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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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공쿠르 상 수상작 그간의 작품에 상을 수여하지 못한 잘못을 이제야, 바로잡을 수 있게 되었다! _공쿠르 상 위원회 『지도와 영토』는 현대 프랑스 문단이 가장 주목하는 작가이자 우리 시대 최고의 논쟁적 작가 미셸 우엘벡의 다섯번째 장편소설로, 2010년 공쿠르 상 수상작이다.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한 예술가의 통렬한 일대기인 이 소설은 예언가적 시선으로 그려낸 현대 문화예술계의 정교한 지형도이자 21세기에 대한 적확한 비평으로도 읽힌다. 그동안 천착해온 서구 자본주의 비판을 한층 세련된 방식으로 풀어내며 특유의 냉소적 유머와 멜랑콜리한 이야기까지 더해진 소설은 공쿠르 상 심사위원단을 매료하기에 충분했고, 만장일치에 가까운 찬성으로 수상이 결정되었다. 프랑스 문학을 다시 유럽의 중심에 돌려놓았다는 언론의 극찬이 이어졌으며, 독자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공쿠르 상 발표 전 이미 16만 부가 팔렸고 수상 이후에는 50만 부 이상의 판매를 기록했다. 어떤 책을 좋아하지 않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이 문학사에서 중대한 작품임을 인정해야 한다. _베르나르 피보(문학평론가, 공쿠르 상 심사위원) ‘문학계의 앙팡테리블’이라는 수식어에서 짐작할 수 있듯, 미셸 우엘벡은 언제나 논란의 한복판에 서 있는 작가다. 『소립자』 『플랫폼』 『어느 섬의 가능성』 등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열렬한 찬사와 격렬한 비판을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작품 속 노골적인 성행위 묘사 등이 논란에 휩싸이며 공쿠르 상 후보에서 제외되기도 했고, 특정 종교나 여성 비하 발언으로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는 작품 자체보다 작품 외적인 논란 때문에 더 유명해졌다. 그러나 어느 작가보다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향해 날카로운 안테나를 세우고 시대의 “거품과 가치를 동시에 포착”해 현 세대를 가장 사실적으로 묘파해내는 작가임은 분명하다. 서구 소비자본주의 사회를 낱낱이 해부하는 냉철한 시선, 그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고독과 절망을 말하는 시니컬한 목소리로 문단과 독자를 도발하는 그의 소설은 찬사나 비난의 대상을 넘어서서, 반드시 주목해야 할 작품이 되었다. 우엘벡에 따르면, 진정한 예술이란 “모든 사회는 저항의 목소리와 상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하며, 그 상처를 손가락으로 세게 짓누르며 끊임없이 병과 종말, 추함에 대해 그리고 죽음과 망각, 질투, 무관심, 욕구불만, 사랑의 부재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지도와 영토』는 우엘벡의 이런 예술관에 가장 부합하는 작품으로, 돈과 성공, 사랑과 죽음, 예술과 인간관계 등 한 예술가의 삶을 관통하는 몇 가지 주제를 통해 자신이 다루고자 했던 모든 것을 담아냈다. 특유의 냉철함과 예리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자극적인 논쟁거리 대신 삶과 사회에 대한 심층적인 사유와 다양한 예술담론을 현란한 언어로 펼쳐 보이며, 서구 자본주의 사회의 몰락을 바라보는 시선은 더욱 깊어졌다. 나는 세상을 이해하고 싶었다! ‘지금-여기’를 살아가는 고독한 현대 예술가의 초상화 현대 미술가인 제드 마르탱의 삶과 예술활동의 궤적을 따라가는 소설은,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 겨울날 이젤 앞에서 고뇌에 휩싸였다가 끝내 작품을 찢고 패대기쳐버리는 제드에 대한 묘사로 끝나는 강렬한 도입부, “식물의 압승”으로 표현되는 최후의 작품 경향과 생의 후반기를 보여주는 에필로그를 포함해 총3부로 구성된다. 1부는 제드의 유년 시절부터 작품활동 1기에 해당되는 시기의 이야기로, 그가 한 인간으로, 예술가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2부는 작품활동 2기에 해당하는 시기로, 작가 ‘미셸 우엘벡’과의 만남을 비중 있게 다룬다. 3부에 이르러 이야기는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되는데, 자슬랭 형사가 등장해 의문의 살인사건을 수사한다. 영원히 미제로 남을 뻔한 사건은 제드의 진술로 해결된다. 제드는 일견 남부러울 것 없는 부르주아 가정에서 성장했다. 