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 없는 불행

페터 한트케 · エッセイ
20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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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페터 한트케의 소설. 1966년 첫 소설 《말벌들》과 첫 희곡 《관객모독》을 발표한 이래 시, 시나리오, 논문 등 가릴 것 없이 왕성한 창작 활동을 펼쳐온 저자가 1972년 발표한 《소망 없는 불행》과 1981년 발표한 《아이 이야기》를 묶은 책으로, 저자가 언어 실험적 글쓰기를 극복하고 전통적 서술 방식을 차용하여 문학의 서정성을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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目次

소망없는 불행 아이 이야기 - 옮긴이의 말 - 작가 연보

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베케트 이후 가장 전위적인 작가 페터 한트케 서정적인 필치로 풀어낸 견고한 슬픔의 미학 “독서를 함으로써 그녀는 처음으로 자신을 감싼 껍데기로부터 벗어났고 자기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법을 배웠다.” 최근 몇 년간 노벨 문학상 수상 후보자로 꾸준히 지목되고 있는 페터 한트케는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낯선 이름은 아니다. 그는 『관객모독』(1966), 『카스파』(1968),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1970), 『베를린 천사의 시』(1987) 등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독일어권 작가 중 한 사람이다. 그는 1966년 첫 소설 『말벌들』과 첫 희곡 『관객모독』을 발표한 이래 시, 시나리오, 논문 등 가릴 것 없이 왕성한 창작 활동을 펼쳐 왔다. 희곡 부문에서는 말을 해체하고 기존의 연극 이론에 반기를 들며 “자명하게 규정된 것,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을 조작된 것, 지배체제의 드라마투르기로 인식”하는 데서 출발하는 반연극론을, 산문 문학 쪽에서는 언어 실험적 스타일을 시도하면서 전통적인 서술의 큰 흐름을 거스르고자 하는 반서사적 글쓰기를 제1원칙으로 내세운 그의 창작 방식은 작품이 출간될 때마다 거센 찬반양론을 불러일으켰다. 일례를 들자면 귄터 그라스의 독일 통일 문제를 다룬 소설 『아득한 평원』을 찢으며 혹독한 비난을 퍼부은 적 있는 마르셀 라이히 라니츠키는 한트케의 작품에도 철퇴를 휘두른 반면, 비평가의 권위에 주눅 들지 않는 독일 내외 언론은 한트케의 미학적 태도에 찬사를 보냈다. 이번에 묶은 두 편의 소설 「소망 없는 불행」(1972)과 「아이 이야기」(1981)는 한트케가 언어 실험적 글쓰기를 극복하고 전통적 서술 방식을 차용해 문학의 서정성을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대략 10년의 시차를 두고 쓰인 작품이지만 이 두 작품은 한트케의 “주제 의식과 관련하여 볼 때 가장 전형적인 작품이며 그의 작가로서의 발전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작품”이라고 평가된다. 일찍이 많은 작품과 여러 인터뷰를 통해 적어도 문학 활동과 관련해서는 자신 이외의 여타의 것에 관심이 없다고 강조한 바 있는 한트케는 「소망 없는 불행」에서는 어머니의 자살을, 「아이 이야기」에서는 낯선 곳에서 아이 키우기라는 자신의 일상적 삶을 비교적 담담한 문체로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일상적인 것들에 대한 경이를 불러일으킬 만한 섬세한 감성이 글쓰기에 대한 성찰과 맞물려 객관성을 획득하고 있는데 특히 「소망 없는 불행」에서는 결코 눈물을 쏟아 내지 않지만 두 눈에 절망을 꾹꾹 눌러 넣은 듯한 단단한 질감의 슬픔이, 「아이 이야기」에서는 여러 인간관계에서 폐쇄적인 성향을 가진 작가가 아이를 키우며 이웃과 크고 작은 관계를 형성하면서 세계와 화해해 가는 과정이 읽는 이에게 직접적으로 체감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그 밖에도 날카로운 관찰과 눈부시게 반짝이는 시적 묘사 등은 여전히 한트케만의 독보적인 경지를 이루고 있다. 