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는 발가벗었다. 모든 문학을 파괴하고 단어들을 학살한다. 그는 인간의 본질이 아니라 인간의 조건에 대해 이야기한다. 신은 죽었다. 그러나 신이 죽은 후에도 바타유는 살아남았다.
_장 폴 사르트르
★ 세월이 흐른다. 사람들은 언젠가는 바타유에 대해 말할 수 있으리라는 환상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나 누구도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한 채 죽으리라.
_마르그리트 뒤라스
20세기 인류 최대의 비극과 파국의 전조 앞에 폭로된 인간의 본성, 극도의 광기!
거장 조르주 바타유 에로티슴 문학의 마스터피스
생전에는 미처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지만, 프랑스 68세대의 전폭적인 열광을 시작으로 전세계에서 20세기를 대표하는 지성으로 추앙받는 조르주 바타유. 《하늘의 푸른빛》은 첫 소설 《눈 이야기》로 약간의 명성을 얻은 바타유가 그로부터 칠 년 후인 1935년에 탈고한 장편소설이다. 불길한 나치즘에 흔들리고 전쟁에 위협받는 당시 유럽을 배경으로, 작가의 페르소나이자 주인공인 ‘트로프만’의 폭력과 죽음, 섹스로 점철된 광기어린 일상을 담고 있다. 《눈 이야기》에서 시작한, 죽음과 삶 사이의 가장 뜨거운 화두인 에로티슴을 주축으로 사유는 깊어지고 시야는 확장되었다. 《하늘의 푸른빛》을 펼쳐 ‘서장’의 진지한 목소리와 만나는 순간, ‘우리의 모든 현대성을 한 권에 담은 소설’이라는 필립 솔레르스의 극찬이 과언이 아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권말에는 문학박사 차지연의 해제를 더해 작품의 이해를 도왔다.
■ 출판사 서평
DIRTY IS BEAUTY!
추한 것은 아름다움이다!
“신성(神聖)은 존재가 음란함과 잔인함과 조소와 공모(共謀)할 것을 요구한다.”
_조르주 바타유
만사에 시큰둥한 태도로 빈둥거리며 세월을 보내는 부르주아 ‘트로프만’은 삶의 고통을 안은 채 프랑스 파리, 스페인 바르셀로나, 독일 트리어 등 유럽 전역을 떠돈다. 아내 ‘에디트’에게 약간의 죄의식을 느끼면서도 ‘디르티’라는 여인을 만나 통음난무에 심취하고 공산주의 운동을 하는 ‘라자르’와 교감을 하고, 술집에서 만난 ‘크세니’와 격렬한 밤을 보내는 등 방탕한 생활을 이어간다. 그는 이름 그대로 더러운 여자 디르티(Dirty)에게서 고귀함을 느끼고, 토사물과 오물이 쏟아지는 비천함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죽음과 맞닿은 듯 거침없는 폭력을 통해 신성을 추구하는데…….
초현실적 섹스, 악몽, 사디즘, 나락으로 이끄는 타락…
바타유의 시선 아래 발가벗겨지는 역사의 잔인한 속살
거장 바타유가 빚은 에로티슴 문학의 마스터피스!
“우스꽝스러워지지 않고는 깜짝 놀랄 일을 이룰 수 없다. 전복해야만 한다. 그것이 전부이다.” _조르주 바타유
바타유가 1935년에 탈고한 《하늘의 푸른빛》은 1957년에 비로소 세상에 공개되었다. 출판이 이십여 년이나 늦어진 이유는 출판 파트너를 못 찾았기 때문인데, 첫 소설 《눈 이야기》못지않은 외설적인 수위도 문제였지만 정치적인 이유도 컸던 것으로 짐작된다. 《하늘의 푸른빛》은 불안이 팽배해 있는 제2차 세계대전 목전의 유럽을 배경으로, 주인공 ‘트로프만’의 도피적이고 유보적이며 패배적인 삶을 담고 있는데, 이 트로프만이라는 인물은 누가 봐도 바타유의 페르소나였고, 이에 정치 · 사회적 논란을 불러올 여지가 다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르주 바타유는 누구보다 기성에 대한 ‘전복’을 열렬히 주창한 좌파 지식인이었다. 무(無)와 불결, 외설스러움에 대한 근원적인 갈망, 인간 심연 깊숙이 존재하는 동물성으로의 회귀 등을 말하는 에로티슴 역시 그가 천착한 전복의 적극적 표현인 것이다. 따라서 《하늘의 푸른빛》을 끝을 모르는 변태적 성행위, 엽기적 폭력성, 원초적 광기가 넘쳐나는 포르노그래피로서의 독서뿐만 아니라, 20세기를 대표하는 지성 조르주 바타유의 근저를 읽을 수 있는 사상의 입문서이자 문학적 레토릭으로서도 읽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