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아의 문으로

구병모 · 小説
22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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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모의 새 장편소설. 등단 이후 꾸준히 신작을 발표해온 그가 2021년 연말을 앞두고, 계간 『문학과사회』(2020년 가을호~2021년 여름호)에 연재했던 소설을 묶어낸 것이다. 책의 제목은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 등에 등장하는 ‘상아로 만든 문’과 ‘뿔로 만든 문’이라는 아이디어에서 빌려왔다. 이들 서사시에서 말하길, 상아의 문으로 흘러든 꿈들은 거짓된 것이고, 뿔의 문으로는 진실된 것들만 통과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두 가지 문 중 ‘상아의 문’으로 향해 갈 것이다. 이 문을 지나면 그 뒤에 등장하는 감각, 눈에 보이는 모든 것, 심지어 ‘나’ 자신의 존재까지도 의심하게 될 것이다. 명확한 논리, 의지할 만한 확실한 근거가 사라진 문장들 사이에는 오로지 지금 명멸하는 사태만이 있다. 때문에 『상아의 문으로』는 한 문장, 한 문장을 읽으려는 의지를 담보한 채 매 순간 등장하는 새로운 문장들을 맞이할 때에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 책의 첫 장을 펼쳐 들었다면 문장을 가로질러 섣불리 결말을 찾고자 하는 시도보다는 하나의 문장을 읽을 때 살짝 켜졌다 다시 사그라드는 눈앞의 사태에 집중하는 것이 독서의 즐거움을 배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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目次

