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해변에서 주운 쓸모없는 것들 007
굴 드라이브 039
결로 071
작정기 097
그런 나약한 말들 125
마음에 없는 소리 159
내가 울기 시작할 때 195
사랑하는 일 223
공원에서 255
해설│강지희(문학평론가)
두 번의 농담과 경이로운 미래 285
작가의 말 313
마음에 없는 소리
김지연 · 小説
320p

문학동네신인상 만장일치의 주인공 김지연 작가의 첫 소설집. 겹이 많은 페이스트리처럼 자신 안에 아주 많은 마음을 간직한 사람들을 그리며 누군가를 되새기거나 지난날을 곱씹는 동안 일어나는 변화를 세심하게 포착한다. 서정적이며 터프하고, 유머러스하면서 여운이 짙은, 모순적인 수식어의 조합을 가능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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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目次
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소설가 윤성희, 최진영 추천!
문학동네신인상 만장일치의 주인공, 올해의 신인 김지연 첫 소설집
2022 젊은작가상 수상작 「공원에서」,
2021 젊은작가상 수상작 「사랑하는 일」 수록
수백 편의 응모작 가운데 단 하나의 작품을 가려 뽑는 문학동네신인상은 다양한 안목을 지닌 심사위원들이 신중하면서도 과감하게 각자의 선택을 밀어붙이는 열기의 현장이다. 매년 치열하게 의견들이 경합하며 좀처럼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 종종 있어온 가운데 2018년에 당선작으로 결정된 작품은, “문학적 기준과 취향이 다른 일곱 명의 심사위원(소설가 김금희, 윤이형, 정용준, 조해진, 문학평론가 백지은, 신형철, 황종연) 모두에게서 잘 쓴 소설”이라는 평을 이끌어내며 “근래 문학동네신인상 소설 부문 심사에서도 특별한 경우”(‘심사 경위’에서)라고 할 만한 이례적인 풍경을 만들어냈다.
“소설의 구조가 응모자에 대한 큰 기대를 갖게 했다”(김금희) “어떤 실험적 작위 없이도 새로움을 성취했다”(백지은) “필요한 문장을 정확히 제자리에 놓을 줄 알고 그 문장들로 상황을 내면화하는 데 어김없이 성공한다”(신형철)라는 평을 받으며 기대 속에서 작품활동을 시작한 신예 작가의 이름은 김지연, 등단작은 「작정기」이다. 이후 작가가 사 년 동안 여러 매체에 발표한 작품들 가운데 아홉 편을 선별해 내놓는 첫 소설집 『마음에 없는 소리』는 겹이 많은 페이스트리처럼 자신 안에 아주 많은 마음을 간직한 사람들을 그리며 누군가를 되새기거나 지난날을 곱씹는 동안 일어나는 변화를 세심하게 포착한다. 서정적이며 터프하고, 유머러스하면서 여운이 짙은, 모순적인 수식어의 조합을 가능케 하는 이번 소설집은 사 년 전 신인 작가를 향해 쏟아졌던 기대를 확실한 믿음으로 바꾸어낼 것이다.
아주 많은 마음을 간직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작은 정원
사랑과 두려움 사이에서, 애착과 나약함 사이에서 흔들리며
새롭게 열리는 아름답고 터프한 세계
김지연 소설세계의 출발점인 「작정기」에는 그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압축적으로 담겨 있다. 상대방을 향해 어떤 강렬한 감정을 느끼면서도 자신의 결정적인 마음을 드러내기 어려워하는 인물의 모습과, 뒤늦게 한 시기를 반복해 떠올리며 그전과는 다른 새로운 시공간을 열어내는 장면은 애틋하면서 뜨거운 에너지로 소설을 가득 채워놓는다. 「작정기」는 친구 ‘원진’이 이혼 소식을 알려온 날, 원진과 ‘나’가 충동적으로 일본행 비행기표를 끊으며 시작된다. 하지만 원진의 할아버지가 갑작스레 돌아가시면서 ‘나’는 혼자 여행을 떠나게 된다. 일본에 도착한 첫날 ‘나’는 우연히 만난 일본인 여자 ‘유코’와 대화를 나누다가 통역상의 문제가 있었기 때문인지 유코가 자신의 여행을 죽은 친구를 대신해 떠나온 것으로 이해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그러나 ‘나’는 오해를 바로잡지 않는다. 언젠가 원진이 죽었으면 하고 바랐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원진이 갑작스레 죽으면서 ‘나’는 그때 자신이 오해를 바로잡지 않은 것이 원진의 죽음을 재촉한 이유가 되지는 않았을까 하는 죄책감에 빠진다. 하지만 ‘나’의 이 감정은 몇 달 뒤 업무차 한국에 방문한 유코와 재회하면서 다른 파동을 그려낸다. ‘정원을 만드는 회사’에서 일하는 유코가 친구가 죽었다고 한 ‘나’의 말을 마음속에 깊이 간직해 ‘나’에게 자신이 만든 정원 모형을 건넨 것이다. 그제야 ‘나’는 오래도록 참았던 눈물을 흘리고 이후 다시 일본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 여행에서 “원진이 나의 행복을, 그러니까 내 미래를 축원하고 있다고 믿”(124쪽)는 데에 이른다.