하지만 어머니가 자살로 세상을 떠나고 건축가인 아버지는 늘 사업으로 바쁘다. 기숙학교에서 보낸 학창 시절도 외롭기는 마찬가지였다. “인간관계에 대해 크게 낙관적일 수 없었던” 그에게 인간존재란 그가 하는 일로 설명될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는 오로지 작품활동으로 존재를 증명하는 예술가로 살아간다. 예술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졸업 후 아르바이트로 상업사진을 찍으며 생활하던 제드는, 할머니의 부고를 받고 시골로 내려가던 길에 우연히 미슐랭 지도에서 미학성을 발견한다. 이것을 계기로 ‘지도 시리즈’가 시작된다. 얼마 후 제드는 ‘지도는 영토보다 흥미롭다’는 주제로 전시회를 열고, 언론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문화예술계의 혜성 같은 존재로 떠오른다. 그러나 돌연 그때까지의 작품활동을 그만두고 칠 년 이상 두문불출하며 새로운 작업에 몰두한다. 놀랍게도 이때부터 사진에서 회화로 방향을 튼다. 그리고 한 사회를 지탱하는 다양한 직업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직업 시리즈’와 ‘기업 연합 시리즈’를 발표해, 다시 한번 예술계의 주목을 받게 되고, 작품 또한 엄청난 가격에 팔리며 부와 성공을 동시에 거머쥐게 된다. 소설에서 제드 마르탱은 세상과 단절된 채 홀로 작품에만 매진하는 예술가로 그려진다. 그는 사람들도 거의 만나지 않고 사랑이든 우정이든 어떤 인간관계도 맺지 않는다. 유일한 혈육인 아버지마저 이해하지 못하며, 사랑했던 연인 올가와의 이별도 담담히 맞이한다. 문화예술계의 여러 유명 인사들을 만나지만, 피상적인 관계에 그칠 뿐이다. 그동안 우엘벡의 소설들에는 하나같이 인간관계에 환멸을 느끼는 인물들이 등장해왔다. 소외되고 고립된 현대인의 초상이라는 점에서, 제드 마르탱들도 이들과 같은 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에게서는 전작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도 엿보인다. 아버지의 관 뚜껑에 침을 뱉는 등(『플랫폼』의 미셸) 가족관계의 절멸을 보여주는 전작의 인물과는 달리, 제드는 아버지를 위해 먼 길을 마다않고 담배를 사오거나 질병에 시달리다 끝내 안락사하려는 아버지를 말리려고 스위스까지 날아가기도 한다. 연인과 헤어지고 한참이 지나서야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여 눈물을 쏟는 모습 역시 이전의 우엘벡 소설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장면들이다. 제드 마르탱, 그의 삶에서 중요한 것은 예술작품뿐인 것 같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를 예술가로 살게 한 힘은 세상을 이해하고 싶다는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는 끊임없이 스스로를 고립시키지만 그럴수록 세상을 이해하고 싶은 욕망은 점점 커진다. 아버지와 우엘벡의 초상화를 그리거나 말년에 올가에 대해 아련히 회상하는 것은 그가 미처 표현하지 못한 세상과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나름의 방식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작품 속 ‘미셸 우엘벡’ 그리고 또다른 우엘벡 작가는 소설 속에서 자신을 확장시키며 완벽한 초상화를 그린다 제드는 ‘직업 시리즈’로 두번째 전시회를 준비하고, 전시회 카탈로그 발문을 부탁하기 위해 작가 미셸 우엘벡을 찾아간다. 이렇듯, 미셸 우엘벡이 쓴『지도와 영토』에는 작가 ‘미셸 우엘벡’이 등장한다. 그의 전작들에도 ‘미셸’이라는 이름을 가진 인물들은 여럿 있었지만, 작가 미셸 우엘벡이 전면에 등장하기는 처음이다. 작품 속에 묘사된 우엘벡은 불콰한 안색에 머리는 헝클어지고 지저분하며 고약한 냄새가 나는, 세간의 관심에서 밀려난 예술가의 모습이다. 마치 다른 사람을 관찰하듯 냉정한 작가의 시선에 포착된 본인의 모습은 때로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자기 자신에게조차 통렬한 비판을 가하는 우엘벡의 자조적인 성향이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우엘벡이 소설 속에 자신을 등장시킨 것은 자기비판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이것은 확실한 ‘나’의 목소리를 구축하며 자신이 소설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욱 강렬하게 부각시키는 요소가 된다. 윌리엄 모리스나 토크빌에 대한 비평을 늘어놓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특정 공산품이 너무 빨리 사라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