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 광장 이후를 상상하는, 방법으로서의 ‘감정’ 6
1부 사이 : 장소와 다른 장소
1장 흐르는 성찰성과 은폐된 미래 19
2장 감염의 상상력과 공동체 구상 43
3장 고통과 기대 : 경제불황과 전시호황 ‘사이’, ‘사이보그-되기’의 역설 73
2부 패턴 : 속물사회의 발생학
1장 전쟁경험의 역사화, 속물시대의 인간학 106
2장 ‘헝그리 정신’과 시민사회의 불가능성 122
3장 냉전시대의 속물들, 한국 중산층의 기원 156
4장 인간은 어떻게 인간이 될 수 있는가 : 이청준의 『자유의 문』에 대하여 176
5장 포스트 IMF 시대, 누가 취향과 교양을 말하는가 191
6장 불확정적인 것들 : 개인, 가족, 속물, 비인간 207
3부 연결 : 감정사회의 윤리와 집합감정의 정치학
1장 ‘열폭’ 사회와 수치를 모르는 ‘자동인형’ 218
2장 풍속 금서와 허용된 감정 236
3장 풍자정신의 계보와 집합감정의 장소 244
4장 열풍시대의 문화적 감염력과 노이즈의 감정정치 257
5장 감정이 우리를 행동케 하리라 281
4부 상상 : 공공감과 광장의 젠더
1장 차마 하지 못하게 하는 마음은 어디에서 오는가 300
2장 신자유주의형 신인류의 역습 : ‘헬조선’에서 ‘탈조선’을 꿈꾼다는 것 325
3장 목격하는 증인, 기록하는 증언 : 이후의 삶 혹은 문학 346
4장 혐오사회와 디아스포라의 젠더 365
5장 참여 과잉 시대의 비-시민 정치와 광장의 탈구축 394
6장 광장의 젠더와 혁명의 성정치 : 1996~2016, 혁명의 기록과 기억’들’ 422
참고문헌 453
광장과 젠더
소영현 · 社会科学
464p

한국문학연구자이자 문학평론가인 소영현의 5년 만의 신작. 광장을 구축하는 자리마다 작동해온 한국사회의 통치술을 ‘감정’이라는 렌즈를 통해 톺아본다. 광장의 계급적·젠더적 탈구축을 시도하면서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즉 포스트 민주화 시대로의 이행 가능성을 모색한다.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에 등장하는 비인간들 - 외계인, 유령, 시체, 로봇, 게임 캐릭터, 좀비 등 - 은 타자의 얼굴을 복원하려는 움직임에 생존을 위협받는 현실의 무게가 결합되어 등장한 조각난 개인 혹은 그 파편들이었다. 개인의 내적 차이에 대한 관심을 심화시키는 동시에 차이‘들’ 속의 보편적 지층을 마련하려는 일, 그것이 개인에 대한 사유가 현재 직면한 가장 중요한 난제인 것이다. 권력과 돈의 기이한 결합이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애도되지 못한 사회적 공분과 그것을 동력 삼아 유지되는 ‘열폭’사회에서, 부끄러움의 회복은 신자유주의적 주체의 감수성 회복과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서 공분의 예기치 못한 향배를 이끄는 전환적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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著者/訳者
目次
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포스트 민주화 시대로의 이행을 위해서는 사회적 타자에 대한 통치술은 말할 것도 없이 사회적 타자‘들’ 내부 차이의 봉합술에 대한 철저한 해부가 요청된다. 사회를 지탱하기 위해 요청되는 여성노동의 영역을 비가시화하고 그 의미와 가치를 축소하거나 삭제하는 동시에 여성 내부의 차이를 모성으로 대표되는 가부장제 이데올로기로 봉합하는 방식에 대한 철저한 해부 없이는, 한국사회는 포스트 민주화 시대로 이행하지 못한 채 민주화의 퇴행적 지체기에 좀 더 오랫동안 머물러야 할지 모른다.