「소망 없는 불행」은 1971년 수면제를 다량으로 복용하고 자살한 어머니의 죽음을 겪은 후 쓴 산문으로, 작가는 어머니의 일생을 회상하면서 전후의 사회적 모순과 정치 상황, 또 생활고를 조명하고 그런 와중에도 가정에서, 사회에서 억압당하는 여성이 자의식을 획득해 가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주변 세계에 무관심하던 작가는 어머니의 삶을 돌이켜보면서 자신의 과거를 긍정하게 되고 기타 사회적 제반 상황들에 대해 성찰하면서 어머니의 불행했던 과거 혹은 현재와 소통한다. 다시 말해 이 작품에서는 아무것도 소망할 수 없었던 한트케 자신의 유년 시절 및 그의 조국 오스트리아의 역사, 그리고 어느 나라에서나 공통분모를 찾아볼 수 있는, 역경에 처했을 때 누구보다 더 먼저 희생될 수밖에 없었던 우리 어머니들의 삶을 읽을 수 있다. 또 하나 이 작품에서 눈여겨볼 만한 것은 한트케의 치열한 작가 정신이다. 한트케는 바로 자기 어머니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객관성을 잃고 감상적으로 몰입하려 하는 자신에게 끊임없이 글쓰기의 반성적 측면을 환기하면서 어머니의 불행했던 삶과 그것을 언어로 전달하는 작가로서의 사명감 사이에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어머니가 죽은 뒤 얼마간은 그녀가 죽은 바로 그 요일만 되면 그녀의 죽음이 특히나 생생하고 아프게 느껴졌다. 금요일마다 고통 속에서 동이 트기 시작했고, 또 날이 어두워졌다. 밤안개에 싸인 시골의 노란 가로등, 더러워진 눈[雪]과 운하에서 풍기는 악취, 텔레비전 보는 소파에 앉아 팔짱 낀 팔. 마지막으로 변기에 물 내려가는 소리, 두 번. (……) “어쩌면 우리가 알지 못하고 상상할 수조차 없는 새로운 절망이 있을지도 모르지.” (84~85쪽) 「아이 이야기」는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것으로 한트케가 연극 배우였던 첫 부인과 결별한 후, 딸 아미나를 맡아 기른 경험을 토대로 하여 쓰였다. 그는 파리와 독일의 여러 도시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남자로서 아이를 키우며 겪은 이야기들을 매우 담담하게 기록하고 있다. 담담한 필체와는 달리 이 작품은 한트케가 작가로서 진일보했음을 보여 주고 인간으로서도 한 단계 더 성숙했음을 보여 준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여러 의미에서 “폐허”로 가득 찬 자신의 어린 시절로 인해 가정생활이라든가 가족 관계 등에 매우 부정적이었던 자신이 딸을 키우며 그것들의 소중함을 인식해 가고 결국 한 인간 속의 소우주까지도 발견하게 되는 과정이 이 작품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아직 잠이 덜 깬 남자는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그 흙탕물을 응시했다. 위층에선 아이가 무언가 성에 차지 않는지 계속해서 소리쳐 불렀고 아이의 목소리는 점점 더 절박해졌다. 마침내 끔찍한 일이 일어난 것 같은 소리가 났다. 무릎까지 올라오는 물에 잠겨 서 있던 남자는 분별을 잃었고 누군가를 쳐죽을 것 같은 기세로 뛰어올라가 젖먹던 힘을 다해 아이의 얼굴을 때렸다. 그런 자신의 행동에 깜짝 놀란 것도 거의 같은 순간이었다. (……) 저주받을 자로서 그는 아이 앞에 쪼그리고 앉아 지금까지 인류가 표현할 수 없고 또 생각할 수 없는 구식의 어투로 말을 건넨다. 그러나 그런 말을 들은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고 언젠가 그런 적이 있었단 것처럼 소리 죽여 울면서 맑고 빛나는, 뿌연 물기를 없앤 두 눈을 잠깐이나마 들어 보인다. 비참한 한 인간에게 그보다 그럴듯한 위안은 드물었다. (122쪽) 그 풍경에서 밝게 빛나는 것은 발코니의 창문 턱과 길바닥에서 반짝거리는 사각의 창문, 그리고 그 길을 걸어가고 있는 아이들이 등에 멘 책가방과 금속 자물쇠와 이름표이다. 그때 금속 자물쇠와 이름표에서 발한 빛이 서로 연결되어 우주의 모서리를 불태우는 유일한, 유일한 글귀, 눈에 꽂혀 해독될 수 있는 글귀 쪽으로 쏟아진다. 그리고 그걸 보고 있는 남자는 여기서, 그리고 나중에라도 한 아이의 모든 이야기에 언제나 부합될 어떤 시인의 문장을 깊이 생각한다. 바로 “칸틸레네―사랑과 모든 열정적인 행복이 충만하길.”이라는 문장을. (177~178쪽) 독창적인 언어를 통해 인간 경험의 주변부와 특수성을 탐구한,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작품. ―노벨 문학상 선정 이유 수록 작품 소망 없는 불행 ‧ 아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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