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상티망

<아이 앰 어 히어로>의 작가 하나자와 켄고의 데뷔작 “보상받지 못한 걸작”으로 불리는 SF 로맨스, 신장판으로 복간! “여자? 그게 뭐야? 우리에겐 가상현실밖에 없다고!” 리얼과 언리얼 사이, 우리에게 ‘이 세계’는 어디인가? 2015년을 배경으로 그린 SF 로맨스 걸작! “포기해. 현실에 기대하지 마. 30년 살면서 너도 알 거 아냐. 현실세계에서 우리에게 승리란 없어!” 전문학교 졸업 후 10년간 인쇄소에서 일하며 지루한 생활을 반복해 온 타쿠로. “돈 없고 못생기고 여자 없는 삼박자”를 모두 갖춘 루저 인생이라 자조하며 산다. 서른 살 생일 저녁, 타쿠로는 드디어 현실의 여자를 포기하고, 친구 에치고에게 추천을 받아 가상현실 연애 게임을 구입한다. 노력하지 않아도 원래 나를 좋아한다는 설정이 최고 이점이라는 에치고의 말을 새기며 접속하니 놀랍도록 생생한 감촉이 느껴지고, 그리고 꿈에 그리던 귀엽고 착한 소녀 츠키코가 등장한다. 그러나 그녀는 좋아하는 남자가 따로 있다는 폭탄선언을 해버리는데…! 내 돈 주고 내가 산 게임 속 여자가 다른 남자를 좋아해?! 이럴 순 없어! 이건 모두 내 거라고! 큰 충격에 빠진 타쿠로는 그녀를 완전히 통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인생의 주인공이 된다는 것은 가상현실에서조차 너무나 힘들기만 하다. 사랑을 꿈꾼 세계에서 테러리스트가 되다! 이 게임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개발자는 칸자키라는 남자. 현실 세계에서는 죽어 사라지고, 대신 가상현실에만 살아남아 리얼과 언리얼의 무게 중심을 뒤바꿔버렸다는 소문이 있다. 그리고 츠키코는 그가 만들어낸 소프트웨어인 ‘문(Moon)’. 문은 언리얼에서만 존재하지만 리얼을 보고 인지할 수 있는 특수한 프로그램이다. 리얼과 언리얼의 경계에 있는 이 소프트웨어로 양쪽 세계는 일대 혼란에 빠진다. 게다가 언리얼에서 시작된 세상을 향한 반항은 실질적인 위협으로 작용하고, 타쿠로는 테레리스트라는 누명을 쓰는데…. 그는 과연 전 인류적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하나자와 켄고의 “보상받지 못한 걸작”! <르상티망>은 모자란 남자의 연애 이야기 <보이즈 온 더 런>, 극도로 개인화된 일본 사회를 현실적으로 그린 좀비물 <아이 앰 어 히어로>로 2000년대 이후 가장 주목 받는 일본 만화가가 된 하나자와 켄고의 데뷔작이다. 2004년 연재가 시작되어, 전4권으로 출간되었던 단행본을 쇼가쿠칸에서 2012년 두 권 분량으로 다시 묶고 새로운 표지로 단장하여 신장판으로 복간했다. 타사에서 2000년대 중반 4권으로 출간한 적이 있었고, 재미주의에서는 이번에 신장판을 번역 출간하게 되었다. 전작이었던 두 장편과 마찬가지로 <르상티망> 역시, 평범하다 못해 모자라고 소심한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열등감을 가진 사람들의 드라마를 꾸준히 그려온 작가의 데뷔작답게 제목 자체가 이미 ‘약자가 강자에 대해 가지는 질투, 증오의 감정’이라는 의미. 그러나 이들을 단지 부족한 사람들로만 그리는 것이 아니라 치열한 욕망, 비겁함, 공포심, 공격성을 가진 입체적인 존재로 표현한다. <르상티망>은 특히 남자의 성적 판타지와 좌절감을 노골적으로 그려낸 19세 미만 구독 불가 도서. 그러나 단순히 노출 수위만 높인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만화는 결코 아니다. 가상현실 캐릭터에게조차 최선을 다하려는 눈물겨운 순애보나 언리얼로 도피하고 싶지만 역시 자신은 리얼의 존재임을 잊지 않으려는 타쿠로의 발버둥은 독자들에게 자신의 존재와 세계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진정한 사랑의 의미에 대해서 고민하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