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삼류 트로트 통속 연애시인’이라 칭하지만, 누구보다 예민한 시선으로 세상 곳곳에 배어 있는 상처와 외로움, 그리움을 포착해 온 류근 시인이 4년 만에 출간하는 신작 에세이. 시인이 2018년 1월부터 2022년 8월까지 페이스북에 올린 글 중 많은 사랑을 받았던 130여 편을 엄선하여 28컷의 감각적인 일러스트와 함께 한 권의 단단한 산문집으로 엮어냈다. 그리운 존재를 향한 짙은 서정에서 부조리한 사회를 향한 촌철살인까지 다양한 층위의 감성과 성찰들이 시인 특유의 날카로운 시선과 감각적 필치을 통해 펼쳐진다. 고독과 쓸쓸함 속에서도 ‘나를 어디론가 힘껏 던지는 힘으로’ 살아남았다는 시인은 사람들에게 시(詩)야말로 ‘삶의 비참을 이기는 칼 한 자루’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하며, 시와 문학에 관한 오랜 생각을 풀어놓는다.(1장) 녹록치 않은 세상살이 속 ‘불안과 권태와 우울의 지병을 앓는’ 중에도 일상성의 소중함과 위대함을 강조하고 ‘스스로 충분하게 제 삶을 살아내라고’ 말한다.(2장) 인류의 영원한 실존인, 사랑과 그리움, 이별에 대한 고백들은 ‘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끝내 울리라’는 다짐이 되고(3장),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인생의 지음(知音)이자 정신적 스승이었던 소설가 이외수 등 그의 인생에서 특별했던 이들에 대한 회상과 그리움으로 이어진다. 그 여정에는 자신을 비롯해 세월 속에 낡고 사라지는 존재들에 대한 연민과 안타까움이 동행하지만 그것이 생(生)임을, 자신과 타인에게 겸손해져야 할 이유임을 기꺼이 받아들인다.(4장) ‘착하게 살아남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더 공감하고 연대하고자 하는 염원은(6장) 때로 비열한 세상을 향한 날선 비판으로 분출되지만 괜시리 근엄하고 엄숙해지지는 말자고 당부한다.(7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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