상아의 문으로 미주 ‧ 참고 문헌 추천의 말

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이제는 뒤로 돌아갈 수 없다. 그러니 일상을 지속하라.” 꿈과 현실, 너와 나의 구분을 지우며 내달리는 구병모의 문장들! 현실과 비현실, 이곳과 저곳, 이것과 저것, 끝내는 너와 내가 구분되지 않는 지경에 대해 이토록 집요한 소설을 나는 보지 못했다. 이장욱(소설가) 이것은 ‘이야기’가 아니다. 요약할 수 없는 글, 그러니까 메시지를 섬멸한, 어긋난, 바로 엊그제의 일, 눈 깜짝할 사이, 어쩌면 1년에 관한 글. 조재룡(문학평론가) 2009년 첫 책을 출간함과 동시에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폭넓은 팬층을 단번에 확보한 작가 구병모의 새 장편소설 『상아의 문으로』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됐다. 등단 이후 꾸준히 신작을 발표해온 그가 2021년 연말을 앞두고, 계간 『문학과사회』(2020년 가을호~2021년 여름호)에 연재했던 소설을 묶어낸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은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 등에 등장하는 ‘상아로 만든 문’과 ‘뿔로 만든 문’이라는 아이디어에서 빌려왔다. 이들 서사시에서 말하길, 상아의 문으로 흘러든 꿈들은 거짓된 것이고, 뿔의 문으로는 진실된 것들만 통과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두 가지 문 중 ‘상아의 문’으로 향해 갈 것이다. 이 문을 지나면 그 뒤에 등장하는 감각, 눈에 보이는 모든 것, 심지어 ‘나’ 자신의 존재까지도 의심하게 될 것이다. 명확한 논리, 의지할 만한 확실한 근거가 사라진 문장들 사이에는 오로지 지금 명멸하는 사태만이 있다. 때문에 『상아의 문으로』는 한 문장, 한 문장을 읽으려는 의지를 담보한 채 매 순간 등장하는 새로운 문장들을 맞이할 때에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 책의 첫 장을 펼쳐 들었다면 문장을 가로질러 섣불리 결말을 찾고자 하는 시도보다는 하나의 문장을 읽을 때 살짝 켜졌다 다시 사그라드는 눈앞의 사태에 집중하는 것이 독서의 즐거움을 배가할 것이다. 꿈과 현실을 구분할 필요가 없는 도시 현실을 가격하는 꿈 증상의 시작 이 증상이 시작된 뒤로는 매 순간이 직전 순간에 대한 분석과 다음 순간에 대한 예기(豫期)의 도구가 되며 그 행위는 종결되지 않을 것이다. 들여다본 거울 안에는 뒤편의 수건걸이에 비뚜로 걸린 붉은 수건이 영원히 교차되지 않는 건널목의 신호처럼 비칠 뿐 진여 자신의 상은 찾아볼 수 없으며, 이제 그런 모습에…… 모습이 나타나지 않는 데 익숙해진 진여는 수도꼭지를 돌려 있는지 없는지 모를 양손에 물을 받아 역시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으나 통상 얼굴이 붙어 있으리라고 여겨지는 자리를 향해 물을 던지듯이 하여 씻는데 이 같은 동작과 얼굴에 닿는 찬물의 감각이 진여가 거기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p. 10)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할 때에 차가운 물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보통 ‘나’라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지만, 『상아의 문으로』에서는 이 당연한 사실을 부정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거울 안에서 ‘진여’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없다. 얼굴이 붙어 있어야 할 자리에 습관적으로 물을 끼얹는다. 얼굴이 있을 거라 짐작되는 곳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감각만이 ‘내’가 있다,라는 것을 감지하게 해준다. 이 소설에서는 이처럼 현실이 아닌 것 같은 상황을 “증상”이라고 부른다.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도시 사람들 사이에서 시작된 이 ‘증상’은 잠을 자는 것도 아니고 잠에서 깬 것도 아닌 상태를 만들면서, 꿈이 “무시로 현실의 급소를 가격”(p. 199)하는 지경으로 몰아간다. “꿈과 현실을 구분할 수 없는 공간이 됐다기보다는, 그 둘을 구분할 필요가 없는”(p. 29) 공간으로서의 도시에서 하나하나 숨겨진 의미를 발견하거나, 일관된 논리를 생성하는 일 따위는 들어설 수 없다. 고정되지 않는 세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어는 이러한 사태가 “우리가 태어나기 전부터” “우주에 속해 있었을지 모른다고 받아들임으로써”(p. 32) 서로의 모습이 고정되어 있다는 사실부터 의심하는 것뿐이다. 그러니 우리가 계속해서 읽게 되는 것 역시 하나의 고정된 목표점이나 지향점을 향해 가는 여정이라기보다는, 거울에조차 비치지 않고 실체도 불분명한 ‘진여’의 눈앞의 사태, 액체처럼 모든 것의 경계를 지우며 순간에 충실한 문장들일 것이다. 일상과 질서가 파괴된 세상 속 비연속적으로 단절된 순간을 만들어내는 문장 볼품없어 보이는 반복이야말로 의외로 유일한 진실일 때가 있지요. 의미는 인식의 기착지가 될지는 몰라도 종착지는 되지 않습니다. 때로 의미가 두드러져 보이는 순간도 있겠지만 그것이 허상임을 알 때 인식의 궁극적인 목적은 의미에 있지 않게 됩니다. 이 모든 것은 무엇을 말하는지, 우리는 무엇에 대해 이야기하는지, 그 무엇에 집착하고 무엇인지 모를 무엇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안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저는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p. 191) “규정되지 않는 미래”와 “고착되지 않은 과거”(p. 33) 사이에 수많은 가능성들이 열리기 마련이고, 이 가능성을 품은 채 ‘진여’는 예측할 수 없는 현재를 살아낸다. 어디로 출근하는지 알 수 없지만 늘 그렇듯 출근을 하고, 어디로 가는지 모르지만 타던 대로 열차에 오른다. 분명 어제는 학교 선생님이었던 것 같은데, 오늘은 학생이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놀랄 것은 없다. 과거에 일어난 사태는 오늘을 담보해주지 않는다.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은 일관된 질서를 생성할 수 있는 세계에서 가능한 이야기일 뿐, 일상도 질서도 파괴된 등장인물 ‘진여’에게서 가능한 일이라 생각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우리는 끝내 ‘진여’라는 인물의 실체를 파악하는 일에 실패할지도 모른다. 읽는 일이, 진여의 행동을 관찰하고 그의 실체를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일이 바로 뒤 문장에 의해 해체되고, 그다음 문장에 의해 무력화된다. 소설은 계속해서 확실하게 말해질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지우며 파편화된 순간의 사태에 몰두한다. 믿어왔던 것들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어제와 오늘, ‘너’와 ‘나’를 구분할 수 없도록 집요하게 몰아가는 구병모의 문장들을 그저 묵묵히 따라가는 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다. 이 책을 다 읽었을 때, 우리가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어쩌면 책 속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겠다는 발상이야말로 이 책 밖의 질서가 갖춰진 세계에서만 통용되는 상식인 것은 아닐까. 거울 속에 비치지 않는 존재 ‘진여’를 좇아가는 일은 의미를 찾겠다는 일반 상식을 무너뜨리는 일에 다름 아닐 것이다. 앞선 인용했던 문장을 다시 한번 옮겨 적어본다. “이것은 ‘이야기’가 아니다. 요약할 수 없는 글, 그러니까 메시지를 섬멸한, [……] 문장들이다”(조재룡 문학평론가). 지금 읽고 있는 문장만이 그다음 문장을 불러오는 출구 없는 미궁을 헤치며 페이지를 넘길 때 비로소 구병모 작가가 열어 보이는 새로운 독서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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