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이병률 · 詩
17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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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병률의 일곱번째 시집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이 문학과지성사 시인선 601번으로 출간되었다. 사랑이라는 명명하에 바닷빛과 하늘빛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테두리와 낮은 채도의 소라색 바탕이 겹쳐진 이번 시집은 마치 파블로 피카소가 절친한 친구의 자살 이후 짙은 푸른색만을 고집했던 청색시대(1901~1904)를 연상시킨다. 파리에서 좀처럼 적응을 하지 못한 채 궁핍한 생활을 이어나가던 청년 피카소의 눈에 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맹인 남자, 웅크린 여인, 압생트를 마시는 사람과 같은 거리의 빈민자였다. 오늘날 피카소의 작품을 보면 청년 예술가의 불안함과 인간으로 살아가는 일의 고독함을 느낄 수 있는데, 그 이면에는 무엇보다 인간의 텅 빈 눈동자와 살가죽 위로 드러난 단단한 뼈마디를 짙은 밤하늘과 심연의 바닷빛으로 고스란히 담아내려 한 예술가의 가냘픈 사랑이 있었다. 이병률 시의 아릿한 문장과 지워지지 않는 허기 역시 시인의 시선 끝에는 늘 “무언가에 가까워지려 애쓰는 사람들”(「청춘에게」) 다시금 “시적인 얼굴이 되”(「완독회」)는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반드시 떠나야만 하는 숙명을 짊어진 채로 늘 어딘가로 향하면서도 “더 사랑해야 할 몇몇 얼굴들”(「기차역」)을 되새기고 길 한 가운데 쭈그려 앉아 “쓰러져 누운 강아지 한 마리를 쓰다듬”는 노인을 보며 인간답게 사는 삶을 연습하는 것. 이렇듯 이병률의 시는 자신이 목도한 사랑을 지나치지 않기 위해 몇 번이고 걸음을 멈춰 선다. 자기 자신의 무게만으로도 한없이 쓸쓸하면서도 타인을 향한 선한 사랑과 연민을 거두지 못하는 그는, 과거 파리에서 지독한 습작기를 보내고 시인이 되어 돌아온 그 순간부터 푸르른 외로움을 딛고 더 밝고 환한 사랑의 세계를 보여주며 시대적 감수성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그런 그에게 청춘을 빚지지 않은 이가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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目次

시인의 말 1부 어떤 그림 | 공원 닫는 시간 | 명령 | 아주 오래전부터 | 언젠가는 알게 될 모두의 것들 | 종소리 | 줄 | 농밀 | 기차표 | 어질어질 | 폭설 | 그런 것처럼 | 오늘의 가능성 2부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 청춘에게 | 시계를 풀어 흔들어줘 | 사랑 | 사랑 | 사람 귤(橘) | 집을 봐드립니다 | 원했던 바다 | 낮달 | 한 달 | 꼬리 | 바람과 봉지 | 나는 압니다 | 상실의 배 | 오래 만났다는 사실만으로 사이를 유지할 수는 없다 | 완독회 | 과녁 | 몸에게 | 흙냄새 | 장미 나무 그늘 아래 | 물든 잎 3부 킬리만자로의 눈 | 우리는 누구나 바다로 간다 하지만 | 어떻게도 떨쳐낼 수 없이 모두가 그 사이 중간에 있다 | 이면지 뭉치 | 우산의 탄생 | 경력서 | 어린 시인에게 | 멀리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당신에게 |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 한쪽 날개와 반대쪽 날개 | 배역에 대한 고민 | 흰곰이 나타났다 | 기차는 칭다오에서 출발한다 | 친구 | 하산 | 인간은 연습한다 | 내가 소년의 딱지를 뗀 세상의 첫날 | 바싹 자른 연결 부위 | 누가 내게 술 한잔을 사줘도 되느냐고 물었어 | 마음은 꽃게 | 소년에게 4부 해변의 절벽 | 이것도 다 매듭을 풀려는 것 아니겠습니까 | 그네 | 어느 가게 유리에 찍힌 이마 자국 | 잠시 커튼 이야기 | 환풍 | 가을의 우체국 | 이삿날 | 재워줍니다 이별은 덤이고요 | 조각들을 좋아해 | 내가 원하는 것 | 안 보고 싶은 마음 | 누락 | 공항에서 해설 사랑한 적, 사랑할 적 · 이광호

