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 독자가 선택한 《서찰을 전하는 아이》
한윤섭 작가 5년 만의 신작!
세상의 길목에서 문득 마주치게 되는 소중한 생명들,
그리고 우리 자신에 대한 이야기!
■ 기획 의도
한윤섭과 김동성의 컬래버레이션!
어린이 문학의 두 거장이 펼치는 ‘이야기’ 파노라마
그동안 《봉주르, 뚜르》, 《서찰을 전하는 아이》, 《해리엇》, 《너의 운명은》 등을 통해 탁월한 상상력과 참신한 구성, 세련된 문체, 색다른 문학적 향취로 큰 사랑을 받아 온 한윤섭 작가가 5년 만에 새 동화 《숲속 가든》을 들고 독자들 곁으로 돌아왔다.
이전의 작품들이 주로 역사적인 공간이나 시간에 천착했다면, 이번 작품에서 공들여 풀어낸 화두는 ‘이야기’다. 그는 ‘작가의 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작가와의 만남 행사로 많은 아이들을 만나는데, 요즘 아이들도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하면 그렇게 좋아합니다. 책을 많이 읽는 아이도, 스마트폰만 좋아하는 아이도 이야기는 다 좋아합니다.
아무리 세상이 변했어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갖는 힘은 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마도 문자가 나오기 전 입에서 입으로 이야기를 전하던 때 생긴, 이야기 좋아하는 DNA가 아직 그대로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동화는 단편집이니 “재미있는 이야기 몇 편 들려줄게.”가 작업의 시작입니다.
_<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어린 시절에 어른들이 이야기를 들려주면 너무나 재미있어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그때 우리는 “모두 이야기에 빠져들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별거 아닌 이야기에도 쉽게 빠져들고, 이야기를 듣는 동안 머릿속에서 한 편의 영화가 만들어집니다.”라고 덧붙인다. 여기에 《엄마 마중》, 《책과 노니는 집》, 《꽃에 미친 김 군》 등으로 자신만의 특별한 작품 세계를 구축해 온 김동성 작가가 그림을 그려 이야기의 밀도를 한층 더 진하게 돋운다.
김지은 평론가는 《숲속 가든》을 읽고서 “한윤섭은 이야기의 장인이다. 처음은 신비롭고 능청스럽다. 책장을 넘기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의 고개를 넘어가다 보면, 여기가 어디인지 내가 누구인지 잊게 된다. 여기에 김동성의 그림이 어우러져 우리를 더욱 전설 같은 현실로, 또는 현실 같은 전설 속으로 데려간다. 그는 이 세상에 없었던 일을 고증할 수 있을 정도로 섬세한 그림으로 작품에 박진감을 더한다.”고 평했다.
이제, 진짜 제대로 지어진 ‘이야기’의 맛을 볼 차례다.
■ 이 책의 특징
이야기 속에 켜켜이 녹아 있는 생명 존중의 마음,
그리고 그 이면에 감춰져 있는 우리의 민낯을 들추다!
이 책은 네 편의 단편 동화로 이루어져 있다. 숲속 깊은 곳에 자리한 음식점에서 매일매일 생사를 걸고 죽음의 게임을 벌이는 닭의 운명을 그린 〈숲속 가든〉, 자신에게 남아 있는 생명의 기한이 적힌 시계를 찾아 시간의 동굴로 갔다가 영영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야기의 동굴〉, 무시로 어린 시절과 현재를 넘나드는 혼란스런 상황에 빠져 있지만 자신의 삶을 통제하지 못하는 이의 서글픔을 담은 〈잠에서 깨면〉, 인간들 못지않은 지능으로 사리분별을 능히 할 만큼 뛰어난데도 무자비한 힘에 맥없이 떠밀리고 마는 물고기 이야기 〈비단잉어 준오 씨〉 등.
작가는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무심코 맞닥뜨리게 되는 삶의 여러 갈피에서 이야기의 소재를 끌어와 생명력을 부여한 뒤 ‘진실’을 좇으며 ‘존재’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숲속 가든>은 내가 할아버지와 함께 숲속에 있는 식당을 찾는 데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식당에 도착한 할아버지는 음식을 주문하지 않고, 곧장 식당 뒤쪽에 있는 닭장으로 향한다. 그러고는 닭장 앞에 우두커니 서 있다가 내게 이렇게 묻는다.
“넌 혹시 길에서 뭔가를 주워 본 적 있니?”
