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주년 기념 백과사전
역사는 1939년, 빌 에버렛이라는 어느 걸출한 만화가의 손에서 시작된다. 반항아 슈퍼 히어로 네이머 더 서브마리너와 함께 세상에 등장한 마블 코믹스(당시 타임리 코믹스)는 75년이 지난 지금 그 어느 때보다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바로 지금이 마블의 전성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며, 《마블 백과사전》은 끝없이 팽창하는 마블 유니버스의 75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책이다.
한 세기의 4분의 3이나 되는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마블 유니버스는 한없이 방대하다. 오래된 골수팬들조차 각종 이벤트의 정확한 순서나 각 캐릭터들의 크고 작은 에피소드를 전부 기억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영화를 통해 마블 슈퍼 히어로를 처음 접한 관객들이나 그래픽 노블을 통해 입문하려는 독자들에게 가장 큰 좌절을 안겨 주는 것도 도무지 섭렵할 엄두가 나지 않는 방대한 정보일 것이다. 《마블 백과사전》은 마블이라는 커다란 세계를 꾹꾹 눌러 담은 지도이자 모두에게 도움을 줄 나침반 같은 한 권의 책이다.
마블의 모든 것
이 책은 ‘백과사전’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마블 유니버스의 모든 것을 집요하게 수록하고 있다. 어벤저스와 스파이더맨, 엑스맨, 판타스틱 포 등의 친숙한 캐릭터는 물론이고 캔디스 서던, 트랩스터, 와이어트 윙풋 같은 주변 인물들도 빼놓지 않았으며 ‘시빌 워’, ‘에이지 오브 울트론’, ‘월드 워 헐크’, ‘크리/스크럴 전쟁’을 비롯한 주요 이벤트까지 빠짐없이 담았다. 쉽고 짤막한 문장으로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수월하게 읽을 수 있으며 캐릭터 이름이 알파벳 순서로 편집되어 있어 궁금한 인물을 바로바로 찾아 살필 수 있다. 주요 캐릭터들에게는 특별히 여러 페이지를 할애하여 그들의 탄생부터 인간관계, 핵심 스토리라인을 두루 망라하는 꼼꼼함도 엿보인다. 그야말로 모든 것을 담으려 했기에 쪽수는 440페이지에 달하며 마치 사진집을 보는 듯한 큼직한 그림 역시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마블을 이해하기 위한 단 한 권
이번에 출간되는 《마블 백과사전》은 2006년 초판에서 32페이지가 추가된 확장개정판이며 국내에는 처음으로 소개되는 작품이다. 미국 만화의 커다란 축이자 현재 할리우드 영화의 중심에 있는 마블을 총망라한 한 권이기 때문에 이 책 하나로 현대 대중문화의 큰 부분을 이해할 수 있다. 만화 독자부터 영화 팬, 문화 연구가, 수집가, 아니면 마블이라는 단어를 아예 처음 들어 본 사람에 이르기까지 《마블 백과사전》은 마블에 대해서라면 그 어느 것보다 충실한 사료이자 든든한 친구가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