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나를 향해 다가오는 다음에게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땐 냉장고를 열어보자
묵은 마음과 헤어질 결심
열정이 넘칠 땐 양배추 드리블
김치로 대물림되는 건 아마도 사랑
아까울 뻔했지? 이렇게 잘 익었는데!
마음을 고쳐먹는 소불고기 덮밥
이 밤의 끝을 잡을 매실 절임 토마토
발끝이 부끄러운 날엔 청국장
근사한 계절에 곁들일 달래 파스타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아침에 맛있는 샐러드
깨진 마음 달래주는 달래장과 배추쌈
멀리서부터 오는 것들, 참기름과 냉이 만두
생일에 쩨쩨한 나의 파김치
봄과 여름과 일과 나 사이, 달래 버터 파스타
딱 80 정도의 두릅 고기말이
비도 오고 그래서 감자전과 풋마늘 장아찌
토스트와 커피 젤리, 킷사텐을 아시나요?
모서리가 동그란 우메보시 주먹밥
해결사의 오이 콩국수
세상은 가끔 저기서 돌 던지고 엉뚱한 곳에 차지키 토스트
꽃시장에 다녀와 맛보는 새우 잔뜩 샌드위치
굴려서 버린 박스와 호박잎 쌈밥
비에 젖은 마룻바닥과 포슬포슬 햇감자의 기분
소비와 창작 사이 갈팡질팡 순두부 튀김
섞어 섞어 새로운 맛을 낼 거야, 치즈 미나리전
이다음엔 배추가 되고 싶어, 봄동 비빔면
저기 더 멀리까지 가고 싶은 푸팟퐁 커리
결코 납작해지지 않는 마음과 더덕구이
시간이 걸려도 천천히 하나씩, 월동 무조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