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스 팬, 추리소설 독자, 탐정, 그리고 기호학자를 위한 책. 현대 기호학의 체계를 수립했다고 알려진 찰스 퍼스의 난해한 기호학과 논리학의 핵심 내용을 셜록 홈스와 뒤팽 등 탐정/추리소설에 나타나는 논리학을 통해 살펴본다. 움베르토 에코, 토머스 세벅, 카를로 긴즈부르그를 비롯한 언어학, 기호학, 논리학, 역사학 등 각 분야의 권위자들이 쓴 10편의 글을 통해 기호학은 물론 추리소설을 새롭게 읽을 수 있다.
저자들은 기호학과 추리소설의 구조적.방법론적 유사성에 주목한다. 추리소설을 통한 기호학과 과학철학의 연구인 동시에 기호학을 통한 추리소설의 연구다. 언어학, 기호학, 논리학, 심리학, 과학철학 등 각 분야의 연구자들이 퍼스의 기호학과 홈스의 논리학을 비교 분석하여 자신의 학문 분야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시도의 결과물이다.
셜록 홈스를 비롯한 탐정.추리소설에 대한 주목은 19세기 말 이래 인식론의 차원에서 일어난 패러다임의 변화와 직간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추리소설에 드러난 추리 모델은 고대부터 사냥으로 생계를 꾸린 인류가 몸에 익혀 온 근원적인 추측 모델이나 다름없다. 기호로 가득 찬 세상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의미를 해석하며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이기에 추리소설에 끊임없이 매혹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