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명료하고 명쾌하며 종종 시적으로 쓸 뿐만 아니라
과학자로서 설명과 해석에도 많은 공을 들이는 작가” _올리버 색스
인간의 회복탄력성과 학습하고 적응하는 능력에 대한 찬가
보고 듣는다는 심상한 능력을 완전히 새롭게 받아들이게 만드는 책
내게 없던 감각이 생기면 어떤 느낌일까?
보고 듣는 것은 저절로 일어나는 일일까?
신경생물학자가 들려주는 감각과 지각의 본질
유년기 내내 앞을 보지 못하다가 앞을 볼 수 있게 된다면 어떨까? 또는 난생처음 소리를 듣게 된다면? 많은 비장애인들은 시력이나 청력을 회복한 성인들이 큰 기쁨을 느낄 거라 생각하지만 보통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들은 무의미한 장면과 소리에 시달리게 된다. 어쩔 줄 모르고 비관하여 계속 살아갈 의지를 잃는 사람들도 있다. 여기 태어날 때부터 시력이 거의 없었던 소년 리엄과 청각장애를 안고 태어난 소녀 조흐라가 있다. 이들은 각각 십대 초중반에 감각을 회복하는 외과 수술을 받은 후 보고 듣는 법을 배우기 위해 좌충우돌하며 건강하고 독립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리엄과 조흐라는 어떻게 보고 듣는 법을 스스로 깨우쳤을까? 두 사람의 사례가 ‘우리 모두가 세상을 인식하는 방법’에 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수 있을까?
선천적 입체맹이었다가 중년에 들어서야 세상을 입체로 보게 된 신경생물학자 수전 배리는 리엄과 조흐라를 10년 동안 가까이서 지켜보며 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자신의 경험과 두 사람의 사례를 통해 저자는 지각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한다. 우리는 눈을 카메라처럼, 귀를 마이크처럼 여기면서 지각을 수동적, 객관적, 기계적인 과정으로 생각하지만, 이 책에서 저자는 지각을 지극히 개인적인 행위로 놓고 탐구한다. 우리의 환경, 관계, 행동은 삶 전반에 걸쳐 감각을 형성하고 재구성한다. 저자는 왜 어떤 사람들은 새로운 감각에 적응하고 어떤 사람들은 그러지 못하는지, 왜 두 사람이 같은 세계를 다르게 지각하는지에 대한 해답은 단순히 당사자의 생리적 특성에 좌우되지 않고 개인의 역사와 인생 행로에 달려 있다고 이야기한다.
리엄과 조흐라는 10년에 걸쳐 내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이야기들은 지각이 개인적이고 사적인 성질을 갖고 있다는 것, 그리고 우리들 모두가 함께 공유하는 물리적, 사회적 세계에 맞추어 각자의 지각 체계를 바꾸고 적응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_30쪽
선척적 감각 장애가 있던 이들이
성인이 되어 감각을 회복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감사와 기쁨으로 충만할까?
‘결정적 시기’ 이후에는 새로운 감각을 발달시킬 수 없는 걸까?
책은 ‘SB’라 불린 환자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생후 10개월에 실명 진단을 받은 그는 52세에 각막 수술을 받고 난생처음으로 귀나 손이 아닌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흥분과 호기심도 잠시, 볼 수 있게 된 후에도 그는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눈을 돌리거나 사람들의 얼굴을 쳐다보지 않았고, 정상 시력을 가진 사람들이 하듯이 주변 환경을 탐색하지 않았다. 건강하고 외향적이었던 그는 점점 더 우울해지고 의기소침해지더니 병을 얻어 2년 만에 사망하고 말았다. 30년 넘게 귀가 들리지 않는 상태로 살다가 인공와우를 이식받고 청력을 회복한 작가 베벌리 비더만도 새로운 감각이 버거웠다고 말한다. 그는 수술 후 소리가 들리는 상태에 “모든 것이 무너져내리는” 느낌을 받았고, “딱 죽고 싶은 기분”이라고 썼다. 이렇듯 유년기 이후 감각을 새로 얻은 시각 및 청각장애인에게 쏟아지는 감각 입력들은 반가운 선물이 아니라, 이전까지는 자신감도 있고 사회에서 유능하게 활동했던 성인들을 우울과 좌절에 빠지게 만드는 감각의 폭격이 되는 경우가 많다. 독일의 심리학자 마리우스 폰 센덴은 유년기를 지나 시력을 회복한 사례 66건을 검토한 결과 거의 항상 심리적 위기가 뒤따랐다고 보고했다. 갓 태어난 고양이나 원숭이의 한쪽 눈을 한동안 가리면 뇌 연결이 바뀌어 양안시를 잃게 된다는 연구는 이런 비관적 보고에 과학적 힘을 싣는다. 그렇다면 생애 초기의 중요한 발달 시기에 감각을 잃어버리면 뇌는 더 이상 새로운 감각을 발달시키지 못하는 걸까? 신경생물학자 수전 배리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리엄과 조흐라의 사례를 제시한다. 