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버지니아 울프가 개 이야기를 쓰다니!
우리나라에는 처음으로 소개되는 『플러쉬』는 1933년 처음 출간되어, 그때까지 울프가 펴낸 작품 중 가장 잘 팔리면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기존 울프의 소설들이 이른바 ‘의식의 흐름’ 기법을 도입하면서 다소 난해하고 범접하기 어려운 작가라는 느낌을 독자들에게 주었다면,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울프의 남다른 유머감각과 상상력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소설은 당대 최고의 영국 시인인 엘리자베스 바렛 브라우닝의 코커스패니얼에 대한 전기로, 개의 일생을 통해 엘리자베스 바렛 브라우닝의 삶도 들여다보는, 일종의 이중적 성격의 전기라고 할 수 있다. 시인은 실제로 ‘플러쉬’라고 불리는 코커스패니얼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고, 울프 역시 평생 ‘개 반려인’으로 살았다. 최근 부는 반려동물 열풍으로 미루어봤을 때 울프는 시대를 앞선 사람임이 분명하다. 조카인 퀀틴 벨이 쓴 울프 전기에서 그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플러쉬』는 개를 좋아하는 사람이 썼다기보다는 개가 되고픈 사람이 쓴 책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코커스패니얼 품종의 역사적 배경인 스페인으로 돌아가, 코커스패니얼이 영국에 어떻게 들어오게 되었는지, 그리고 영국 상류계급에서 어떻게 위치를 차지했는지를 추적한다. 자유롭게 시골을 돌아다니며 구속이나 장애 없이 자유롭게 살던 플러쉬는 엘리자베스 바렛 브라우닝의 동반자로 런던에 보내지면서 새로운 상황에 접하게 된다. 병 때문에 종일 어두운 방에 틀어박혀 지내야 하는 사랑하는 여주인의 발치에 자리를 잡는 특권과 즐거움에 대한 대가로 그는 “자신의 가장 격렬한 자연적인 본능을 포기하고, 통제하고, 억누르는 법”을 터득하게 되고, 시인은 플러쉬의 존재를 통해 자연세계에 더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어느날부터, 시인에게 ‘불길한’ 남자의 편지가 도착하면서, 아직 ‘연적’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플러쉬에게 이제 또다시 새로운 위기가 닥쳐오는데.....
개를 좋아하는 사람이 썼다기보다는 개가 되고픈 사람이 쓴 이야기
버지니아 울프는 평생 글을 쓰는 동안 사람들의 인생사를 쓰는 데 관심이 있었다. 초반기 작품들에서 그녀는 유명한 문화계 인사들을 선보였는데, 그중 일부는 집을 방문하는 사람들이었다. 중반기에는 『올랜도』를 만들어냈으며, 마지막 작품 중 하나는 블룸즈버리 그룹의 일원이었던 영국의 화가 『로저 프라이』였다. 빅토리아 시대의 사람들은 전기, 그중에서도 특히 왕과 여왕, 혹은 사회의 저명한 인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웅장한 형식의 전기를 좋아했다. 『플러쉬』는 저명한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의 전기를 패러디한 패러디라고도 볼 수 있겠는데, 실제로 개의 전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플러쉬』는 19세기 전기에 대한 마술적 패러디라고 할 수 있는 『올랜도』와는 좀 다르다. 『올랜도』에서 울프는 성, 공간, 시간을 다루지만, 『플러쉬』에서는 종을 다룬다. “『플러쉬』는 다른 말로 하면, 개의 옷을 입은 울프”라고 작가 겸 비평가인 앨리슨 라이트는 말한다. 개 애호가가 전기를 썼다는 것은 애초부터 분명히 드러난다. 독자들은 심지어 이 책을 개가 썼나 싶을 정도로 개의 관점에서 전개되는 이야기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개의 행동은 철저히 소리와 냄새, 날쌔게 움직이는 행위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버지니아 울프는 종종 스스로를 동물로 언급했다. 그녀는 형제자매들과 주고받은 편지에서 자신을 “염소” 혹은 “개코원숭이”라고 불렀으며 『플러쉬』에 대해 호의적인 논평을 쓴 평론가들에게 “당신의 애정 어린, 오래된 잉글리쉬 스프링어스패니얼, 버지니아로부터”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어려서부터 다람쥐, 마모셋, 자코비라고 부르는 쥐 등의 야생동물들을 키우며 자란 그녀가 개의 전기를 쓰기로 결심한 것은 그리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버지니아 울프와 엘리자베스 바렛 브라우닝은 동시대 인물이 아니었고 근본적으로 서로 성격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몹시도 짧은 삶을 살다간 어머니의 존재라는 비슷한 삶의 경험을 공유했다. 이러한 기억은 결국 두 여성 모두에게 심한 우울증과 불안을 야기했다. 그런 이유로 그들은 애완견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그들이 제공하는 안정감에 의지하면서, 그 헌신적인 존재에게서 큰 위로와 영감을 얻었을지도 모른다.
