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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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비속어를 빼고는 말을 못하겠어요." 학교에서 느꼈던 감정을 비속어를 빼고 말해보라는 질문에 한참을 망설이던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의 답변이다. 비속어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항상 문제시되어왔다. 각종 인터넷, 방송, SNS 등 매체의 발달로 많은 정보와 사회 문제들이 여과 없이 전달되고 어느 때나 있어온 비속어 문제는 언어 폭력의 대명사로 확대되어 갈수록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비속어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만약 없어지지 않을 비속어를 문제시한다면, 그것은 비속어 존폐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비속어 남용남발에 관한 문제여야 하지 않을까? 어떻게 근절시킬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덜 쓸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하는 시기인 것이다. 국어 겸 사서 교사인『B끕 언어』의 저자는 거친 비속어가 난무하는 교육현장에서 왜 비속어를 쓰면 안 되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고 답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비속어는 쓰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쓰려면 알고 써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B끕 언어』에서 다뤄지는 70여 개의 비속어는 우리 일상의 언어처럼 자리 잡은 단어들로, 사전적 의미를 따르기보다 저자만의 언어로 재해석되고 있다. 또한 구체적으로 낱낱이 파헤쳐지는 비속어의 어원과 의미 등은 알고 나면 적잖은 충격을 던져주기도 한다. 교육 현장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공감이 갈 만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비속어의 세계로 안내한다. 쓰지 않았으면 하는 비속어에는 대체어도 함께 담았다. 왜 비속어를 쓰면 안 돼요? 또 다른 나 B끕, 속이 뻥 뚫리는 까스활명수, 친근함과 불쾌함 사이의 양날의 칼, 과유불급…. 비속어를 정의하는 말들이다. <B끕 언어>의 저자는 비속어가 반드시 버려야 할 것들도 있지만 때론 삶을 말랑말랑하고 유쾌하게 만들어주는 것들도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비속어를 저자는 ‘B끕 언어’라고 칭했다. A급과 B급을 철저히 나누는 사회에서 루저의 이미지인 B급, 그러나 누가 뭐래도 ‘B끕 언어, 비속어’는 B급 문화를 대표한다. 그 나름대로 매력이 다분한. 솔직하고 당당한. 무미건조한 삶을 유머러스하게 만들고 빵빵 터트리게 해주는 언어. <B끕 언어>는 비속어 하나하나마다 어떤 의미인지, 무엇을 표현하기 위해 쓰는 말인지, 언제 써도 되는지 안 되는지에 대한 생각을 던져주는 책이다. 만약 세상에 비속어가 없다면? 비속어가 없는 세상은 어쩌면 서로 간의 다툼과 미움이 사라진 세상일지도 모른다. 사랑과 존중만이 가득한 사회일지도 모른다. 세상은 그렇다치고 사람은? 언어는 개인의 감정을 표현한다. 감정을 표현하는 언어 중에서 비속어가 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인간은 감정을 언어라는 매체를 통해 분출시켜야 하는데 비속어가 없다면 분출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심각한 마음의 병에 걸릴지도 모를 일이다. 비속어가 없다면 웃음 중에 많은 부분도 같이 사라질 것이다. 상황에 따라, 이야기 방식에 따라 다르겠지만 약간의 비속어는 웃음 유발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 늘 바르고 곧은 사람보다 조금 흐트러져 보이고 빈틈 있는 사람이 좀 더 인간적으로 보일 수 있듯이, 비속어도 그런 윤활유와 조미료 같은 매력을 가지고 있다. 물론 나쁜 의미의 비속어도 있다. 상대방을 극도로 폄하한다거나 비난하는 비속어도 있다. 어쩌면 그런 질 나쁜 비속어들 때문에 모든 비속어가 근절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닌지. 어떻게 덜 쓸 수 있을까? 5분 비속어 수업 한 매체의 발표에 의하면 청소년들의 90% 이상이 비속어를 사용한다고 한다. 현재의 비속어 사용은 성적의 높고 낮음과는 상관없다. 성별과도 관계가 없다. 성인들도 마찬가지다. 어느덧 비속어는 일상의 언어가 되버린 것이다. 비속어 문제의 일환으로 중고등학교에서 '비속어 수업'을 하는 학교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비속어의 어원과 정의를 강의하는 것이다. 딱히 어원 같은 것에 신경쓰지 않던 학생들의 반응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얼굴이 붉혀지는 단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B끕 언어>의 저자도 수업시간에 '5분 비속어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책 내용에서도 최소한 수업 시간만큼은 비속어 사용이 확연하게 줄어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성인이 되어 비속어를 너무 자주 쓰면 다른 사람들의 눈총을 받는다. 스스로도 좀 부끄러운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비속어 수업'이 나름의 효과를 보는 이유일 것이다. 또한 <B끕 언어>가 지금 이 시점에 꼭 필요한 이유이다. 비속어는 쓰지 말아야 하는 것이 아니고 알고 써야 한다. 알면 덜 쓰게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