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끝없는 탐구』는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 중 한 사람인 칼 포퍼가 자신의 유년기와 또 다른 시절의 추억들을 회고하는 책이며, 그 삶의 지적 연대기이다. 칼 포퍼는 여덟 살에 무한이라는 관념을 처음 접하고 혼란을 경험했으며, 열다섯 살에는 아버지의 서재에 간직된 책들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끝없는 탐구』는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 중 한 사람인 그가 자신의 유년기와 또 다른 시절의 추억들을 회고하는 책이다. 이 책에서 포퍼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비롯해 동유럽 블록에서 일어난 공산주의의 흥망성쇠, 자신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사상들, 특히 과학과 철학에 대한 젊은 시절부터의 매혹 등에 대해 흥미진진한 증언을 남기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책에는 그의 음악 애호, 유대계라는 출신배경에 대한 복잡한 감정, 비트겐슈타인과의 논쟁 중에 벌어진 그 전설적인 ‘부지깽이’ 사건에 이르기까지, 이 책이 아닌 다른 곳에서는 거의 다뤄지지 않았던 이야기들이 망라되어 있다. 또한 하이젠베르크, 슈뢰딩거, 아인슈타인, 러셀 등 당대 최고의 석학들을 만난 일화와 그들의 사상에 대한 평가도 수록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끝없는 탐구』는 포퍼의 철학에 대한 최상의 개론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책에서 포퍼는 자기 저술의 핵심적 내용 가운데 몇 가지를 일반 독자들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명료하게 설명해 두었기 때문이다. 목수보다 더 쉬운 직업을 찾아 철학자가 된 청년 1920년대 초의 오스트리아 빈. 머리 쓰는 일보다는 몸 쓰는 일이 더 낫겠다는 생각에 돌연 대학 공부를 중단하고 목수의 도제가 된 대학생이 있었다. 뭐든지 아는 척하는 주인의 장광설을 묵묵히 견디며 책상 앞에서 톱질과 대패질과 광택제 칠을 하는 도중에도, 청년의 머릿속에서는 갖가지 철학적 문제에 대한 남다른 사색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여차하면 솜씨 좋은 목수로 생을 마감할 뻔했던 청년의 운명은 한 순간의 실수로 뒤바뀐다. 특별 주문을 받아 그가 만든 책상에서 그만 하자가 발생한 것이다. 결국 청년은 2년 만에 도제 일을 그만두고 목수보다 더 쉬운 직업을 찾아 떠나야 하는 신세가 된다. 그리고 10여 년 뒤 전업 철학자가 되고 나서야 “이제는 책상 앞에 앉아 인식론 문제에 정신이 팔려 있어도 누가 뭐라고 할 사람 없는” 최고의 직업을 얻었다며 기뻐한다. 철학자 칼 포퍼가 자서전에서 털어놓은 젊은 시절의 일화다. 저명하고 영향력 있는, 그러나 오해받은 철학자 오스트리아 태생으로 영국에서 활동한 칼 라이문트 포퍼(1902-1994)는 20세기의 가장 저명하고 영향력 있는 철학자 가운데 한 사람이지만, 또 어떤 면에서는 가장 많이 오해받은 철학자 가운데 한 사람이 아닐까 싶다. 냉전시대의 개막과 함께 출간된 그의 정치철학 분야 주저인 『열린사회와 그 적들』은 마르크스에 대한 비판으로 대대적인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소련과 동구권의 변화 이후에는 공산주의뿐 아니라, 공산주의에 대한 비판인 포퍼의 업적조차도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간주되어 대중에게 외면당하고 말았다. 게다가 지금은 런던정치경제대학 시절 그의 동료였던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라든지, 그의 제자인 투자가 조지 소로스 등으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부정적 평가로 인해, 포퍼마저도 졸지에 고삐 풀린 자본주의의 옹호자 정도로 대중에게 오해되는 실정이다. 포퍼의 사상은 이미 유통기한이 끝난 것일까? 하지만 이는 과연 온당한 평가일까? 과연 포퍼의 사상은 동서 냉전시대에만 존재 의의를 지닌 것이었을 뿐, 지금에 와서는 거들떠 볼 가치도 없는 것일까? 또한 포퍼는 흔히 간주되는 것처럼 보수 우익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반동 철학자일까? 포퍼의 비극은 『열린사회와 그 적들』의 크나큰 성공으로 인해 본인의 의도와는 무관한 대중적 명성이 너무 일찍 찾아왔다는 데서 비롯되었다. 역사적이고 정치적인 측면에서만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세간의 주목을 받다 보니, 과도한 열광에 뒤따르는 무관심을 거쳐 금세 대중의 뇌리에서 잊혀지고 만 것이다. 