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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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평론가 한미화, 1994년부터 2024년까지 한국 출판계에 복무한 낯익은 이름, 책세상 입문 31년차인 그가 유럽 낯선 거리 책방들에서 마주한 책 세상의 또다른 세계의 탐문기 한국 출판계에서 ‘한미화’는 고유명사인 동시에 일반명사다. ‘한미화’는 책이라는 생태계에 속한 이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이자 출판평론가라는 타이틀을 장착한 뒤 지금껏 그 업에서 벗어난 적 없는 이름이다. 1994년 출판계에 입문한 그는 언젠가부터 자신의 이름 옆에 출판평론가라는 타이틀을 장착, 30년 넘게 이 세계에 꾸준히 복무해왔다. 그런 그의 복무가 남다른 것은 단지 세월의 두께 때문만은 아니다. 출판평론가로서 그의 행위 전반에는 언제나 이 세계를 향한 응원과 온기가 배어 있었다. 그 응원과 온기는 책에서, 책을 만든 사람에게로 퍼져 나가더니 언젠가부터 그 책을 파는 이들로까지 점점 범위를 넓혀 나가기 시작했고, 그런 그의 잰걸음의 응원을 받아 수많은 책이, 책을 만든 편집자들이, 나아가 전국 방방곡곡의 숱한 책방들이 서로의 어깨를 겯고 나아갔다. 그런 그가 출판계에 입문한 지 꼭 30년이 되는 해인 2024년을 앞두고 자신의 업을 통해 축적한 그 시간을 돌아보고, 자신이 속한 이 세상의 또다른 세계를 만나기 위해 오랜 준비 끝에 유럽의 책방으로 길을 떠났다. 2023년 4월 9일부터 5월 16일까지 영국과 프랑스를 종횡으로 누비고 돌아온 그가 닿은 곳은 그러나 여행지에 만난 아름다운 책방 목록이 아니다. 낯선 도시, 낯선 거리 곳곳에서 수많은 책방의 문을 열고 들어가 그가 마주한 것은 책방을 넘어 그 공간들이 만들어낸 또다른 세계이자 문화였다. 유럽의 책방을 다녀보겠다고 생각했을 때부터 그는 책방이라는 공간이 과연 독자는 물론이고 지역과 사회, 나아가 그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력의 크기가 얼마나 될까에 대한 물음표를 품었다. 나아가 그러한 문화가 과연 어디에서 어떻게 비롯했고 어떻게 유지해 왔는가 역시 물음표의 범주 안에 있었다. 그러한 물음표를 품고 떠난 길 위에서 그는 답을 찾기 위해 낯선 거리를 종횡으로 누비기 시작했고, 그 길 끝에서 독자에게 한 권의 책을 상재했다. 신간 『유럽 책방 문화 탐구』가 바로 그것이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인접한 두 나라에서 완전히 다른 풍경을 보이는 책방들의 모습과 그 모습을 만들어낸, 눈에 보이는 모습 아래 축적된 오랜 문화의 바탕을 탐구함으로써 책방을 향한 우리의 반쯤 잠긴 눈을 뜨게 한다. 아름다운 도시를 이루는 책방이라는 유전자부터 책이라는 매체에 담긴 까마득한 원형까지 경쾌하게 살핀, 명실상부한 책방 나아가 책의 문화사 이 책은 크게 제4부로 이루어졌다. 제1부는 ‘아름다운 도시를 만드는 아름다운 책방 문화’라는 제목 아래 런던과 파리의 문화적 향기를 더하는 책방과 책방의 거리를 돌아본다. 그의 발길이 닿은 곳은 런던의 세실코트이며, 오랜 역사에 빛나는 ‘포일스’이며 동네책방계의 새로운 기수, ‘돈트북스’이며 대형 서점의 대명사 ‘워터스톤스’다. 그의 발걸음이 이어진 곳은 파리가 지켜낸 ‘지베르’ 책방이며, 영국의 ‘토핑앤드컴퍼니’와 프랑스의 ‘몰라’, 그리고 영국과 프랑스의 서로 다른 책방 문화를 만들어낸 도서정가제다. 그는 이러한 책방들의 물리적 공간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더불어 유럽의 책방 문을 열고 들어가게 하고, 나아가 유럽 사회에 흐르는 책방의 유전자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손을 잡아 이끈다. 그뒤 그가 펼치는 새로운 장은 동네책방의 존재 이유다. ‘영원히 마르지 않는 콘텐츠의 발신처, 동네책방’이라고 제목을 붙인 제2부에서 그는 파리의 관광명소가 된 ‘셰익스피어앤드컴퍼니’를 돌아보며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시티라이트’를 소환하고 여기에 더해 한국 대학가 앞에 무수히 자리잡았던 ‘불온한’ 책방들을 불러세운다. 이름도 유명한 파리의 카페들을 돌아보는가 싶더니 그 카페 옆에서 문화의 한 축을 만들어온 책방을 돌아보고, 스코틀랜드의 몇몇 책방에서는 시대의 변화 앞에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고 있는 그들의 고군분투를 살핀다. 