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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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기,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경험한 특수한 상황을 세계적 경험으로 끌어올린 박완서의 역작 『엄마의 말뚝』은 박완서가 쓴 80여 편의 단편소설 중에서 유일한 연작소설이자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엄마의 말뚝 1』은 송도에서 대처로, 대처에서 서울 문밖으로, 문밖에서 문안으로 이동하던 박완서의 유년 시절 어머니에 대한 기억에 기인한다. 「엄마의 말뚝 2」는 가장 고통스러웠던 기억에 고정되어 고통스러워하는 이제는 노쇠한 어머니와 그 모습을 지켜보는 딸의 이야기를 담았고 「엄마의 말뚝 3」은 생명의 불꽃이 점차 사그라지는 어머니의 모습과 어머니의 영원한 안식을 쓴 글이다. 이 세 소설은 시간차를 두고 어머니를 곁에서 지켜보던 박완서 본인의 내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머니 홍기숙 여사의 삶의 궤적은 한국의 특수한 역사적 상황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한국 여성의 삶뿐 아니라 역사의 흐름 속 한 인간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세계사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 『엄마의 말뚝』에는 「엄마의 말뚝」 연작과 함께 「유실」 「꿈꾸는 인큐베이터」 「그 가을의 사흘 동안」 등 개인의 삶을 낱낱이 파헤쳐서 사회를 비판해온 박완서만의 날카로운 시선과 필치가 돋보이는 작품들이 함께 들어 있다. 한국문학 최고의 유산, 박완서 생애 마지막까지 직접 손보고, 다듬고, 매만진 아름다운 유작 2012년 1월 22일, 한국문학의 어머니 박완서의 일주기에 맞춰, 생전에 작가가 직접 손봐온 원고가 도서출판 세계사에서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으로 묶여 공개됐다.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은 2011년 10월 20일 작가의 팔순에 맞춰 출간할 예정이던 기획으로서, 첫 작품인 『나목』부터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은 박완서의 장편소설 및 연작소설 15종(22권)을 최초 집필 시기 순(연재 시작 시기 기준)으로 모아 다듬어 선보일 방대한 기획이었다. 한국 사회의 발자취와 변혁을 개인의 시각에서 다뤄온 박완서의 작품을 하나로 모은다는 것은, 한 작가의 작품을 모으는 의미를 넘어 한국 사회의 흐름과 변화의 맥락을 문학 안에서 집대성하는 의미 있는 작업이다. 그러나 2011년 1월 22일, 원고를 다듬어나가던 작가가 담낭암으로 타계한 뒤, 그간 함께해온 기획위원들과 작가의 후손들이 작가의 뜻을 이어받아 원고를 다듬고, 일주기를 기해 출간하는 것으로 뜻을 모았다. 본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은 작가의 첫 등단작인 『나목』, 작가의 유년 시절부터 청년 시절까지를 그린 자전 소설인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를 비롯하여 마지막 장편 소설인 『그 남자네 집』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작가의 유일한 연작 소설인 『엄마의 말뚝』도 본 목록에 들어 있다. 독자를 위해 새로이 구성된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 박완서 작품의 특징은 시간이 지나 읽어도 전혀 시대적 이질감이 없다는 데 있다. 이에, 국내 최고 북디자이너로 손꼽히는 오진경은 기존에 이미 작품을 읽은 오랜 독자들에게는 정성껏 준비한 선물 같은 느낌을 주고, 앞으로 작품을 만날 미지의 독자들에게는 시간을 초월한 모던한 감성을 느끼게 함과 동시에, 작품 각각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개별 작품들이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으로 모여 전집의 통일성을 갖추며 박완서 문학의 고유한 멋을 이루도록 디자인했다. 