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본푸아가 시의 앞날을 향해 나아가는 길에는 늘 동행이 있다. “우리”라고 지칭되는 두 존재의 가닿은 시선은 역사를 꿰뚫고 우주를 공명시키며 불사조의 날갯짓으로 다가와 우리의 뇌리에 박힌다. 과연 시란 무엇인가? 본푸아는 문학의 근본을 묻고 있다. 시인은 ≪저 너머의 나라≫에 대한 아름다운 동경과 깊은 성찰을 거친 후, 오랜 침묵 끝에 우리에게 시학의 정점을 이루고 있는 ≪빛 없이 있던 것≫을 추억처럼 드러내고 있다.
‘빛 없이 있던 것’은 어둠의 존재다. 지각을 거부하는 밤의 세계는 사물들이 자신의 유한성을 드러내지 않은 채 가장 완벽한 모습으로 살 수 있는 공간이다. “비밀스런 램프”를 들고 떠나는 자들은 밖의 세계, “차가운 풀숲”으로 나아간다. 축제의 저녁은 끝나 가고, 언어의 과잉과 열기와 거짓 진술들은 어둠의 재로 묻혀 간다. 만약 우리가 영원성을 희망한다면 우리의 실체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있었던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이 여기서 나오게 된다. 우리는 과연 이 “축제의 저녁”을 지새웠는지 아무런 증거가 없다. 우리의 실체가 명징성을 상실한 채, 새벽은 다가오고, “목소리”는 또다시 들려온다. 그것은 새벽에 울려 퍼지는 “개 짖는 소리”이며, 과거 목동이 불던 사라지지 않는 호적 소리인 것이다. 하루를 여는 이 소리들의 원초성과 그 생명의 순수성, 시인이 환기해야 하는 것은 바로 이런 변질될 수 없는 생명체들의 몸짓인 것이다. 그 몸짓은 어느 언어보다 우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