀환자와 함께 중국 대륙에서 자취를 감춘 ‘만주 요리’는 간신히 일본에서만 향수의 대상이 되어 그 잔영을 간직했다.”(205-206쪽) 김치의 원조는 중국인가? 동파육은 소동파가 만들었는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한복을 입은 조선족 여성이 등장하자, 중국이 한복은 한푸에서 유래됐고 김치의 원조는 중국의 파오차이라고 주장한다며 한동안 논란이 일었다. 김치를 둘러싼 한중일의 논쟁은 여전히 때마다 고개를 내밀고는 하는데, 이 책에서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일본제 김치가 올림픽 공식 식품에 입후보한 일, 2005년 중국산 김치 샘플에서 기생충 알이 발견된 사건, 2013년 한국의 ‘김장,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문화’가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한 경우의 사건 전개와 논란 및 진위 여부 등을 꼼꼼한 자료 검증을 거쳐 균형 잡힌 시각으로 살펴본다. 더불어, 프랑스, 튀르키예, 한국, 일본의 요리 문화가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는 가운데 중국요리만 몇 번이고 등재에 실패하는 상황을 두고 “패전 부대의 요리”의 “거듭되는” 시행착오의 이유를 중국의 자국 요리와 기술에 대한 지나친 자부심 및 이권 다툼이라는 관점으로 개괄한다. 이처럼 꼼꼼한 자료 검증과 추적은 이 책에서 가장 돋보이는 장점 가운데 하나다. 저자는 “식문화사의 분야에서는 사실에 반하는 설이나 상반되는 두 가지의 설이 아무렇지 않게 유포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속설의 사실화나 ‘음식의 페이크로어culinary fakelore’(음식에 관한 거짓된 전승)”에 쉽게 빠지게 될 수 있다며, 많은 요리에 얽힌 많은 기원과 설을 검증하는데, 이 추적기를 읽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일례로, 청조의 궁정 요리로 연상되는 ‘만한전석’이 실제로는 19~20세기에 민간에서 발전된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며, ‘동파육’이라는 명칭은 명대에 북송의 시인 소식(소동파)을 숭배하는 문인 관료들이 이를 연회에 내던 가운데서 등장했다는 것 등을 적지 않은 사료를 비교해가며 보여준다. 또한, 우리가 중국의 대표 요리로 거론하고 있는 베이징덕은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후에 유명해졌으며, 오리 요리는 원래 명대 초기의 수도 난징의 명물이었다고 바로잡는다. 그리고 중국 음식점에서 자주 접하는 회전 테이블이 일본에서 탄생했다는 설은 잘못된 것으로, 회전 테이블의 사용은 구미나 중국에서 이미 널리 이야기되고 있었다는 사실도 밝힌다. 또 하나, 한국과 관련하여 재미있는 사실은, 식민지 시대 경성, 인천에서는 대형 중국요리점이 번성했으며 이들 가게가 조선 민족운동가나 반反식민지 활동가의 거점이 되었다는 것이다. 나아가 제2차 세계대전 후에는 중국요리가 화인에게서 한국인의 손에 넘어가면서 ‘짬뽕’이 매워지고 ‘짜장면’이 검어짐과 동시에 단맛이 강해지는 등 중국요리의 한국화가 이뤄진 사실 등도 다루고 있다. 세계 곳곳의 현지화한 중국요리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의 뇨냐 요리와 하이난 치킨라이스, 포피아, 박쿳테, 베트남의 반미와 퍼, 태국의 팟타이, 한국의 짜장과 짬뽕, 잡채와 호떡, 미국의 촙수이와 차우멘, 포춘쿠키, 호주의 커리락사, 페루의 로모 살타도와 치파, 일본의 라멘, 싯포쿠 요리와 후차 요리, 교자… ‘차례’에 열거된 전 세계의 현지화한 중국요리와 요리 문화 목록만 봐도 중국요리가 얼마나 세계 곳곳에 퍼져나갔는지 알 수 있다. 이 밖에도 러시아, 불가리아, 네덜란드, 이탈리아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