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당신 눈 속에 반사된 풍경 안에 내 모습도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다시금 사랑이 허물어지는 순간에도 찰나의 아름다움을 안간힘으로 붙드는 사람, 시인 이병률이 써내려간 사랑의 기록 시인 이병률의 일곱번째 시집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이 문학과지성사 시인선 601번으로 출간되었다. 사랑이라는 명명하에 바닷빛과 하늘빛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테두리와 낮은 채도의 소라색 바탕이 겹쳐진 이번 시집은 마치 파블로 피카소가 절친한 친구의 자살 이후 짙은 푸른색만을 고집했던 청색시대(1901~1904)를 연상시킨다. 파리에서 좀처럼 적응을 하지 못한 채 궁핍한 생활을 이어나가던 청년 피카소의 눈에 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맹인 남자, 웅크린 여인, 압생트를 마시는 사람과 같은 거리의 빈민자였다. 오늘날 피카소의 작품을 보면 청년 예술가의 불안함과 인간으로 살아가는 일의 고독함을 느낄 수 있는데, 그 이면에는 무엇보다 인간의 텅 빈 눈동자와 살가죽 위로 드러난 단단한 뼈마디를 짙은 밤하늘과 심연의 바닷빛으로 고스란히 담아내려 한 예술가의 가냘픈 사랑이 있었다. 이병률 시의 아릿한 문장과 지워지지 않는 허기 역시 시인의 시선 끝에는 늘 “무언가에 가까워지려 애쓰는 사람들”(「청춘에게」) 다시금 “시적인 얼굴이 되”(「완독회」)는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반드시 떠나야만 하는 숙명을 짊어진 채로 늘 어딘가로 향하면서도 “더 사랑해야 할 몇몇 얼굴들”(「기차역」)을 되새기고 길 한 가운데 쭈그려 앉아 “쓰러져 누운 강아지 한 마리를 쓰다듬”는 노인을 보며 인간답게 사는 삶을 연습하는 것. 이렇듯 이병률의 시는 자신이 목도한 사랑을 지나치지 않기 위해 몇 번이고 걸음을 멈춰 선다. 자기 자신의 무게만으로도 한없이 쓸쓸하면서도 타인을 향한 선한 사랑과 연민을 거두지 못하는 그는, 과거 파리에서 지독한 습작기를 보내고 시인이 되어 돌아온 그 순간부터 푸르른 외로움을 딛고 더 밝고 환한 사랑의 세계를 보여주며 시대적 감수성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그런 그에게 청춘을 빚지지 않은 이가 또 있을까. 이번 시집의 출간 제안을 받고 “바로 눈 내리는 곳으로 떠났”(「시인의 말」)다는 시인은 자신을 붙들었던 사랑을 파내기 위해 영원히 녹지 않는 눈 속으로 파묻히길 택한다. 그의 사랑은 과거의 흔적을 헤집거나 오지 않는 미래를 기다리지 않는다. 단지, 사랑 그것만이 자리하는 장소를 남겨두는 것이다. 사실 사랑의 시집은 한 선배 시인의 오랜 당부이기도 했다. 그에게 ‘당신’이라는 말을 알려준 사람이자 시집 『찬란』(문학과지성사, 2010)의 해설을 쓴 시인 허수경. 생전에 그는 독일 베를린에서 이병률에게 사랑의 시에 대해 말했다고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믿는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자신이 오래 품어왔으나 끝내 잃어버려야만 했던 사랑의 순간들이 조각조각 모아 마침내 ‘사랑의 시집’을 완성해냈다. 그렇게 당신, 바람, 찬란, 여관, 바다, 혼자 그리고 행복과 이별 그의 시와 산문에서 무수히 많은 단어로 치환되었던 ‘사랑’이, 끊임없이 망설이고 주저하기 마련이었던 ‘사랑’이 지금 막 독자들 앞에 당도했다. 내디딜 발 하나가 없거나 끌어당길 손 하나가 없어도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시들어 죽어가는 식물 앞에서 주책맞게도 배고파한 적 기차역에서 울어본 적 이 감정은 병이어서 조롱받는다 하더라도 그게 무슨 대수인가 싶었던 적 매일매일 햇살이 짧고 당신이 부족했던 적 이렇게 어디까지 좋아도 될까 싶어 자격을 떠올렸던 적 한 사람을 모방하고 열렬히 동의했던 적 나를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게 만들고 내가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조차 상실한 적 마침내 당신과 떠나간 그곳에 먼저 도착해 있을 영원을 붙잡았던 적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전문 사랑에는 인과관계가 없기에 이를 증명하려는 시도 역시 무용한 일에 가깝다. 