소중히 여겨온 인물과 헤어진 뒤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그와 함께하는 미래를 열어내는 장면은 「우리가 해변에서 주운 쓸모없는 것들」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오래전 여름, ‘나’는 당시 사귀고 있던 여자친구 ‘진영’과 함께 남해의 작은 마을로 여행을 떠난다. 나체로 수영을 하고 싶다는 ‘나’의 한가로운 소망 때문이다. ‘나’와 진영은 남해에 도착한 날 밤 어두운 길을 조심조심 걸어 해변으로 향하고, 멀리 떠 있는 작은 배 말고는 온 사방이 숲과 하늘뿐인 그곳에서 자유로움을 느낀다. 그곳에는 그들을 지켜보는 시선 같은 건 없다. 그들이 키스를 했다는 이유로 때리는 사람도 없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무척 추운 탓에 수영은커녕 겉옷 하나도 벗지 못하고 두 사람은 작은 해변의 양끝을 천천히 걸으며 그곳에 버려진 것들을 줍는다. 그리고 그 짧은 여행의 시간 동안 두 사람 사이의 좁혀지지 않던 마음의 거리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소설은 두 사람의 격차를 확인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헤어진 연인과 함께했던 어느 날에 대한 회상으로 시작해 마치 그 연인으로 여겨지기도 하는 인물과 새로운 시공간에서 재회하는 장면으로 끝나는 마지막 장면은 묘한 방식으로 시간을 구부러뜨림으로써 현재와 과거, 미래를 한자리에 모여들게 한다. 문학평론가 강지희는 이 장면과 「작정기」의 마지막 대목을 아우르며 이 장면들이 품고 있는 각별한 의미에 대해 “소설은 그렇게 과거의 사랑을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미지의 시간과 사랑에 대한 믿음으로 미래를 열어낸다”(해설, 305쪽)라고 짚으며 김지연의 소설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열리는 잠재적 시공간에 대한 아름다운 분석을 도출해냈다.
「작정기」와 「우리가 해변에서 주운 쓸모없는 것들」이 ‘지도에 나타나지 않는 테두리’를 짚어내듯이 여백을 따라가며 읽을 때 그 여운을 크게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면, 「굴 드라이브」와 「마음에 없는 소리」는 지방에 내려가거나 그곳에서 살고 있는 여성 인물이 주변 사람들과 얽히며 일어나는 사건과 그로 인한 변화를 그려내며 관계를 바라보는 김지연의 시각을 담백한 톤으로 보여준다.
「굴 드라이브」의 ‘나’는 지금 버스를 타고 고향으로 내려가는 중이다. 삼촌이 월 삼백짜리 일자리가 있다며 한번 내려오라고 연락을 줬기 때문이다. 고향에 그런 일자리가 있을 리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지난달 계약이 종료된 ‘나’는 혹시나 하는 기대로 고향으로 향한다. 하지만 삼촌이 말한 일자리란 바로 선 자리였다. 선볼 생각이 없다는 ‘나’에게 삼촌은 그럼 자기네 공장에서 하루만 굴 박스를 배달해달라고 제안한다. 별달리 할일이 없던 ‘나’는 용돈이나 벌자는 생각으로 공장에 갔다가 우연히 고등학교 동창과 마주친다. 반갑게 인사하며 손을 내미는 동창의 손을 마주잡기는 했지만 ‘나’는 동창과 친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싫어하는 쪽에 가까웠다. 그애가 ‘나’를 싫어했으니까. 그애는 “쟤 좀 이상하지 않나?”(63쪽) 수군거리며 낄낄댄 적도 있었다. 그런데 그애가 ‘나’에게 뜻밖의 말을 건넨다. 일 끝나고 술 한잔하지 않겠냐고. ‘나’는 그애에게 미움을 받았던 기억이 사라지지 않았기에 그애를 만나는 게 꺼려지지만 어쩐지 제안을 물리치지 못한다. 한 번도 ‘나’를 환영한 적이 없었던 고향인데, 이번에는 다른 기억을 가져다줄까?
