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1위!'뉴욕타임스' 15주 연속 베스트셀러! 2009년 상반기 최고 화제작!
8천억 달러의 군사 기밀 소송을 둘러싼 거대 법률 세계의 음모와 반전의 드라마!
존 그리샴의 신작 '어소시에이트'는 법정 스릴러의 대명사이자, 초판으로 200만 부를 찍는 몇 안 되는 작가 중 하나인 그의 장기가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다.
'어소시에이트'의 주인공 카일 맥어보이는 예일대 법대 졸업을 5개월여 앞두고 있는 법률 학회지 편집장으로 돈을 좇기보다 약자들의 이익을 대변하겠다는 꿈을 품은 예비 변호사다. 사회봉사활동을 하며 밝기만 한 미래를 꿈꾸던 그에게 FBI를 사칭하는 베니 라이트가 접근한다. 정체불명의 이 사내는 무한한 돈과 인력을 휘두르며 살인도 서슴지 않지만 모종의 정보기관 출신이라는 흔적만 슬쩍 남길 뿐, 끝까지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존 그리샴표 ‘매혹적인 악당’이다.
카일의 발목을 잡은 것은 5년 전 술과 마리화나에 취해 친구들과 열었던 강간 혐의가 담긴 파티 동영상. 동영상을 찾지 못했던 경찰은 합의에 의한 섹스로 결론지었지만, 동영상의 존재가 밝혀지면 소송이 걸리는 건 시간문제다.
베니 라이트가 내 건 조건은 대형 법률 회사 스컬리 앤드 퍼싱에 입사한 뒤, 8천억 달러가 걸려 있는 군사 관련 소송 기밀 자료를 빼내오는 것.
자신이 꿈꾸던 미래를 송두리째 망쳐 버릴 위기에 처한 카일은 빠져나갈 방법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전반부의 인상적인 반전 이후 이야기는 숨 막히게 전개된다.
냉소적으로 해부된 비인간적인 기업문화의 실상
예일 법대 출신의 최고 엘리트가 지옥의 문을 열다.
스컬리 앤드 퍼싱이라는 뉴욕 월스트리트 거대 법률 회사에 입사한 카일의 일상을 통해 냉소적으로 해부되는 비인간적인 기업문화의 실상은 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재미다.
30세 미만 어소시에이트의 이혼률이 72퍼센트에 달한다는 통계, 하루 18시간씩 일하고 비좁은 사무실에서 새우잠을 자고, 새벽 5시에 유령 같은 얼굴로 엘리베이터를 타며, 햇빛 한 점 들지 않는 지하 감옥 같은 자료조사실에서 몇날며칠 밤을 지새우고, 주말은커녕 토요일 아침 7시 회의를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와 친구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일조차 상사의 눈총을 받아야만 하는 현실, 지하 감옥을 연상시키는 자료조사실은 엄청난 연봉이 아니라면 받아들이기 힘든 대규모 법률 회사의 두 얼굴이다.
연방법원 근처의 주차장을 찾을 수 없어서 시급 400달러를 받으며 2시간 동안 파트너 변호사의 차를 몰고 로어 맨해튼을 달리는 장면은 화려한 외양 뒤에서 시종 같은 취급을 받는 어소시에이트들의 실상을 가감 없이 보여 주는, 그리샴 특유의 냉소가 살아난 명장면이다.
카일은 스컬리 앤드 퍼싱에서의 미래를 내다보며 씁쓸하게 말한다.
“파트너 변호사가 되고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다가 나이 50에 죽을 거라고.”
기업형 법률 회사의 현실은 법의 정의를 바로세우기 위해, 소외계층의 인권을 위해 법대에 진학한 것이라고 주장하다가도, 졸업할 때쯤 되면 성공을 갈망하며 대기업에 취직하는 법대생들을 “돈에 양심을 파는 대기업의 창녀”로 묘사하는 장면과 어우러지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를 계승하는 액션-서스펜스!
정치, 사회적 문제를 직접적으로 비판하면서 평단의 이목을 끈 '어필'과는 달리, '어소시에이트'는 선악이 뚜렷하고 서스펜스 넘치는 그리샴 본연의 세계로 돌아온 작품이다. 전작 '어필'이 “돈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하며 마지막까지 악당 칼 트루도의 손을 들어 주어 독자들에게 상실감을 안겨 주었다면, 저자의 신작 '어소시에이트'는 “선과 정의는 가난한 자의 옹알이거나 힘없는 자의 잠꼬대”라 치부하던 전작 '어필'의 칼 트루도에게 날리는 결정적인 한 방까지는 아니더라도, 열정을 품고 세상과 싸워 나가는 젊은이들이 있는 한 선과 정의가 살아 숨 쉬는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존 그리샴 특유의 강력한 희망의 메시지를 제시함으로써 독자들의 환심을 사는 데 성공한다.
갖은 외유와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정의를 찾아 나서는 카일 맥어보이의 모습은 91년작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에 나오는 미치 맥디어를 연상시키며, 때묻지 않은 열정으로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주인공의 뒷모습은 이 시대의 희망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