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송도, 월미도, 영종도… ‘섬’으로 쪼개 기억되는 인천의 지도를 다시 그린다 문화 연구자, 도시계획 및 부동산 연구자, 디자이너, 데이터 분석가의 인천 도시 문화 분석 보고서 가만히 인천을 그려보자. KBS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했던 탤런트 송일국이 세쌍둥이를 데리고 산책하던 송도신도시를 떠올리는 이가 제법 될 것이다. 무섭게 치솟는 각도 때문인지 안전이 의심되어서인지 아찔한 바이킹이 있기로 유명한 월미도도 빼놓을 수 없다. 인천에 가봤다면 영종도 국제공항 때문일 확률이 가장 높겠다. 광역시 인천에 대한 정보는 너무도 파편적이다. 도대체 인천은 어떤 도시인가? 서울을 탄탄하게 위요하는 경기도의 서쪽 벽을 뚫고 지나면 인천이 나온다. 경기도와 인천은 ‘경인 지역’으로 묶여 서울의 영토를 넓히는 역할을 맡아왔는데, 한때 한반도 ‘서해의 관문’으로 불리며 더 큰 세계를 향해 열려 있던 인천은 이제 서울만 바라보는 덩치 큰 위성도시쯤으로 전락한 듯하다. 경기도가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서울의 양분을 빨아들여 자체의 근력을 만들어나갈 때, 공업 단지의 엔진이 꺼진 인천은 내발적 발전을 위한 동력을 잃은 것은 아닐까. 하지만 인천은 300만 인구를 자랑하는 여전히 ‘확장하는 도시’임에 틀림없다. 『확장도시 인천』은 문화 연구자, 도시계획 연구자, 부동산 연구자, 건축가, 디자이너, 데이터 분석가 등으로 구성된 필진과 리서치 팀이 진행한 도시 문화 리서치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개별 필진과 리서치 팀은 경인선과 인천 발전의 역사적 관계, 산업화에 따른 인구 이동과 노동자 문화의 형성, 도시 개발 정책과 신시가지 건설, 아파트 가격 변동과 중산층 형성의 상관관계, 서울?인천?수도권 신도시의 인구 변화와 통근자 추이, 도시 중심축 이동에 따른 일상 소비문화의 변천, 그리고 도시계획을 통한 지자체의 탈산업화 시도 등을 살펴본다. 300만 인구 대도시로의 성장인가, 아니면 거대 베드타운으로의 전락인가 늘어나는 인구 유입의 이면과 진실에 관한 역사적이고 통계적인 분석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전반부는 인천의 인구, 역사, 도시 계획 등과 관련한 거시적인 접근을 시도한 연구들로 구성되었고, 후반부는 인천에서 나고 자라 온 몸으로 인천의 변화를 경험한 이들의 미시적인 묘사가 주를 이룬다. 김윤환과 신수현은 「확장하는 외지인의 도시 part 1」과 「part 2」에서 인천의 인구 변동과 택지 개발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극명하게 달라진 구도심과 신도시 사이의 풍경에는 1990년대 이후 진행된 도시계획의 독특한 면면이 녹아 있다. 「part 1」에서 저자는 연수동, 부평, 송도 등의 대단지 아파트 개발 추이와 이들 동네의 인구학적 특징을 살펴보는 한편, 주민들과의 직접 인터뷰를 통해 인천에서 산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설명을 시도한다. 「part 2」에서는 좀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2000년을 기점으로 인천광역시 인구 변동 추이를 설명한다. 1970년대부터 2000년까지는 외지인의 유입이라는 관점에서, 2000년 이후는 인천 내부에서 활발해진 인구 이동, 즉 신도시(영종 하늘도시, 송도 국제도시, 청라 국제도시 등) 개발과 성장의 관점에서 접근한다. 전현우는 경인선, 특히 경인선의 ‘혼잡’에 주목한다. 인천 밖으로 통학?통근하는 비율이 높은 인천에서 경인선은 매우 중요하다. 한국에서 유일하게 19세기에 건설되어 120년 넘게 인천이라는 도시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온 만큼 그 혼란과 도전의 역사는 자세히 기술될 가치가 있다. 저자는 1965년부터 2015년까지 경인선의 승객량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국가와 지자체는 경인선을 왜 그리고 어떻게 개발해왔는지, 그리고 경인선을 축으로 인천이 어떻게 변모해왔는지를 각종 통계 자료를 통해 심도 있게 설명한다. 경인선에 관한 한 가장 분석적이고 탐색적인 연구라고 볼 수 있다. 