표제시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의 화자는 사랑이 완성의 영역에 속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눈이 시리도록 아프게 밝혀내고 있다. 화자가 말하는 무수한 ‘적’(경험)은 이미 지나간 일도 앞으로 닥칠 일도 아닌 그 자체로 존재하는 행위에 가깝다. 문학평론가 이광호는 “이 시 속에는 그 ‘때’들의 나열만이 있을 뿐 문장은 단 한 번도 완성되지 않”는다며 이 시의 잠재성은 “이미 현실화된 것 사이의 선택의 층위가 아니라 현실화되기 이전의 상태, 무엇이 나타나고 벌어질지 모르는 미지의 사태”라고 했다. 이렇듯 시인 이병률에게 사랑은 “서로에게서 솟아난 영감”이고 “누구도 그들의 엉킴을 풀지 못”(「공원 닫는 시간」)하는 일에 가깝다. “당신 눈 속에 반사된 풍경 안에/내모습도 나타나기 시작”(「농밀」)했다면 이미 사랑은 제 역할을 모두 수행한 것이다. 사랑의 의미를 찾기 전에 “함께 허물어지려고 붙들고 있”(「폭설」)는 것. 내가 붙잡으려 한 영원이 불확실한 미지의 대상일지라도 그 망설임마저 단숨에 폭설처럼 껴안는 것이다. 사랑의 사건이 일어난 것을 몸은 감각하고 있지만 그 내용을 다 알 수 없어서, 망설이고 모호해지고 더듬거리는 말들의 세계가 있다. ‘생의 암호’를 풀 수 없어서 더뎌지는 말들의 세계가 있다. 그러나 그 더딘 말들이 생의 ‘후방’에 있을지도 모르는 사랑의 리듬을 찾아내는 데에 있어 오히려 기민한 언어들을 넘어설 수도 있다. 그리고 이병률이다. 말이 더뎌지는 순간이야말로 그 마음의 리듬이 시작되는 시간이다. ―이광호, 해설 「사랑한 적, 사랑할 적」에서 왜 슬프냐고 당신이 물었다 왜 슬프지 않으냐고 내가 물었다 글로 사랑에 대해 배운 적 있느냐고 소녀에게 묻지 않았다 배낭에 담은 털실을 다시 꺼내 한 발을 이빨로 끊었다 내 손목에 세 번을 감고 묶어달라고 몸짓으로 말했다 털실로 감은 것이 나인지 소원의 뼈인지 몰랐다 소원이 커다란 실뭉치가 되지 못하겠는지 털실 뭉치가 시장 바닥에 떨어져 굴렀다 여행하느라 부은 나의 발에다, 어젯밤 총에 맞은 소년병의 두 발을 끌어다 동여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바싹 자른 연결 부위」 부분 우크라이나 시장 거리에서 털실을 파는 소녀를 마주친 화자는 이상 기온으로 40도가 웃도는 찌는 더위에 왜 털실을 파느냐고 묻지 않는다. 이웃 나라 그루지야에서 털장갑을 판다는 소녀의 큰오빠를 떠올리며 “털실을 온몸에 감고 날아다니다” “맨땅이 아니라 사람 품” 속에 안착하고 싶다는 되지도 않는 상상을 할 뿐이다. 시인은 “이미 죽어 있는 세상에 와 있”(「나는 압니다」)는 듯한 기분에 휩싸이다가도 다시 칭다오에서 기차표가 없는 모자(母子)의 안위를 곰곰이 살피거나 스웨덴에서 왔다는 낯선 사람을 대신해 그의 할머니의 손을 잡아주러 가겠다고 약속한다. 어딘지 모르게 아파 보이는 얼굴, 무슨 일이 생길 것만 같은 순간이면 그 앞에 우두커니 선 채로 여러 번 울컥하는 것이다. “왜 슬프냐고 당신이 물었다//왜 슬프지 않으냐고 내가 물었다”(「해변의 절벽」)와 같은 짧은 문답에는 세상의 모든 이가 귀하고 아쉽기만 하다는 시인의 순하고 담박한 마음이 담겨 있다. 이렇듯 이병률의 시는 어제와 다름없이 사람의 자리를 살피고 그 적적함을 고요히 지킨다. 이국의 땅에서 만난 낯선 이를 경계하기보단 왈칵 믿어버리는 걸 택하는 사람. 그런 시인이 말하는 앞으로의 소망은 자주 길을 잃고, 자주 죽고, 뭔가를 그릇에 담아도 자꾸 새어나가면서 “다시는 생의 낯섦 앞에서 경악하지 않”는 것이다. 자신이 살아온 삶을 단언하지 않겠다는 겸허한 자세는 자주 사랑을 잃고, 자주 사랑이 죽고, 겨우내 담아낸 사랑이 자꾸만 새더라도 “지금이 언제인지를 잊”(「명령」)겠다는 다짐이 된다. 그렇다면 나의 배역은 날개를 하나로 붙여버린 새 나는 한 사람의 대역이었지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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