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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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도 힘든 인생을 경험한 강력한 내공의 소유자들 모두가 힘들다고 한다. 경제는 그 바닥을 모른 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IMF라는 국가적 위기를 극복한 바 있지만,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고 희망이라는 단어마저 사치스럽게 느껴지고 있는 요즘이다. <나는 펜이고 펜이 곧 나다>에 등장하는 만화가들은 모두가 ‘절망과 고통의 달인’들이다. 어느 누구보다도 처절한 인생을 경험하고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자들이기 때문이다. 만화가라는 직업을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았던 시대에 펜과 종이만을 가지고 용기 있는 선택을 한 만화가들... 어쩌면 현재의 위기는 그들이 이미 겪고 그려낸 종이 한 장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만화에 대한 일념 하나로 버텨온 자들의 이야기 <나는 펜이고 펜이 곧 나다>는 2004년 를 새롭게 펴낸 개정판이다. 한국 만화계에서 빠져서는 안 될 인물들이지만, 첫 출간 당시 사정상 미처 포함되지 않았던 박인권, 김동화, 그리고 장애인 만화가 지현곤이 추가되었다. 그 외에도 이현세의 서문이 추가되었으며, 출간 이후 세상을 떠난 고우영, 박봉성에 관한 내용들이 수정 및 보완되었다. 시련을 거듭한 내공의 소유자들에게는 재미있고 감동적인 일화들이 넘쳐난다. 무인도에서 문하생 세 명을 데리고 오개월간 로빈슨 크루소처럼 사냥을 해가며 고립된 생활을 한 만화가 박인권. 머리를 빡빡 깎고 이들은 무인도에서 흑염소를 잡아먹기도 하며, 간혹 그 곳을 찾는 낚시회 동호회원들을 통해 원고를 서울로 보내고 가끔씩 라면도 얻어먹었다고 한다. 철따라 품목을 바꿔가며 행상을 하면서 가정을 어렵게 꾸려나가시던 어머니가 어느 날 큰맘 먹고 공갈빵을 사드셨는데, 한입 깨물자마자 와사삭 부서져 땅에 떨어질 때 모자(母子)에게는 마치 그 소리가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 같았다는 만화가 김동화의 이야기. 초등학교 1학년 때 찾아온 척추결핵으로 40여 년 동안 한 평 남짓한 공간에서 발을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신체조건으로 만화가의 꿈을 키워온 장애인 만화가 지현곤. 이들의 이야기는 절망이라는 감옥에 갇힌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의 열쇠를 쥐어준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겪어봐야 진정한 인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만화는 더 이상 하찮은 장르가 아니다. 하지만 만화가 하찮은 취급을 받을 때 만화계에 몸을 던진 이들의 고난과 역경이 <나는 펜이고 펜이 곧 나다>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들의 이야기가 단순한 재미뿐만 아니라 감동을 주는 것은, 어느 때보다도 우리가 그들의 상황에 조금이라도 공감할 수 있는 현재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인내의 미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자신의 자리에서 성공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는 만화가들의 이야기는 절망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많은 사람들에게 등대 역할을 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