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7년을 되찾고 싶어. 어른이 되어서 다시 사랑을 시작하고 싶어.”
가슴 설레는 첫 데이트에서 사쿠는 어른이 되기를 두려워하는 스나오를 지켜주겠다고 약속한다. 꿈같은 데이트가 지나고, 공원 벤치에 앉아 5분쯤 잠들어 있다 깨어보니 7년이 지나 있었다. 사쿠를 제외하고 모두 어른이 되어 있었다. 친구도, 동생도, 첫사랑 스나오도…….
모두와 터널을 함께 지나지 못하고 혼자만 7년 전 가장 빛났던 날에 동떨어져버린 소년. 그 긴 터널을 혼자 지나는 감각은 어떤 것일까. 등 뒤로 보이는 것은 가장 행복했던 빛나는 여름날, 한편 저 앞으로는 7년을 앞서서 손닿을 수 없게 멀어져버린 주위 사람들……. 이 작품은 성장을 겪고 있는 혹은 이 일련의 성장을 마친 이들, 다시 말해 어른들이 많은 공감을 표한, 맑고도 선명한 여름날의 색채가 묻어나는 순수하면서도 강렬한 연애소설이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5분의 졸음, 그러나 세상의 시간은 7년이 지나버렸다!
열 살 생일을 맞이한 사쿠는 난생처음 좋아하는 소녀 스나오와 데이트를 한다. 꿈같이 행복한 데이트가 끝나고 사쿠는 갑작스러운 졸음을 견디지 못하고 공원에서 잠깐 졸게 된다. 퍼뜩 정신이 들어 집으로 돌아가는데, 자신만 빼고 온 세상 모든 것이 변해 있었다.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버린 것이다.
저자는 자신도 모르게 7년의 시간을 뛰어넘은 주인공 사쿠와 먼저 어른의 문턱에 들어선 그의 연인 스나오를 통해 안타깝지만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그려낸다. 이와 동시에 먼저 성장한 친구, 연인, 동생을 보며 홀로 외롭게 성장해야 하는 사쿠의 혼란과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기 위해 어른이 되기로 결심하는 모습을 통해 성장의 의미를 되짚어본다.
《널 지키기 위해 꿈을 꾼다》의 표지 일러스트는 <초속 5센티미터><별의 목소리> 등의 애니메이션으로 국내에서도 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감독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이다. 해질녘 혼자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소년의 쓸쓸하고도 아름다운 분위기가 작품 전체의 분위기를 잘 표현하고 있다.
열 살 소년과 열일곱 살 소녀의 안타깝고 아름다운 사랑
손을 잡는 것도 설레는 어린 연인 사쿠와 스나오는 사쿠의 생일날 처음으로 정식 데이트를 한다. 어른이 되기를 두려워하는 스나오에게 자신의 꿈은 스나오를 지킬 수 있는 어른이 되는 것이라고 말한 사쿠는 바로 그날 자신도 모르게 7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게 된다. 사쿠는 열일곱 살이 된 스나오와 재회하지만 두 사람의 사랑은 쉽지 않다. 주변의 반대도 힘들지만 그보다 더 큰 장애물은 두 사람의 어쩔 수 없는 나이 차였다. 초등학생과 고등학생, 아이와 어른이라는 큰 시간의 장벽이 두 사람의 사랑을 가로막고 있었다. 열 살의 사쿠는 열일곱 살의 스나오를 지켜주기에는 너무 약했다. 스나오를 괴롭히는 친구들로부터 구해줄 수도 없고 스나오의 부모님께 당당하게 자신을 소개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사랑은 시간보다 강했다. 7년 전 자신을 지켜줄 수 있는 어른이 되겠다고 약속한 사쿠를 기다린 스나오. 갑작스럽게 모든 것이 변해버려 두렵지만 자신을 믿고 기다려준 스나오가 있기에 현실에 적응할 용기를 내는 사쿠. 비록 스나오가 외국으로 떠나야하는 문제로 다시 이별을 하기는 하지만 두 사람은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한다. 이미 7년의 헤어짐이 자신들을 갈라놓을 수 없었다는 것을 경험한 연인에게 새로운 이별은 좀더 성숙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사랑을 통해 성장이라는 통과의례를 이야기하다
열 살 사쿠에게는 꿈이 있었다. 축구 선수가 되는 꿈, 사랑하는 스나오를 지켜주고 싶은 꿈. 내성적인 스나오는 자신이 특별히 잘하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에 어른이 되는 것이 두려웠다. 사쿠는 이런 스나오에게 자신이 지켜주겠다고 약속한다. 7년의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기를 두려워하던 스나오를 비롯한 사쿠의 친구들과 동생은 어른의 문턱에 들어서게 된다. 그러나 사쿠만은 열 살 소년 그대로였다. 주변의 모든 사람이 성장을 한 상황에서 혼자 남은 사쿠는 혼란스럽고 두렵다.
사쿠는 이제 자신을 괴물 취급하는 주변사람들과 또래친구들보다 한참 뒤쳐져버린 소외감에 맞서 싸워야 한다. 이렇게 힘든 사쿠가 용기를 내어 다시 성장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을 기다려주고 또 기다려줄 사랑하는 연인 스나오가 있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거부당하는 현실에 좌절하여 주저앉고 싶기도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성장해야하는 것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어른이 되는 과정은 쉽지 않다. 이 작품은 누구나 겪는 성장기의 두려움과 그 극복 과정을 사랑이라는 아름다운 색을 입혀 그려내고 있다. 사쿠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순수하고 아름다운 성장기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