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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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역사학은 역사학 자체를 오도하면서 역사 연구의 목적이 자국의 영광을 되살리는 것이라 현혹하고, 현재 시점에서 수치스러운 역사는 은폐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유도한다. 또한 한민족이 가장 뛰어난 민족이라는 생각을 퍼뜨려 다른 나라 사람들을 깔보고 업신여기게 만든다. 이런 역사관을 가졌던 이들이 나치와 일본제국주의였다. 그들이 행한 일들을 우리가 또 답습해야 하는가? pseudohistory, 유사역사학, 사이비역사학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 ‘가짜’의 유혹 인터넷의 발달은 정보의 생산과 유통을 급속도로 증가시켰다. 고급 정보도 많지만 무분별하고 검증되지 않은 정보 또한 많다. 가짜 뉴스의 범람은 이미 세계적으로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학문의 세계 역시 마찬가지다. 제법 그럴싸한 논리이고, 게다가 이것저것 근거라면서 갖다 붙이고 억지스럽게 밀어붙이면 쉽게 믿어버릴 수밖에 없다. 특히 고대사의 영역은 더욱 그러하다. 저자 이문영은 과학잡지 『스켑틱(SKEPTIC)』의 발행인인 마이클 셔머의 말을 인용하여 유사역사학이 무엇인지를 밝힌다. “뒷받침하는 증거나 개연성이 없는데도 주로 정치적이거나 이념적인 목적으로 제시되는 주장” 아직 인터넷이 대중화되지 못했던 1990년대부터 ‘PC 통신’을 통해 유사역사학의 허구와 날조를 날카롭게 비판하며 싸워온 ‘초록불’이라는 닉네임의 소유자 이문영이 유사역사학을 전면 해부하는 책을 펴냈다. 유사역사학이 무엇인지, 그 연원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환단고기』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이며 왜 유사역사가들이 그렇게 떠받들고 있는지, 엉터리 사료비판으로 왜곡하는 한국 고대사의 내용은 무엇인지를 담아냈다. 저자는 먼저 유사역사학의 영어 단어인 ‘pseudohistory’의 ‘pseudo’를 유사(類似), 즉 ‘서로 비슷함’이라는 사전적 의미보다 영어의 본래적 뜻인 ‘가짜의’, ‘거짓의’, ‘사이비’ 뜻으로 정의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한다. 서구에서 대표적 유사역사로 꼽히는 ‘홀로코스트 부정론’은 나치가 유태인을 학살하지 않았다는 가짜 역사이다. 이런 것을 누가 믿겠냐고 하겠지만, 지금도 나치의 부활을 꿈꾸는 이들 속에서 암암리에 퍼져나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환단고기』를 필두로 상고시대에 위대한 한민족이 아시아를 지배했다는 유사역사가 대중을 매혹시킨다. 오늘날 한민족은 한반도의 작은 땅덩이에 살고 있지만, 먼 상고시대, 고대에 전 아시아를 지배했다는 기록이 있다는 말에 그 기록의 진위 여부는 따져보지도 않고 놀라워하면서 아무런 비판의식도 가지지 못한 채 빠져든다. 누가 싫어하겠는가? 우리가 4대 문명보다 더 위대하고 더 찬란한 문명을 이룩했으며 아시아를 호령하며 광대한 제국을 이룩했다는데! 그러나 국수주의 이데올로기가 저 밑바닥에 깔려 있는 유사역사의 언설은 국가와 민족에 대한 충성심을 이끌어내며, 부지불식간에 다른 민족과 문화에 대해 배타적으로 바라보고 업신여기는 마음을 갖게 한다. 저자는 애국심에 기댄 민족주의, 역사적 사실과 다른 주장을 내세워 민족주의와 결합하는 극단적 국수주의, 나와 다른 남을 배척하고 자민족 우선주의를 강조하며 독재와 전체주의까지 용인하는 파시즘의 씨앗을 유사역사에서 발견한다. 오래된 바람, 만들어진 한국사 민족주의의 탈을 쓰고 유사역사를 전파하다 우리나라의 유사역사학은 일제강점기에 고조선과 만주에 주목하여 만주와 조선은 하나라는 만선사관이나 일본 민족과 한민족은 같은 조상 아래 나왔다는 일선동조론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그때까지만 해도 친일과 식민사학에 대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해방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놓여 있었다. 