박해천(「인천, 노동자들의 도시 1968~1986」)은 인천을 노동 차원에서 조망한다. 1968년부터 1986년까지 공업 도시 인천의 구체적인 풍경을 각종 증언을 통해 펼쳐 보인다. 수출 중심 경제 정책의 한 기둥을 담당했던 경공업과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 이곳에서 노동 운동을 하며 정치 생명을 이어온 정치인의 이야기를 통해 노동 계급이 어떤 삶의 경로를 겪었는지 인천을 경유해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젊은 건축가 그룹 SoA는 송도의 역사를 되짚는다. 그야말로 상전벽해의 변화를 거친 송도는 철저히 계획된 도시인데, 송도의 개념과 배치 등에 깊게 연관된 선행 계획도시는 어디인지, 이렇게 수입한 전략을 어떻게 지역화했는지 꼼꼼하게 살펴본다. 인천에 산다는 것=서울이 멀다는 것 인천과 서울을 잇는 길 위에서 자란 인천 ‘토박이’ 30대들의 이야기 다음 이야기들은 좀 더 개인적이고 내밀한 경험담이다. 외지인의 도시에서도 일정한 시간이 흐르면 ‘토박이’ 세대가 생기는 법이다. 부모는 외지인일지언정 본인은 ‘인천 토박이’인 30대들은 인천에 좀 더 모순된 감정을 품고 있다. 그들에게 인천은 편안하지만 결코 만족할 수는 없는 곳이다. 안은별은 「어떤 ‘인천 살이’의 즐거움, 1975~2015: 맛집, 백화점, CGV, ‘센팍’」에서 지난 40여 년간 인천의 골목이, 주택가가, 시내가 변화해온 모습을 정밀하게 묘사한다. 후미지고 낙후된 구도심과 이질적이기까지 한 송도신도시를 오가며 ‘인천에서 산다는 것’의 감정을 여실히 표현해낸다. 안인용(「사라진 아이들」)은 철저히 개인의 생애사적 관점에서 인천을 풀어낸다. 인천의 잘나가는 학군을 좇아 이사 다니며 보낸 유년 시절, 성인이 되어 발령은 받은 후 10년 만에 돌아온 낯설고 답답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써내려 가는데, 이 속에서 우리는 인천만의 특징이라고만은 할 수 없는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 일상처럼 부딪히는 문제들과 조우하게 된다. 서해연(「어쩌면 서울, 아마도 인천」)은 인천이 광역시임에도 그 위상에 맞는 역할을 부여받지 못하는 상황을 크고 작은 일상의 에피소드를 통해 말해준다. 인천 버스에서 흔하게 들을 수 있는 서울의 교통 상황, 서울에 직장을 둔 사람들이 흔히 겪는 심야 버스의 광폭함, ‘마계 인천’이라는 별명 등이 저자가 마주치는 인천 속 서울, 서울 속 인천이다. 그에게 인천은 ‘지분 없는 도시’이자 ‘광장 없는’ 도시이며 ‘이너 서클’의 도시이다. 마지막으로 박다함-정세현 인터뷰(「1999, 인천-홍대앞 왕복 4시간」)는 음악인들답게 어릴 적부터 홍대를 드나들며 쌓은 ‘서울 살이’(?)의 공력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인천에서 자는 날만큼 서울에서 외박하는 날이 많았고, 인천에서 못 보는 영화와 공연을 전부 서울에서 충족해야 했다. 그들에게 인천은 문화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20대 중반에 인천을 나와 서울에 자리 잡은 후에도 주소지를 옮기지 않은 박다함은 이렇게 말한다. “아직까지는 서울이 내 집이라고 느껴본 적은 없어요. 그냥 계속 걸쳐 있는 느낌이(에요).” 이들의 경험이 말해주듯 인천은 그 자체로 말해지기보다 서울과의 관계에서만 그 위치를 찾는 듯하다. 인천-서울 통근자 수를 시각화한 인포그래픽과 인천 구도심과 신도시의 구분 짓기를 한눈에 보여주는 사진 자료까지 다양한 지방 도시 연구를 위한 출발점이 되다 인천의 면면을 시각화한 인포그래픽과 사진 자료 역시 이 책의 장점이다. 옵티컬레이스(Optical Race)는 인포그래픽 「1000, 1000000, 1000000000000 Thousand, Million, Trillion」을 통해 인천, 경기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서울로 통근하는지 보여준다. 사진작가 신경섭의 ‘Incheon Project 2015’와 ‘2016’은 구도심에 솟아난 아파트 대단지와 계획된 신도시의 마천루 풍경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데, 실제로 신도시 풍경은 낯설기 그지없다. 좀 더 구도심에 포커스를 맞춘 사진작가 이강혁의 ‘부평공단-청천동’ 연작은 친숙하면서도 조금 불편하다. 어딘지 조악하게 개조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