박완서 작품은 제목만 보아도 작가 자체를 느낄 수 있기에, 제목을 최대한 디자인에 활용해 작품의 특징을 드러내고자 했다. 기존에 있는 서체로는 작품의 특징을 담아내기에 부족함을 느끼고 수직선과 수평선을 기본으로 획을 더하여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 작품들만을 위한 글자를 제작했다. 번지는 듯 아스라한 농담(濃淡)과 저채도의 따뜻한 색감, 소박한 질감을 모티브로 하고, 그 외의 장식을 최대한 배제하여 작품마다 조각보로 수놓은 듯하면서도 각 작품의 개성을 살리는 제목을 만들어 표지 전체 이미지로 사용했다. 또한 작품 자체로 처음 접근하는 새로운 독자들을 위해 본문에는 작가 화보를 따로 넣지 않았다. 대신 전집 스물두 권에 작가의 각기 다른 사진들을 넣어 책을 펼치면 마치 작가가 직접 이야기를 들려줄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본문 및 표지에 들어간 작가의 사진 대부분은 되도록 작품을 집필할 당시의 사진이나 작품의 느낌을 살릴 수 있을 만한 사진을 실었으며, 평상시 가족과 지인들이 찍은 사진을 주로 수록하여 다소 거칠기는 하지만 자연스럽고도 따뜻한 느낌이 더욱 살아 있다. 이미 오랜 시기를 향유하고 사랑받은 책들이지만 그 사이 맞춤법 규정도 많이 바뀌었다. 이번에 새로 나온 판본에서는 국립국어원 맞춤법 규정을 따르되 작가의 고유한 표현, 어조, 시대를 특정하는 단어들을 그대로 유지하는 등 글의 질감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독자들이 읽기 편하도록 매만지는 데 집중하였다. 또한 국내 문학, 동아시아 문화 전문가, 외국인 교수(박완서의 「재수굿」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등을 영역한 스티븐 엡스타인) 등 박완서 문학에 관심을 갖고 활동 중인 다양한 분야, 다양한 지역의 전문가들이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을 위해 박완서를 새롭게 해석한 깊이 있는 해설을 수록하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다사다난한 80년 삶 동안 쌓은 삶의 언어, 감각의 언어 선생님의 장편소설을 다시 읽고 재평가하는 작업은 큰 산맥을 종주하는 듯 방대했다. ‘박완서 문학’의 폭과 깊이, 그리고 한국문학의 미래를 향한 가능성을 확인한 축복의 시간이었다. ‘박완서 문학’은 언어의 보물창고다. 파내고 파내어도 늘 샘솟는 듯 살아 있는 이야기와, 예스러우면서도 더 이상 적절할 수 없는 세련된 표현으로, 모국어의 진경을 펼쳐 보였다. 재미있는 글과 활달한 언어가 주는 힘은 우리들을 뜨겁게 매료시켰으며, 이는 아름다운 문학의 풍경을 만들어냈다. (「기획의 글」 중에서) 박완서의 글은 마치 멀리서 목소리가 들리는 듯 물 흐르듯 부드럽게 읽힌다. 그리고 마치 보물 창고같이 뜻밖의 어휘들이 전혀 어색하지 않게 문장 속에 숨어 있다. 이는 부드러운 문장 속에서 시기와 지역을 넘나드는 새로운 언어를 찾아내는 재미를 주기도 한다. 박완서는 꼭 딱딱한 글이 아니더라도 날카로운 시각을 유지할 수 있으며, 비판적 시선을 흐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본인의 작품들로써 보여준다. 이는 작가의 기본 성향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삶의 경험, 언어 경험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기도 하다. 박완서는 일제 강점기, 해방, 6.25, 민주주의 확산, 계층 격차 심화 등 삶의 여정에서 경험한 한국 사회의 빠르고 굵직한 변화상을 문학으로 끌어들였다. 한 개인의 문제를 사회적 소용돌이 속에서 해석하고, 한국 사회가 간과하던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관통함으로써, 문학의 역할을 현 사회상을 반영하고 문제의식을 환기시키는 것으로 확장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