그가 바라보는 것은 오늘만이 아닌 오늘에 이른 시간이다. 그는 런던 채링크로스84번지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18세기의 책방부터 오늘날의 책방을 나란히 세우기도 하며, 오늘날 이미지로 소비되는 귀족들의 개인 서재들이 고급 서점의 모티프로 활용되는 그 근원을 탐구하기도 한다. 여기에 더해 역시 관광객들의 카메라에 자주 포착되는 파리 센강 주변 책노점상을 통해 책방, 나아가 출판의 역사를 돌아보기도 하고,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를 대학의 도시로 만드는 데 기여한 책방들을 돌아보기도 한다. 그런 그가 독자의 손을 잡고 더 깊이 들어가는 곳은 ‘동네책방은 지역을 어떻게 빛나게 하는가’라는 제목의 제3부다. 그는 매우 구체적인 책방 탐방을 통해 발상의 전환을 통해 책방이라는 공간을 새롭게 만들어낸 실제 사례를 돌아보고, 그 책방들이 도시의 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나아가 지역과 사회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찾아내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가 포착한 것은 책방이라는 크고 작은 공간들마다 꾸준히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으며, 그러한 노력이 단지 책방 한 곳의 번영에 그치지 않고 그 책방이 속한 공동체의 미래 가능성을 이끌고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마지막으로 그가 독자들과 함께 닿은 곳은 책방의 오래된 미래다. 제4부 ‘책이 있는 세상의 더 깊은 세계 속으로’에서 그는 책이라는 물성의 역사와 책방이라는 공간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왔는지, 함께 흘러온 그 역사의 일면을 촘촘하게 이루어온 씨줄과 날줄을 꼼꼼하게 살핌으로써 오늘 우리 앞에 존재하는 책방의 더 깊은 세계로 안내한다. 그 세계 안에는 인쇄술의 발명부터 책 판매상의 등장, 그에 기대 등장한 작가라는 직업의 세계, 빅토리아 시대 중산층의 등장과 책방의 흥망성쇠의 연관성, 성년 독자 중심에서 어린이라는 세계로의 확장의 경로, 그림책을 매개로 펼쳐지는 출판 문화의 또다른 일면, 쇠사슬에 묶여 있던 책의 까마득한 원형까지 명실상부 책의 문화사가 경쾌하게 담겨 있다. 이러한 유럽 책방의 문화를 탐구하는 사이사이, 낯선 거리 위에서 한때 우리도 가졌던 책방의 거리와 출판사들의 오래된 풍경을 소환함으로써 우리를 관통해 흐른, 우리만의 책의 문화사 역시 오늘의 역사로 불러 세우고 그 의미를 부여하는 데도 성심을 다한다. 책이라는 세상에 30년을 복무한 출판평론가가 자신이 속한 세계를 향해 부르는 극진한 사랑의 세레나데, 응원을 담은 노래 그가 40여 일 동안 배낭을 짊어지고 낯선 거리, 낯선 도시를 다니며 만난 것은 무엇일까. 때로 그것은 오랜 시간 지역 사회를 변화시킨 책방의 활약이기도 했고, 언어와 인종은 다르지만 책이라는 동일한 대상을 사랑하는 수많은 인물들의 족적이기도 했으며, 한 사회에서 책방을 대하는 그 지역과 사회의 인식의 총체이기도 하다. 그의 발품을 통해 우리는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풍경의 하나로만 소비해온 책방이라는 공간의 의미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되고, 책이라는 물성이 갖는 원형질을 새삼스럽게 발견하기도 하며, 책이라는 대상을 우리 곁에 성큼 가져다준 구텐베르크의 본질적인 의미에 대해 깨닫기도 한다. 지극히 귀한 것이라 포도밭을 팔아야만 구할 수 있던 책의 시대로부터 쇠사슬에 묶여 책장에 꽂혀 있던 시대, 사는 건 엄두를 내지 못하고 빌려볼 수 있기만 해도 다행이던 시대, 귀족들의 사회적 기여에 의해 개인 서재에서 공적 대여의 과정을 거쳐 모두의 도서관이 만들어지던 시대, 인쇄업자이자 출판업자의 다른 이름이기도 했던 책방의 시대, 작가라는 직업의 등장, 여성 작가들의 등장과 긔 존재 의미까지 책방이라는 세계를 관통해 흘러온 책의 시대를 되짚어 보는 그의 관찰의 끝은 우리가 오늘날 마주하고 있는 책과 책방이라는 세계의 원형에 닿아 있다. 그가 이러한 원형을 좇는 까닭은 분명하다. 우선은 독자로서 만난 숱한 호기심의 실체를 확인하고 싶다는 것이면서 또한 이러한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