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의 무엇이 인간 사상의 대전환을 가져왔는가?
지구를 대표하는 지식인, 우리 시대 가장 독창적인 철학자
대니얼 데닛의 대표작 <다윈의 위험한 생각>
5년간의 번역, 2년간의 편집
초판 출간 후 30년 만에 한국 첫 출간!
“철학자로 화려하게 환생한 다윈을 만나보라!”
-진화학자 장대익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이자 유쾌한 책이다.”
-스티븐 핑커
“대니얼 데닛은 찰스 다윈의 가치를 남김없이 증명한다.”
-제레드 다이아몬드
“데닛은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가 철학의 미래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에드워드 윌슨
“청량제 같은 책이다.”
-칼 세이건
“놀랍고도 훌륭한 책이다. 창의적일 때는 독자를 새로운 지적 차원으로 끌어올린다. 비판적일 때는 파괴적이다.”
-리처드 도킨스
“다윈주의가 무엇인지 진정으로 이해하고 그것을 인정하는 철학자를 만났다!”
-존 메이너드 스미스
“외계인과의 토론 대회에서 지구를 대표할 한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면, 미국 철학자 대니얼 데닛이 유력한 후보가 될 것이다.”
-매트 리들리
진화론은 왜 위험한 생각인가?
진화론은 세상과 인간을 바라보는 시각을 전복하는 위험한 생각이다
1859년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을 세상에 내놓았다. 지구상 생물의 모든 종이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기원해 자연선택이라는 메커니즘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는 다윈의 주장은 맹렬한 비난에서 무아지경의 충성까지 격렬한 반응에 휩싸였다. 생명이 최초의 단순한 형태에서 진화해 현재에 이르렀다는 다윈의 진화론은 숱한 반론과 적대감에도 불구하고 박물학자들이 모은 산더미 같은 증거들을 바탕으로 오랫동안 생물학의 확고한 이론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2024년 4월 19일 세상을 떠난 생물철학자이자 인지과학자인 대니얼 데닛은 이러한 다윈의 진화론이 생물학에만 국한될 수 없고, 국한되어서도 안 된다고 주장한다. 데닛은 다윈주의를 무엇이든 녹여버리는 ‘만능산universal acid’에 비유하는데, 이러한 다윈의 생각은 근대 이전까지 인류가 쌓아올린 거의 모든 전통적인 개념을 부식시키고, 그 자리에 “혁명을 겪은 새로운 세계관”을 채워넣는 지극히 위험한 생각이라고 강조한다.
데닛이 남긴 중 가장 중요한 저작 중 하나로 꼽히는 이 책은 다윈의 진화 개념이 불러일으킨 사상적 격변을 깊이 탐구하며, 인류의 광대한 지식 체계들이 다윈의 위험한 생각에 의해 극복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다윈의 아이디어가 왜 그토록 강력하며, 그것이 왜 우리의 가장 소중한 삶의 비전들을 새로운 토대 위에 올려놓는지 파악할 수 있다.
이 책에서 데닛이 중점을 둔 것은 다윈의 생각이 인간의 인식 속에서 생명과 우주, 인간의 문화와 마음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를 전복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데닛은 자전적인 일화부터 예시, 은유, 그림, 인용 그리고 농담, 진지한 철학적·논리학적 도구, 확률 법칙, 컴퓨터 인공생명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등을 동원해 다윈주의가 생물학에서 확산되어 문화의 진화와 도덕성의 기원에까지 빛을 비출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지전능한 신도 진화의 산물?
진화론은 무엇이든 녹이는 만능산, 진화론에선 신도 문화의 창조물
신은 우주와 세계와 인간, 인간의 문화를 만들어낸 창조주일까? 적어도 대니얼 데닛의 관점에서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신은 인간의 문화가 만들어낸 피조물, 최초의 원핵생물에서 기원해 현재에 이르는 진화의 산물이다.
데닛은 진화론을 만능산에 비유한다. 무엇이든 녹여버리는 초강력 만능산은 그것을 담고 있는 용기를 녹이고, 용기를 올려놓은 테이블을 녹이고, 테이블이 놓은 연구실 바닥을 녹이고, 지표의 모든 것을 녹여 끝내 지구의 내핵까지 삼켜버린다. 데닛에 따르면, 진화론이라는 다윈의 아이디어는 만능산처럼 생물학뿐 아니라 우주론, 심리학, 인간 문화, 윤리학, 정치, 종교 등에서 오래된 사고방식을 모두 녹여 삼킨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혁명을 겪은 새로운 세계가 들어선다.