「마음에 없는 소리」속 ‘나’의 사정 역시 이와 비슷하다. 만 삼십오 세가 넘도록 무엇 하나 제대로 이룬 게 없는 ‘나’는 고민 끝에 할머니의 식당을 이어받아 김밥 가게를 연다. 요리도 못하고 돈도 없지만, 요리는 유튜브를 보며 따라 하면 되고 재료는 할머니의 밭에서 구해오면 된다는 생각으로 재래시장에 가게를 연 것이다. 친구인 ‘민구’는 ‘나’의 가게가 다른 식당과 차별화되는 점이 없어서 손님을 끌기엔 역부족이라고 말하면서도 종종 찾아와 김밥을 포장해가고, ‘화영’은 손님이 많지 않은 게 안쓰러운지 여기저기 전화해 손님을 모은다. 그리고 ‘승호’가 있다. 승호는 ‘나’가 한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시기에 좋아하던 친구였지만 당시 승호는 공부에 집중하고 싶다며 거절했고 ‘나’도 마음을 접었다. 그리고 공무원이 된 승호는 ‘나’에게 마음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는 채로 무수한 뉘앙스와 분위기만 풍기며 ‘나’의 곁을 맴돈다. 식당을 꾸려가느라 매일매일 녹초가 되고 좋은 미래를 기대하기가 어려운 와중에도 ‘나’는



귤귤
4.0
마음에 없는 소리 그 한마디를 못해서 하기 싫어서 험한 꼴을 보고야 마는 쓸쓸한 인생들 화이탱
simple이스
4.5
몇 화자들이 나와 너무 똑같아서 와닿는 그렇게 살아도 된다는 위로. . . 장류진 작가님과 김금희 작가님 장점만 합친 느낌
rushmore
4.0
개 같은 이 세상에서 개는 너무 귀여우니까 개다운 것들을 쓰다듬으며 더 살아보자는 이야기들. 그렇게 살아도 된다는 위로. 최진영 작가의 추천사가 너무 좋다. "김지연의 소설은 세상과 사람에 대한 못마땅한 점을 짐작과는 다르게, 넘치지 않게, 그러므로 충분하게 채워준다. 혐오와 모욕, 폭력 속에서도 '인간으로서 인간적이고싶은' 다양한 인물들은 '지도의 바깥'에서 그 안으로 들어가려고 애쓰는 대신 지금 자기가 서 있는 곳의 지도를 새로 그려나간다. 작가의 섬세하고 정확한 시선을 따라가며 그윽한 위로를 받다가 '사는 건 좋다'라는 문장을 만났을 때는 고마운 마음이 우주의 시작처럼 폭발해버렸다. 삶에 대한 뭉근한 사랑을 포기할 수 없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이 책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SOSOHAN
4.5
어디까지가 배라고 말할 수 있나. 어디까지가 둔부라고, 허벅지라고, 옆구리라고. 어디까지 남색이고 어디부터 보라라고. 어디까지가 동경이라고, 질투라고, 사랑이라고. (148p, 그 런 나약한 말들)
여름
4.0
“문득 나는 내가 사는걸 무척이나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뜻대로 된 적은 별로 없지만 나는 사는 게 좋았다. 내가 겪은 모든 모욕들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극복해내고 싶을 만큼 좋아한다. 그렇게 해서라도 사는 건 좋다. 살아서 개 같은 것들을 쓰다듬는 것은 특히나 더 좋다.” 늘 사는 건 고통이라고 말하는 염세 묻은 모습도 나고, 사소한 것 하나에 다시 세상이 좋아지기도 하는 것 또한 나다. 세상이 너무 싫다가도 좋아하는 순간들이 쌓일 때면 난 어쩌면 살고 싶었던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오히려 삶에 애착이 많아 내 맘대로 되지 않는 세상이 미웠던 건가 하는 그런 생각.
야간비행
4.5
요즘 나에게 있어 글쓰기란 엉엉 우는 일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다. 이왕이면 온 힘을 다해 남김없이 잘 울고 싶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남은 일을 해낼 수 있도록. 그리고 어디선가 혼자 우는 사람이 없는지도 돌아보고 싶다. 누구도 혼자 울지 않았으면 한다. - 작가의 말
wony
4.0
책 표지 디자인 처럼.. 한 여름 찌르는 더위와 강한 햇살 속에서 이따금씩 나무들을 쓸고 흔적도 없이 떠나가는 산들 바람처럼 소설 속 가벼운 농담들이 마음 속에 은은하게 남는다. 초연하고 현실적이지만 그렇다고 냉소적이지 않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좋았다!
이 기적
3.5
눈살 찌푸려지는 사건들이 있다. 현재를 담았다. 날것의 단어가 소설에 쓰여도 될까? 했는데 나중에 아주 나중에 후세대 사람이 이걸 읽으며 이런 풍토도 있었다더라 하는 날이 올까 싶었다. 눈살 찌푸려질 일에 왜 공감이 되는지 모르겠다. 비현실적이었으면 좋겠는데 현실이라서 맘이 쓰리다. 소설 자체는 밋밋하다. 아주 단순하고 가볍다. 내가 평소에 하던 생각이 등장인물들의 발화로 표현될 때 놀라웠다. 나도 이런 생각을 하는데... 혹자는 현대한국문학이 성소수자의 이야기면 그저 박수 받는다 한다. 나는 이러면서 보통이 되어가는 게 아닌가? 생각. 난 좋다. 쉽게 읽히나 쉽게 넘기지만은 못할 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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