이윽고 할아버지는 도로에서 우연히 줍게 된 병아리 상자 이야기를 꺼낸다. 양계장으로 가던 트럭에서 쏟아져 내린 병아리 상자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자동차 트렁크에 옮겨 실은 뒤, 친척 아저씨가 운영하는 식당에 가져다주었다는 것. 그곳에서 삼백오십여 마리의 병아리들은 무럭무럭 자라 닭이 된다.
원래 돼지갈비를 팔던 그 식당은 언젠가부터 손님들에게 닭 요리를 조금씩 선보이기 시작하다, 급기야 얼마 안 가 토종닭 전문 요리점으로 간판을 바꿔 버린다. 할아버지는 그 식당에 갈 때마다 주인아저씨와 죽음의 게임을 벌이는 닭들을 보면서 복잡한 심경에 휩싸인다. 매일매일 사투를 벌이는 닭들에게 과연 삶과 죽음은 어떤 의미일까?
<이야기의 동굴>은 수십 명의 사람들이 언덕 위에 있는 이야기 신의 집을 찾는 걸로 말문을 연다. 이야기 신은 사람들이 주문한 단어로 이야기를 지은 다음 만족할 만큼 익힌 후에 꺼내 놓는다. 이번에 주문받은 단어는 ‘동굴’과 ‘시간’!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 히말라야, 너무 추워 모든 봉우리가 눈과 얼음으로 덮여 있다. 그 많은 봉우리 중 어느 하나에 거대한 얼음으로 만들어진 ‘시간의 동굴’이 있고, 그 얼음 동굴 안에는 수많은 시계가 들어 있다. 각각의 시계에는 사람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데, 아기가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시곗바늘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시계를 찾아 바늘을 되돌리고 싶은 욕심에 너나없이 시간의 동굴을 찾아가는데……. 과연 자신의 시계를 찾아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이 꼭지에는 이야기가 하나 더 들어 있다. 책으로 직접 확인하시길.)
<잠에서 깨면>은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날, 정아는 문득 엄마가 걱정되어서 우산을 챙겨 현관을 나선다. 엄마는 벌써 몇 달째 집에 돌아오지 않고 있다. 버스 정류장에 앉아 엄마가 오기를 기다린다. 몇 대의 버스가 지나갔지만 엄마는 끝내 내리지 않는다.
그때 길 건너편에 있는 사진관이 눈에 들어온다. 정아는 갑자기 사진이 찍고 싶어진다. 퇴근 준비를 하던 사진사는 기꺼이 정아의 사진을 찍어 준다. 그 후 집으로 돌아와 잠이 들었다가 다시 깨었을 때, 인기척이 느껴져 현관문 쪽으로 나가 본다.
중절모를 쓴 할아버지가 미소를 지으며 정아를 바라본다. 할아버지에게 문을 열어 주려다 정아는 고개를 갸웃한다.
“할아버지는 작년에 돌아가셨잖아요. 할아버지, 이거 꿈인가요?”
정아가 묻자 할아버지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정아는 지금 어떤 시간을 살고 있는 걸까?
<비단잉어 준오 씨>는 ‘그린 트리’라는 공원의 연못에 사는 비단잉어 얘기다. 공원관리부에서 일하는 나는, 말 그대로 공원을 관리하는 일을 맡고 있다. 그린 트리는 갈수록 운영이 어려워져 직원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그린 트리를 그만두기 전날 밤, 나는 연못의 물고기들에게 먹이를 주러 갔다가 이상한 소리를 듣는다.
“이봐!”
비단잉어가 낸 소리라는 걸 알아채고는 하도 놀라 말문이 턱 막힌다. 그 비단잉어는 사람의 말을 할 줄 알 뿐 아니라 공원의 사정까지 빤히 꿰뚫고는 관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비단잉어 쇼를 제안한다. 마음 깊은 속에서 존경심이 우러나온 나머지, 나는 비단잉어에게 예의를 갖추며 존댓말을 한다. 그러고는 비단잉어 쇼를 성공리에 마치고 연못의 책임자가 될 꿈을 꾸며 잠자리에 드는데…….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다음 날, 상상치도 못한 광경을 마주하고 만다. 불가항력적인 힘 앞에서는 제아무리 똑똑해도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는 걸까?
다시, 이야기의 시대가 시작된다!
재미난 이야기 사이로 생각의 고리를 이어 가는 한윤섭표 철학 동화
이렇듯 《숲속 가든》에서는 네 편의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흥미진진하게 이어진다. 책장을 넘기면서 이야기의 고개를 넘어가다 보면, 이야기의 재미에 푹 빠져서 자신의 존재를 까마득히 잊어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