데닛은 진화는 신이 하늘에서 내려준 스카이후크가 아니라 지상에서부터 하나하나 쌓아올라가는 크레인과 같다고 이야기한다. 즉 최초의 신이 지구상의 생명을 그 형태 그대로 내려준 것이 아니라 최초의 원핵생물에서부터 수십억 년 동안의 진화 과정을 거쳐 현재와 같은 복잡하고 정교하고 다양한 세계에 이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다윈 이전에 신은 모든 것을 직접 설계하고 창조한 스카이후크였다. 하지만 다윈의 진화론이 등장한 이후, 그리고 데닛에 의해 새로운 해석을 맞이하게 된 지금 신 역시 진화의 산물인 인간의 문화가 낳은 ‘진화의 소산’이 되었다.
데닛은 지식인들이 이러한 진화론의 파괴력을 과소평가한 이유는 과학적 증거가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라 철학에 대한 편견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데닛은 자연선택이라는 만능산이 많은 생물학자가 생각하는 것보다 생물학 내에서 더 강력하며, 생물학에서 아래로 퍼져 우주와 생명의 기원을 설명하고, 생물학에서 위로 퍼져 의식, 문화적 진화, 도덕성의 기원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뒤집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자연선택은 알고리즘적 과정
마음도 없고 목적도 없는 눈먼 과정에서 세상이 생겨나다
데닛은 이 책에서 다윈의 위험한 아이디어를 크게 두 가지로 축약한다. 첫째는 “종이 분화되는 과정은 알고리즘이다”라는 발상이고, 둘째는 “자연선택 과정은 알고리즘이긴 하지만 무목적적이고 점진적이다”라는 발상이다. 즉 진화는 목적도 마음도 없는 알고리즘 과정일 뿐이며, 그 알고리즘에 따라 충분한 시간과 수많은 우연적 사건이 겹치고 쌓여 지금과 같은 복잡하고 정교하고 다양한 생명 세계가 출현했다는 것이다.
다윈은 생물의 어떠한 부분도 완성된 형태로 갑자기 나타날 수 없다고 했다. 이는 어떤 복잡한 기계가 처음부터 완성된 형태로 발명되는 것만큼이나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생명 역시 변이와 선택, 유전이라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 다양성과 정교함을 갖추어가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다고 한다. 즉 자연계의 질서 바깥에서 작용하는 절대적 존재의 창조 행위를 통해 생명이 탄생한 것이 아니라 최초의 원시적인 생명 형태에서 긴 시간 동안 알고리즘적 과정을 거쳐 현재의 생명 형태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알고리즘에는 기질 중립성, 무마음성, 결과 보장이라는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즉 알고리즘을 수행하는 기질과 무관하고 의도나 마음 없이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특정한 결과가 보장된다는 것이다. 알고리즘에는 목적 또한 없다. 진화 알고리즘을 통해 ‘우리’가 등장했지만 이것이 우리를 ‘위한’ 알고리즘은 아니다. 따라서 이것을 누군가 의지와 영혼을 가진 어떤 존재가 짜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자연선택이라는 알고리즘을 짠 주체는 없다. 그 자체로 눈먼 과정인 것이다.
다윈의 생각은 무엇을 뒤집었는가 1
특수창조의 개념을 폐기하여 ‘이유’를 묻게 되다
전통적인 생명관은 신이 모든 종을 각각의 형태 그대로 창조했으며, 그 종들은 존재의 사다리에 따라 서열(우열)이 매겨진다. 인간은 신과 천사 아래, 지상 생물에서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한다. 하지만 진화론에 따른 생명관은 이러한 특수창조의 개념을 폐기한다. 종은 신이 아니라 자연선택과 성선택에 의해 진화하며, 따라서 종은 변한다. 여기서는 여러 종의 생물이 공통된 조상을 가질 수 있다. 존재의 사다리는 하나의 기원에서 수많은 가지가 뻗어나가는 ‘생명의 나무’로 대체되며, 여기서 인간은 하나의 가지 끝에 해당하는 존재일 뿐 어떠한 서열도 차지하지 않는다.
이러한 전복은 과학에서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