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왜 백석인가? 올해는 시인 백석(1912∼1995)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다. 그는 1935년 8월 「정주성」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1936년 시집 『사슴』을 간행했다. 이후 1941년까지 꾸준히 시를 발표했으며, 광복 후에는 《신천지》와 《학풍》에 ?적막강산?(1947),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1948) 등을 발표했다. 과거 백석은 북한 작가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해금 후에 그를 주제로 한 석·박사 논문만 해도 600여 편에 이를 정도로 현재 그는 '시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이다. 그의 시는 모더니즘과 근대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인식을 토대로 하며, 시작법상 의식적으로 평안북도 방언을 사용해 토속적인 풍물과 풍속을 그려내 현대 시문학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시가 후대 시인들에게 미친 영향은 지대하다. 안도현 시인은 “내 시의 사부는 백석이다”라고 말했고, 장석남, 문태준 시인 등도 백석의 영향을 인정한다. 백석 탄생 100주년을 맞이한 한국 문단이 들뜨는 것도 당연하다 할 것이다. 엮은이 곽효환 시인은 백석이 일제시대에 활동했던 시인들 가운데 드물게 개인사적인 흠결이 없는 데다 안락함에 정주하지 않고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한’ 삶을 살았음을 이야기한다. 그것이 그의 인간적인 매력과 함께 시에 녹아들어 오늘날 백석을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으로, 연구자들에 의해 가장 많이 연구되는 시인으로 자리매김하게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백석의 시는 같은 업을 가진 시인의 마음과 대중의 마음을 모두 사로잡는 다양한 매력을 지녔다. 그의 시를 읽는 사람은 아름답고 서정적인 운율에 마음이 움직이고, 우리네 정서와 습속이 고스란히 담긴 글귀에서 묘한 그리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왜 이 책인가? 이 책은 대산문화재단과 통인화랑이 주최하고 서울특별시와 교보생명 등이 후원하는 <백석 탄생 100주년 기념 문학그림전>에 맞춰 백석의 시에 황주리, 전영근, 서용선 등 유명 화가 10명의 그림을 더한 시화집이다. 화가들이 백석의 시에서 영감을 받아 그린 작품을 각 시와 함께 실어 독자들이 시를 공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게 했다. 동시에 백석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담고, 기존에 나와 있는 백석 시집들과의 차별성을 꾀했다. 이 책에는 백석이 분단 이전(1935년~1948년)까지 발표한 시들을 수록했으며, 발표순서와 시적 특성 등을 고려해 총 3장으로 배열, 구성했다. 1장은 시집 『사슴』을, 2장은 『사슴』 출간 이후 발표한 시들로 백석이 만주로 떠나기 전까지의 작품을 묶었으며, 3장은 만주 이주 이후 발표한 시들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부록에는 백석 소개와 시에 대한 해설을 수록했다. 한국문단은 등단절차를 중시하고 장르 간 벽이 완강하다. 백석처럼 소설로 시작해서 시작활동을 위한 별도의 등단철차를 거치지 않고 시집을 펴낸 점은 이례적이라 할 것이다. 또한 그는 문단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고독한 여행과 유랑의 길을 택해 독자적인 문학의 길을 걸었다. 이렇게 당대의 다른 문학인들과는 사뭇 다른 길을 걸었던 그의 삶에 대해 독자들이 그간 자세히 알 수 없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시에 대한 해설을 시와 함께 배치하지 않고 뒤에 담아냄으로써 먼저 시를 순수하게 느낄 수 있도록 했으며, 그 뒤에 시작법과 배경, 시에 담긴 백석의 생각을 알아봄으로써 다시 한번 더욱 깊이 있게 시를 감상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의 시는 조국을 빼앗긴 절망적인 현실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개인의 무력한 상실감을 수용하는 데서 출발한다. 이 책에서는 그 상실감을 깊은 자기성찰과 절제를 통해 새로운 의지로 발현해내는 체념의 미학에 대해 다룸으로써 백석이 이루어낸 위대한 시적 성취에 대해 깊이 있게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