나아가 냉전시대를 통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열린사회와 그 적들』와 달리, 그의 사상의 근간을 이루는 과학철학 분야의 주저 『탐구의 논리』의 경우, 출간 이후 사반세기가 지나도록 독일어권 이외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었다는 점이 그를 보수 우익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반동 철학자로 오해받게 했던 것이다. 과학철학에서 시작되어 정치철학으로 나아가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정치철학 분야의 주저인 『역사주의의 빈곤』(1944)과 『열린사회와 그 적들』(1945)이 1970년대에 이미 번역된 반면, 과학철학 분야의 주저인 『탐구의 논리』(1934)는 그 개정 증보판인 『과학적 발견의 논리』(1959)가 1994년에 와서야 번역되었다. 칼 포퍼의 사상은 크게 과학철학과 정치철학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그중에서도 근원적인 것은 과학철학이며, 포퍼가 그 분야에서 정립한 개념을 현실 세계에 적용해서 얻은 결과가 바로 정치철학이다. 즉 전자가 이론 편이라면 후자는 응용 편인 셈이다. 이 두 가지는 포퍼의 사상에 있어 서로 긴밀한 연관을 지니고 있으므로, 그의 사상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열린사회와 그 적들』로 대표되는 정치철학 말고도 『탐구의 논리』로 대표되는 과학철학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비판적 합리주의, 또는 합리성을 향한 추구 포퍼의 과학철학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비판적 합리주의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인간의 지식이 독단적인 주장에 대한 비판적 검증(시행 및 착오제거)의 엄밀한 과정을 통해 진리에 보다 근접한다는 생각이며, 유명한 열린사회의 이념 역시 독단과 비판의 상호작용을 정치철학에 원용하는 데서 비롯되었다. 철학적으로 포퍼는 평생 실재론의 신봉자였으며, 이러한 생각에 근거하여 허무주의와 상대주의를 공격했고, 인간성을 말살하는 공산주의와 전체주의와 인종주의에 반대했으며, 빈 학파와 비트겐슈타인의 논리실증주의가 중요한 철학적 문제를 외면하고 만사를 언어적 문제로 귀속시킨다며 비판했고, 자유와 비판의 중요성을 무엇보다도 강조하는 열린사회의 이념을 제창했다. 이처럼 그의 일생은 평생 비합리성과 비인간성을 상대로 벌인 끈덕진 전투였던 셈이다. 오늘날의 한국 사회에 포퍼의 사상이 필요한 이유 따라서 포퍼의 철학은 단순히 공산주의라는 특수한 현상, 또는 냉전시대라는 특수한 시대에만 의의를 지닌 것이 아니며, 오늘날의 한국 사회에도 여러 가지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물질적으로는 근대화되었지만 정신적으로는 아직도 전근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실에서 포퍼가 제창한 비판적 합리주의, 즉 철저한 비판과 그 비판을 수용하는 열린 자세야말로 무엇보다도 필요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이른바 토론 부재의 문화, 그리고 무분별한 악플과 사이버 테러로 상징되는 인터넷 문화만 해도, 우리 사회가 이른바 열린사회와는 적잖은 거리가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 사회가 “검증”이나 “반증”의 중요성은 무시한 채 영웅 만들기에만 얼마나 급급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던 황우석 사건의 경우 역시, 포퍼가 언급한 과학적 사고방식의 부재, 즉 합리성의 부재에서 비롯된 사건이다. 출간 사반세기 만에 소개되는 포퍼의 자서전 1975년에 처음 출간되어 거의 사반세기 만에 소개되는 포퍼의 자서전 『끝없는 탐구』야말로 국내에는 아직 생소한 그의 사상 전반에 대한 최고의 개론서이다. 이 책은 우선 포퍼의 어린 시절 회고(1~4장)로 시작되어, 최초의 철학적 고민과 이른바 본질주의에 관한 비판(5~7장)을 거쳐, 대학 시절과 초기 연구를 설명(8~10장)한다. 음악에 대한 이론(11~14장), 논리실증주의에 대한 비판(15~17장), 그리고 양자역학에 대한 비판(18~20장)은 비교적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포퍼의 폭넓은 관심사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대목이다. 뉴질랜드에 머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