해방 이후 1960~1970년대에 이르면 유사역사학이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활개를 치기 시작한다. 이 책의 제2부에서는 유사역사학의 토대를 다지고 발전시킨, 유사역사학의 대표적 선구자들을 알아본다. • 최동 : 세브란스 병원 의사, 조선 민족과 야마토 민족이 동종동근이라고 주장. • 문정창 : 일제강점기 군수 출신, 중국·수메르·이집트 문명이 모두 한민족에서 기원했다고 주장. • 안호상 : 초대 문교부 장관, 일민주의 주장, 국사찾기협의회 결성, 민족 주체성 확립을 목표로 국정교과서 추진. • 이유립 : 『환단고기』를 몰래 숨겨왔다가 세상에 알렸다고 전해지지만, 실제로는 조작해 만들어냈음. 단단학회를 결성하고 기관지 『커발한』을 발행했으며, 이를 통해 『환단고기』 정교하게 위조하여 소개. • 임승국 : 『환단고기』의 번역자, 민족주의와 반공을 동일한 개념으로 보면서 역사를 국가체제철학이라고 주장. 1932년 ‘조선 쇼와5년 국세조사기념장’을 수여받고, 1942년 충청북도 내무부 사회과 사회주사, 1942년 황해도 은율군수, 1945년 이사관 승진, 황해도 내무부 사회과장을 지냈던, 그야말로 일제의 정책을 수행했던 고위 공직자 문정창은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해방 후 그는 『군국일본 조선점령(강점) 36년사』를 펴내면서 스스로 농촌 발전을 위해 민족주의 활동을 했던 것처럼 기술했다. 일제에 부역한 친일파가 아이러니하게도 해방 후에는 일본의 망언에 대항하고자, 역사를 바로 세우고자 책을 썼다고 주장했다. 문정창은 조선총독부가 꾸며낸 조선상세사(朝鮮上世史)를 한국 역사학계가 답습한다며 식민사학자라고 매도했다. 조선 민족의 고향이 중앙아시아라고 주장한 최동의 주장에 깊이 감명한 문정창은 이스라엘과 한민족이 깊은 연관성이 있다면서, 그 근거로 성서에 ‘Chosen people’이라 기록되어 있다고 했다. choose의 과거분사 ‘chosen’을 우리식 발음대로 읽어 ‘조선 사람’이라 제멋대로 해석해버린 것이다. 발음의 유사성을 가지고 역사를 재구성하는 수법은 오늘날 유사역사가에게서도 흔히 볼 수 있다. 또한 그는 안호상 등과 함께 국사찾기협의회를 결성하여 국가의 권의와 의사에 절대적 우위를 두고 국민은 그에 기반한 공통된 국가의식을 갖춰야 한다고 역설했다. 영광스러운 한국사, 민족의식을 고취하기 위해서는 역사의 날조도 서슴지 않았다. 한 번쯤 들어봤음직한 이야기, 정말일까? 거짓과 허상과 환상으로 오도하는 유사역사의 함정 『환단고기』란 대체 어떤 책일까? 유사역사학 쪽에서는 한국 상고사가 기록된 아주 위대한 기록이라고 떠받들리는 책이다. 『환단고기』에 따르면 우리는 단군조선 때 만주와 시베리아, 중국 하북성 일대와 산둥반도까지 차지한 대제국의 영토였다. 이런 말이 ‘고서’에 적혀 있다고 하니 실로 믿을 만하지 않은가? 왠지 모를 뿌듯함, 자존감, 애국심이 솟아난다. ― 『환단고기』가 만들어낸 달콤한 환상이고, 유사역사학에서 퍼뜨리는 허구이다. 저자는 『환단고기』의 출현에 얽힌 수수께끼뿐 아니라 이유립이 발행했던 단단학회의 기관지 『커발한』을 통해 『환단고기』가 어떻게 정교하게 만들어졌는지를 추적했다. 『환단고기』에 담겨 있는 세계관이 무엇인지, 내용을 하나하나 들여다보았다. 그 밖에 한국 고대사에서 엉터리 이야기로 사람들을 잘못 이끄는 23가지를 뽑아, 그것의 맹점과 허구를 파헤쳤다. 대표적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가 ‘환국’이라는 유사역사학 쪽의 주장을 그동안 역사학계가 축척한 연구 성과를 소개하며 ‘환국’이 얼토당토하지 않음을 논박했다. 『단종실록』, 『제왕운기』, 『삼국유사』(석남본, 파른본) 등을 통해 환국의 ‘국’ 자가 원래 ‘인’ 자임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이병도가 내놓은 학설이라면서 중국 진나라가 쌓은 만리장성이 황해도 수안에서 시작한다는 주장(지금도 인터넷상에서 이와 관련된 지도를 쉽게 볼 수 있다)도 터무니없음을 논증했다. 가야를 세운 김수로왕의 왕비인 허왕후가 인도에서 왔다는 엉터리 이야기가 어떻게 신화로 둔갑하고 역사화되는지, 또 그것을 오늘날 역사적 사실로 기려지는 현상까지 거침없이 비판했다. 저자는 유사역사학에서 퍼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