― 본문 중에서
감정연구의 부상
소영현 평론가는 전작 『올빼미의 숲』(문학과지성사, 2017)에서 ‘비평의 위기’ 시대에 문학이 가진 공감의 힘을 복원하고 이를 통해 공적인 힘을 회복하는 것으로서 ‘사회비평’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신작 『광장과 젠더』에서 저자는 위와 같은 문제의식을 이어받아 ‘감정’을 경유한 삶, 사람, 사회 읽기를 시도한다.
저자가 1부 1장 「흐르는 성찰성과 은폐된 미래」에서 서술한 것처럼 인문학계와 출판계 전반에서 최근 몇 년간 정동(affect), 감정, 느낌, 감수성 등에 대한 연구와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저자가 보기에는 그간 ‘감정’이란 무엇인가에 관해서 다양한 오해가 있었다. 감정연구가 관심을 갖는 ‘감정’은 개인적인 감정이거나 문학작품이 자아내는 어떤 분위기의 의미가 아니다. 저자에 따르면 감정에 대한 관심은 보이거나 들리지 않지만 삶을 ‘총체적으로’ 지배하거나 조형하는 힘에 대한 관심이며,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으며 만져지지 않았던 것들의 외화를 가능하게 할 방법론적 모색이다. 또한, 감정에 대한 관심이 학술장으로 확장되는 현상은 분화와 단절이 강화되고 있는 학술장이 사회와 접속할 수 있는 접면을 넓혀가고 있는 기미로 읽을 수 있으며, 사회와 학술장의 유의미한 소통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한다.
광장의 유동하는 힘을 추적하는 감정연구자 소영현
저자는 이 책에서 감정연구와 광장을 연결시킨다. 광장에서 일어난 사회적 힘의 폭발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우리가 경험한 것은 혁명이었나? 연대와 공존의 느낌만은 아니었던 잉여의 감정들을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 광장에 대한 익숙한 사고방식은 축적된 갈등과 모순이 임계점에 도달하여 제어할 수 없는 힘으로 광장에서 터져 나왔고, 그 힘이야말로 사회변혁을 이끄는 동력이 된다고 분석한다. 저자는 2000년대 한국사회에서 여러 차례 분출한 광장과 봉기의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이러한 기존의 설명방식은 부족함을 드러낸다고 본다.
그래서 광장에 대한 감정연구가 필요하다고 저자는 본다. 저자에 따르면 광장의 시간은 떠도는 유동적 힘들이 상호적으로 전염되고 증폭되어 파동이 되는 과정이었다. 2008, 2016, 2022년의 광장이 입증하듯이 그 힘들은 때로는 예측하지 못했던 장소에 가닿기도 하였고, 내부에서 다양한 흐름들의 충돌이 있기도 했으며, 끝끝내 가시화되지 못했던 부분도 있었다. 2016년 촛불봉기 내부의 여성혐오와 성차별을 가시화하는, 광화문 광장에 꾸려졌던 ‘페미존’을 사례로 들 수 있다.
미래를 상상하려면 광장 속의 다양한 흐름들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광장은 다양성들로 들끓고 있다. 2008년에도, 2016년에도, 2022년에도 광장에 모인 우리들의 목소리는 단일하지 않았다. 하지만 광장의 다양체로서의 성격은 지금까지 충분히 진지하게 사고되지 못했다. 광장의 내부에는 각기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개별적 흐름들이 존재할 뿐이기에, 광장을 하나의 머리, 하나의 방향성을 가진 것으로 규정하며 미래를 예측하려는 시도는 무익하다. 오히려 ‘광장’ 이후를 상상하고 만들어내려는 사람이라면, ‘광장’에서 일시적으로 출현한 듯 보이는 방향성이 아니라 각기 다르게 움직이는 다양한 힘들의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 저자는 여기서 ‘감정연구’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감정연구는 녹아내리고 흘러넘치는 힘들의 흐름을 섬세하게 들여다보는 과정이다. 「서론」에서 저자는 이러한 과정 없이는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디로 갈 수 있는지에 대한 그 어떤 이해나 전망도 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리하여 감정연구에 착수하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1부 「사이 : 장소와 다른 장소」
저자에 따르면 감정을 통해 포착되는 것은 운동성이다. 그것은 곧 보이지 않으며 잡히지 않는 세계와 존재를 규정하고 또 변화시키는 ‘수행적’ 과정 자체이다. ‘감정’ 연구가 가닿고자 한 미래는 유동하는 힘이 만들어내는 변화와 그것이 조망하게 하는 다른 현실이라고 이 책은 말한다. 책의 1부 1장에서는 그간 감정연구가 특히 한국사회에서 어떤 지도를 그리며 전개되고 있는지를 충실하게 살펴보고, 축적된 문헌자료들 속에서 저자 자신의 문제의식과 연결되는 것들을 선별하여 비평한 뒤, 운동성, 변화, 미래에 대한 책의 논지의 근거를 마련한다.
