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다른 피부색, 다양한 언어, 제각각의 속도로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이 모인 카미노 나이 스물여섯, 4년제 대학 졸업. 직업 아직 없음. 하고 싶은 것도 아직 없음. 우리 사회에서 청춘은 마치 공산품 같은 존재가 되어 버렸다. 대학을 졸업하고 이 세상에 우르르 쏟아져 나와 흔하디 흔한 게 청춘이라는 존재들이다. 덕분에 책이든 영화든 드라마든 뒤집어 들여다보면 모두 이 ‘청춘’ 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들은 자신이 뭘 원하는지, 뭘 해야 하는지 모른 채 그 시기를 지나간다. 주위에서 만들어 놓은 이 단어의 덫에 갇혀 ‘내 꿈이 뭘까?’를 고민만 하던 ‘생각하는 청춘’이었던 저자는 아무 목적도 없이 일단 산티아고로 떠났다. 6개월간 밤낮으로 아르바이트를 하여 모은 돈으로. 무엇을 얻으리라는 기대가 없었던 것도 아니지만 그 ‘무엇’이 대체 어떤 건지도 생각해 보지 않은 채 돈을 모으고 그 돈으로 비행기표부터 끊었다. 그리고 이렇게 목적 없는 여행을 반대할 것이 뻔한 부모님에게는 공항에서 전화로 여행을 통보했다. 그것도 잡으러 오지 못할 시간을 계산해서. 엄마 아빠 미안… 이렇게 안하면 나 못 떠날 것 같더라… 잘 다녀올게! 그렇게 도착한 산티아고에서 저자를 기다리고 있는 건 생각보다 훨씬 힘든 코스와 딱딱한 침대, 그리고 같은 목적지를 향해 걷는 수많은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만나고 또 만나고 그날의 목적지를 정하고 해가 뜨면 일어나 걷고, 밥을 먹고,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무사히 도착했음에 안도하고 하루를 마감하는 나날들. 하지만 이런 날들 중에서도 어떤 날씨를 만날지, 어떤 동행인을 만나고 어떤 알베르게에 머무를지는 그야말로 복불복이다. 아무도 짐작할 수 없다. 너무 힘든 나머지 길에서 드러누워 잠들고, 길을 잘못 들어 한참을 돌아가고, 베드버그에 물려 병원과 약국을 오가고, 이런 좌충우돌의 여행길에서 저자는 타고난 ‘open mind’로 길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에게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생전 처음 가보는 스페인에 대해서, 카미노에 대해서, 그들은 왜 이 길을 걷는지에 대해서… 함께 걷다가 선택하는 길이 다르면 다시 헤어지고 그러다 다시 만나고, 이런 만남과 헤어짐 속에서 저자는 국적, 직업, 나이에 상관없이 오로지 그 사람 자체와 대면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움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나는 진정 어떤 사람인지를 고민하고 반성하고 그런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그러다 같은 알베르게에서 하룻밤 같이 묵게 된 초록색 눈을 가진 스페인 남자에게 첫눈에 반해 매일 밤 그와 함께 걷는 길을 꿈꾸며 잠이 들기도 한다. 천천히 가, 그래도 괜찮아 책의 표지 그림부터 본문에 들어가는 지도 및 일러스트까지 모두 저자가 직접 그린 것이다. 자신이 뭘 해야 할지 몰라 세월을 보내며 지루하던 저자는 다녀온 뒤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그리느라 태어나서 가장 바쁘고 재미있는 3개월을 보냈다. 그리고 그 여행기는 카미노 커뮤니티에서 가장 댓글이 많이 달리는 글이 되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40여 일간의 이 여정 동안 무엇을 배우고 느낄지는 온전히 걷는 사람에게 달려 있다. 하지만 조급해 하지 않아도 된다. 천천히 걷다 보면 어느새 도착하게 될 테니까. 느리게 걷는 걸음, 느리게 가는 시간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행복한 기분은 목적지까지 걸어서 가는 자만이 느낄 수 있는 특권이다. 이 책은 느리게 가는 모든 사람들이 읽고 같이 웃을 수 있는 여행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