가장 대중적인 울프의 책
『플러쉬』는 ‘빅토리아조풍’의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것이다. 물질적인 잡동사니들뿐만이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지나친 장식으로 인해 어수선해 보이는 방 속에 갇힌 병약한 여주인과 플러쉬는 그 시대에 속한다. 울프는 어쩌면 그녀 자신을 포함하여, 오래된 가족의 형태와 느낌을 반영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빅토리아 시대의 가정과 사회적 삶의 한가운데에 개를 핵심으로 어쩌면 의존성과 독립성에 대해 더 직접적으로, 그렇지만 울프 본인의 말대로 ‘장난’스럽게 글을 쓰고 싶었을 수도 있다. 『플러쉬』의 발간일이 가까워짐에 따라 울프의 불안감은 더욱 깊어졌다. 그녀는 이제 이 책이 실패하는 것에 대해 걱정했을 뿐만 아니라, 성공하는 것도 두려워했다. “나는 『플러쉬』가 대중적으로 성공하는 것이 무척 싫다”라고 말했을 정도였다. “매력적이고, 섬세하고, 여성스러운” 책으로 호평을 받는 것이 무서웠던 것이다. “나는 단순히 수다스러운 여성작가가 아니다.” 그녀는 책이 나오기 며칠 전 일기에 강조했다. 그러나 『플러쉬』가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에 대한 울프의 예측은 맞지 않았다. 이 책은 발행되자마자 처음 6개월 동안 약 19,000부를 판매하면서 그때까지 발표한 그녀의 작품 중 최고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울프의 문학적 약자underdog인 개의 시선을 통해 사회를 들여다보다
시인과 플러쉬는 둘 다 갇혀있는 상태에서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타자의 의지에 늘 복종해야 하는 존재이다. 실제로 어머니와 두 형제의 죽음에도 거의 눈물을 흘리지 않았던 엘리자베스 바렛이 마침내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게 된 것은 플러쉬의 납치사건을 통해서였다고 한다. 19세기에 상류계급의 애완용 개를 훔치는 일은 수익성 있는 사업이었고, 개도둑들은 개 한 마리의 몸값으로 몇 년간의 임금을 벌어들일 수 있었다. 플러쉬도 예외는 아니었다. 실제로 그는 평생 세 번이나 납치당했다. 이 기간 동안, 바렛의 개에 대한 애정은 점점 더 깊어져 그녀는 “그들이 거래하는 것은 개가 아니라 감정이다. 끔찍한 사람들!”이라 외쳤다. 어쨌든, 아버지와 형제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직접 플러쉬를 구하기로 작정함으로써, 그녀는 아버지의 권위에 저항하며 “나의 절망이 복종심을 이기”기에 이른다. 그리하여 소심하고 병약했던 작은 여자가 점차 독립적인 여성으로 변하는 과정을 통해 울프는 빅토리아 시대의 여성성과 문학적 과잉으로 과장된 당시의 온실 속 삶의 결과물인 ‘여류시인’과 거리를 두고 싶어 했다.
또한 바스크 설화, 튜더가와 스튜어트가의 흥망성쇠, 카르타고인들의 전설을 통해 스패니얼의 혈통에 대해 전하면서 애견협회의 품종 기준과 같이 자의적이고 우스꽝스러운 기준으로 인해 귀족이라는 생득권을 얻게 되는 것이라든가, 윔폴가의 문명과 대조되는 화이트채플의 빈민굴, 영국의 숨 막힐 듯한 사회적 억압의 압제로부터 벗어나 이탈리아에서 자유로운 존재로 변모하는 과정 등을 통해 울프는 빅토리아 시대의 계급 구조와 성에 대해 생각할 여지를 만든다.
*참고: 울프의 평생 반려견들에 관하여......
아홉 살 때, 어린 버지니아는 이웃 개가 그녀를 다소 심하게 공격한 불행한 사건에 대한 증인을 서야 했다. “……저에게 달려와서 벽에 부딪히게 하고는 망토를 물었어요.” 그 일 자체는 다소 암울한 사건에 기인한 것이지만, 재판은 어린 버지니아에게 긍정적인 경험이었다. 오후 내내 어머니의 전적인 관심을 받았다는 이유 때문인데, 그것은 무척이나 드문 경우였다. 아마도 이것은 버지니아가 개와 관련해서 처음으로 얻은 긍정적인 경험이었을 뿐 아니라, 개를 통해 적어도 그녀가 처음으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가까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