2장과 3장에서는 미래에 대한 구상이 근대 이후를 조망하는 것이었음을 보여주는, 근대 초기 한국의 사례들을 비평한다. 2장에서는 김기진의 ‘프로문학’ 제창을, 실패한 사회주의 실험의 일환으로서보다는 ‘개인의 집합체’로서의 전체에 대한 관심의 확장으로 이해해본다. 3장에서는 1940년대 전후 경제불황과 전시호황을 한 몸에 겪은 비엘리트 조선인들의 부정합적 감각경험에 대해 고찰한다.
2부 「패턴 : 속물사회의 발생학」
2부는 한국전쟁에 대한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광장 통치술의 계보를 추적하는 자리에서 한국전쟁 경험이 생성한 사회변동적 힘의 흐름을 외면하기는 어렵다. 한국전쟁은 한국사회의 성격을 규정짓는 자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사건이자 경험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한국전쟁과 관련하여 포착한 키워드는 ‘속물성’이다. 한국전쟁의 경험은 ‘생존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유포될 수 있는 토대가 되었고, ‘나’의 생존을 최우선으로 하는 태도는 공공적 이슈에 무심한 탈정치적 태도를 야기했으며, 죄의식과 수치심을 상실한 속물적 태도를 불러왔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저자는 이것을 계층적 위계 구조와 그 틈새를 메우는 교양이라는 알리바이, 사회의 차별화 정동으로 부르기도 한다.
저자에 따르면 속물시대의 개시란, 성찰 없는 개인이 근대적 주체 모형의 실질을 채우기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의 속물화 경향이 양극화와 맞물려 사회는 죄의식과 수치심을 상실해갔고, 한국사회 감정구조를 관통하는 속물성은 외환위기를 통과하며 글로벌리즘 시대를 맞이한 2000년대 이후 폭발하기에 이른다고 저자는 진단한다.
3부 「연결 : 감정사회의 윤리와 집합감정의 정치학」
3부에서는 한국사회에서 ‘87년 체제’ 이후 나타난 부정적 집합감정의 흐름을 추적한다. 저자에 따르면 이는 집합감정의 행방을 파악하기 위한 필수적 선결 작업이다. 감정의 행방을 통해 저자가 확인하고자 한 것은, 나와 타인 사이, 개인과 전체 사이의 틈이자 거기로부터 드러나는 본래적 관계성이다. 연결 아니 감염의 정치학의 의미에 대한 모색이 3부에서 펼쳐진다.
특히 3부에서는 <나꼼수> 열풍의 사회정치적 배경과 그 한계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 눈길을 끈다. 풍자적 유머는 경계를 유연하게 하고 그 과정에서 해방감을 느끼게 한다. 그렇지만 풍자가 자신이 유연하게 만든 경계를 새로운 틀로 대체하지 못할 때, 풍자의 유연하게 하는 힘은 다시 기성 장벽들 속으로 포섭되거나 심지어 벽을 세우는 동력으로 활용되곤 한다. 저자는 실상 <나꼼수>에 대한 관심의 급격한 소멸은 바로 이 지점, 즉 그것이 실정적 대안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다시 현실의 진영 논리에 휘말릴 수밖에 없는 풍자적 비평의 한계와 무관하지 않다고 쓴다.
4부 「상상 : 공공감과 광장의 젠더」
2010년대 중반 이후 한국사회는 소용돌이의 시간을 지나왔으며 여전히 통과하는 중이다. 저자가 보기에 신자유주의 시대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