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데뷔작인 『사물들』 이후로 국내에 대표작이 꾸준히 소개되어 온 조르주 페렉의 자전 산문집인 『나는 태어났다』가 출간되었다. 『나는 태어났다』는 짧은 작품 활동 기간 동안 다양한 양상의 글쓰기를 선보인 페렉의 작품 세계의 핵심인 자전적 글쓰기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텍스트이다.
조르주 페렉은 자신을 각기 다른 네 개의 밭을 가는 농부에 비유하며, 자신의 작품들을 ‘사회학적’, ‘자전적’, ‘유희적’ 그리고 ‘소설적’ 글쓰기로 분류한다. 이러한 분류가 자의적일 수밖에 없음을 인정함과 동시에 작가는 ‘자전적 요소’와 ‘제약contrainte’이 자신의 글쓰기에서 주요한 토대임을 강조한다. 실제로 자전적인 요소들과 형식적인 제약은 페렉의 거의 모든 작품 속에서 찾을 수 있다.
『나는 태어났다』는 조르주 페렉의 작품 세계의 토대를 이루는 자전적 글쓰기와 관련해서 작가 사후에 흩어져 있던 원고를 모은 책이다. 이 책에서는 자전적 글쓰기라는 하나의 주제로 메모, 단편, 연설, 비평, 편지, 자화상, 신문 기사, 인터뷰, 서평, 라디오 방송 등 다양한 성격의 글을 만날 수 있다. 『나는 태어났다』에는 총 10편의 글이 수록되어 있고, 수록된 글의 대부분이 페렉 작품들의 기원이 되거나, 그 기원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담고 있다. 특히 기억과 망각의 작업, 그리고 더 나아가 정체성 탐색이라는 측면에서 이 책은 작가의 자전적 글쓰기의 핵심을 드러낸다. 가령 「나는 태어났다」나 「모리스 나도에게 보내는 편지」, 작가의 대담을 기록한 「기억의 작업」은 조르주 페렉의 독특한 형식의 자서전인 『W 또는 유년의 기억』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무엇보다 『나는 태어났다』에 수록된 글들을 통해 조르주 페렉의 작품에서 기억이 작동하는 방식과 어떻게 기억이 글쓰기로 형상화되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나는 태어났다』는 조르주 페렉의 글쓰기에 매료되어 있는 독자들에게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하고, 아직 그의 작품을 접해보지 못한 독자들에게는 조르주 페렉만의 독창적인 글쓰기의 세계로 이끌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