그리고 두 사람이 새로운 감각에 적응하기 위해 시도하는 일들은 우리 모두가 하는 일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주로 21세기에 실시된 연구들은 성인의 뇌가 애초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가소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었으며, 이런 가소성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신경생물학적 메커니즘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성인의 뇌는 어린이의 뇌만큼 유연하지는 않지만, 시력과 청력을 상실한 나이 든 성인들에게도 훈련이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임상 논문과 과학 논문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_292쪽
우리는 ‘지각의 운동선수’들이다
태어날 때부터 거의 시력이 없었던 소년 리엄과
청각장애를 안고 태어난 소녀 조흐라가 수술 후 얻은
새로운 감각에 적응해가며 자기만의 방법을 찾는 이야기
책의 1부는 ‘보는 법을 배운 소년’ 리엄 매코이의 이야기이다. 리엄은 1990년생으로, 태어났을 때부터 시력이 거의 없었다. 그가 또렷하게 볼 수 있는 범위는 코에서 3인치(약 7.5센티미터) 정도로, 멀리 있는 사물은 흐릿하게 보이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보이지 않았다. 이는 심한 근시, 사시, 백색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는데, 근시는 “떨어뜨리면 안경이 망가지는 대신 안경이 떨어진 곳이 손상되는” 두껍고 튼튼한 안경으로 교정했고, 사시는 세 차례에 걸친 안구 근육 수술로 치료했다. 세 살 때 첫 번째 사시 수술을 받고 리엄은 “엄마 뒤에 있던 재미있는 다른 엄마는 어디 갔어요?”라고 물었다. 사시로 인한 복시(double vision) 때문에 리엄의 눈에는 엄마가 둘로 보였는데, 이 두 번째 엄마는 테이블 위를 걷거나 공중을 떠다니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이런 조치들에도 불구하고 이미 심하게 좋지 않았던 눈은 점점 나빠져서 리엄은 사실상 실명 상태에 이르렀다. 결국 리엄은 15세에 인공수정체 이식 수술을 받았다. 이 수술로 시력 자체는 극적으로 개선되었지만 그가 보는 것은 사물이 아니라 파편화된 선과 색뿐이었다. 예를 들어 길을 걷다가 선이 보이면 “그것이 보도블록 사이의 경계인지, 시멘트에 금이 간 것인지, 막대기의 윤곽인지, 가로등이나 전봇대가 드리운 그림자인지, 보도에 계단이 나타난 것인지” 매번 집중해서 판단해야 했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남다른 균형 감각과 운동 능력을 보이며 도전 앞에서 주눅 든 적이 없었던 리엄은 새로 얻은 시각을 적극적으로 시험하며 상황에 따라 흰 지팡이, 휴대용 GPS, 점자 읽기를 활용해 세상 속에서 더 잘 기능하기 위한 자기만의 방식을 만들어나간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듣는 법을 배운 소녀’ 조흐라 담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시각과 청각 모두 주변 사물을 인식하는 데 사용되지만, 공간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움직이기 위한 힌트를 제공하는 것이 시각이라면,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사용하는 감각은 청각이다. 1988년 탄자니아에서 태어난 조흐라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청력에 문제가 있어 총소리, 항공기 엔진 소리 정도인 90데시벨 이하의 소리는 듣지 못했다. 보청기도 결국 소용이 없어져서 12세가 되던 해에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받았다. 수술비는 친척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으고 대출을 받아 지불했다. 하지만 수술 뒤 그의 귀에 들리는 것은 목소리, 자동차 소리, 빗소리 등 모든 소리가 뒤섞여 알아들을 수 없는 불협화음이었다. 처음에는 모든 소리가 무섭기만 했지만 수많은 시행착오와 너무 어렵고 힘들어서 눈물범벅이 되곤 했던 훈련 끝에 조흐라는 소리를 편안하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볼 수 있는 것만 인식했던 조흐라에게 보이지 않는 것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갑자기 벽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