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을 간직한 두 시인 신이인·유이우의 활기로운 필담을 그대로 옮겨 적은 <절교 직전의 마지막 대화>가 출간되었다. 삐걱거리던 첫 만남부터 뭉게구름처럼 퍼지고 커지는 대화를 지나 종래의 절교를 맞이할 때까지, 두 시인은 한 권의 노트를 가운데 두고 서로의 사유를 끈질기게 묻고 답하고 또 묻는다. 〈천장〉에서 〈혼잣말〉, 〈삼각형〉, 〈진짜 마음〉, 〈고장〉, 〈사람〉…을 지나 〈암시〉에까지 이어지는 이 책의 14개 주제들은 현대적 문우(文友)인 두 저자의 동심과 시적 상상력, 그리고 정확하게 말하려는 자 특유의 사유적 예민함을 다종다양한 유기체적 형태로 펼쳐 보여 준다. 두 시인은 번갈아 주제를 가져온다거나, 얼굴을 마주하고 책상에 앉기 전까진 주제를 서로 공개하지 않는다거나, 신이인이 주제를 가져오면 유이우가 대화를 시작하고 유이우가 주제를 가져오면 신이인이 대화를 시작하는 등의 나름의 뾰족한 ‘룰’을 가지고 이 필담을 하나의 열렬한 놀이처럼 이어나간다. 약속도 없이 흙이 날리는 놀이터에서 만나 노을이 질 때까지 ‘끝내주게’ 놀던 어린 날에처럼, 두 저자는 즐거움이라는 본능에 충실하며 절교까지 힘차게 달려 나간다. “세상을 사랑”하고 “그 세상에 서로를 포함”시키며 “절교를 유예”(신이인, p.13)하려 노력했던 두 사람, “함께 웃고, 떠들고, 때론 울기도” 하며 “절교하기 위해 우정”(유이우, p.223)했던 두 사람, 그들의 필담은 공기처럼 만연하다가 뚝 끊어져 버리는 우리 안의 우정과 사랑을 충분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사춘기 소녀들처럼 자유분방하면서도 첨예하게, 신이인과 유이우의 대화는 살아 움직인다.
<그부호> 웨스 앤더슨 감독
비주얼 마스터의 독보적 세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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