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순수와 잔혹을 원하신다면 한동윤을 보시라”
대중음악평론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한동윤 씨가 첫 저서 『힙합열전』을 도서출판 작가에서 출간했다.
저자는 1978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스트리트 댄서, 힙합 댄스 강사로 활동하였으며, 음악 전문지 《오이스트리트》, 《프라우드》에 칼럼을 기고 및 다수의 음반 해설 글을 썼다. 현재 웹진 《IZM》과 《네이버 뮤직》, 《주간경향》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있으며,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으로 참여 중이다.
한동윤 씨의 첫 저서 『힙합열전』은 음반으로 보는 영미 힙합의 역사로 평소 힙합을 좋아하는 저자가 정리해놓은 100장의 앨범이다. 이 앨범을 펼치면 30년의 힙합 역사, 그 방대한 흐름을 쭉 훑을 수 있는 유익함을 얻을 수 있다. 런 디엠시(Run-DMC)의 『Raisin’ Hell』이 있고 마니아들만이 알 법한 밤 더 베이스(Bomb The Bass)의 『Into The Dragon』이 있다. 또한 그랜드마스터 플래시(Grandmaster Flash)에서부터 지금의 엘엠에프에이오(LMFAO)에 이르기까지 과거와 최근작을 망라한다. 그 (취향과 시간) 차이는 크고, 쏠림을 막아주는 그 큰 차이를 통해 저자는 우리에게 힙합의 전체를 보게끔 유도한다.
21세기는 가히 힙합의 시대라 할 만하다. 1970년대 초중반 개화하기 시작해 짧지 않은 세월을 축적해 온 힙합은 앞서 출생한 대중음악의 여러 장르와 관계를 맺으며 다양한 형상을 내보였을 뿐만 아니라 때로는 비판적이고 진지한 고민을 담은 주장도 전달했다. 다시 말해서 힙합을 일각에서 두드러지는 댄스음악쯤으로만 간주해서는 곤란하다. 새로움을 시도하고 변화를 도모하는 음악인 동시에 시대의 조류, 특정 상황에 맞물려 태도를 달리하는 가변적 언어이기도 한 까닭이다.
힙합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역사의 면면을 훑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래핑의 기술적 발전, 신종 하위 장르의 출현, 악기의 보급에 따른 편곡 방식 변화, 프로듀서의 실험과 시도가 만들어낸 색다른 스타일의 도래 등 관찰할 지점이 많다. 또한, 심각한 폭력성에도 갱스터 랩이 인기를 끌 수밖에 없었던 상황, 사회의 모순과 불합리한 대우에 대해서는 어떻게 반응했는지, 남성 래퍼가 압도적으로 많은 힙합 신에서 페미니즘은 전무했는지 등 음악적인 부분 말고도 문화 전반적인 범위에서 짚어 볼 점은 더 있다. 결코 쉽게 생각할 음악이 아니다.
이 책을 구성하는 콘텐츠는 앨범이지만, 단순히 작품의 예술성을 탐구하고 찬양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티스트가 펼치는 메시지가 개개인이 살아온 처지와 깊은 연관을 맺는다는 점, 랩이 사회성을 품으며 동시대 대중의 정서를 반영한 양식이라는 점을 부각하려고 했다. 더불어 각 앨범은 힙합의 전체적인 흐름, 역사적인 순간, 여러 국면과 양상을 헤아려 보는 데 적합한 것으로 선별했다.
이 책에 수록한 100장의 목록은 오랜 시간이 지나서도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하고 참신함을 인정받는 작품들이 주를 이루기에 마니아에게나 힙합을 깊게 경험해 보려는 이들에게 충실한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힙합은 여느 대중음악과 마찬가지로 시대와 호흡하며, 사회의 정서를 반영하고, 아티스트의 여건과 삶의 궤적, 사상을 현상한다. 이 때문에 반주와 래핑 기량을 가늠하는 것 외에 노래에 담긴 뮤지션의 지향과 시대적 상황, 음악계 흐름을 감안하는 일도 중요하다. 이 책은 힙합을 더욱 다각적으로 보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저자의 바람이 담겨있다. 또한 음악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폭넓은 시야로 힙합을 접함으로써 더 큰 즐거움과 감동을 얻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한 잡지의 기자는 “순수와 잔혹을 원하신다면 한동윤을 보시라”고 권한다. 이처럼 저자 한동윤은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겸손하며 자기 발로發露는 무척 가혹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는 이 책『힙합열전』으로 단숨에 우리들에게 미친 존재감에 대한 갈증을 해소시켜줄 것이다. 우리는 이 저서를 통해 힙합의 역사를 편안하고 유익하게 접할 수 있으며, 그의 글을 읽으며 주변의 낡은 현실성을 빨아들이는 강렬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