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로렌스 재단과 정식 계약을 맺고 출간하는 결정판 텍스트 『채털리 부인의 연인』은 D. H. 로렌스의 마지막 소설이자 20세기를 대표하는 문제작이다. 이 작품은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에로티시즘의 대명사쯤으로만 인식된 채 ‘채털리 부인의 사랑’ 혹은 ‘차타레 부인의 사랑’과 같은 부정확한 제목을 달고 수십 종이 출간되었다. 출판 금지 과정을 거치면서 훼손되었던 원고가 이후에도 그대로 출판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이를 바탕으로 번역이 이루어졌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출판부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1993년 ‘결정판’ 무삭제 텍스트를 출간하였으며, 민음사에서는 로렌스 재단과 이 판본을 정식으로 계약하여 『채털리 부인의 연인』을 완역, 출간하였다. 『채털리 부인의 연인』의 창작과 출간에 얽힌 이야기들 『채털리 부인의 연인』은 로렌스가 사망하기 약 2년 전에 완성한 작품으로, 이 작품이 최종 탈고되기까지는 특이하게도 두 번의 완전한 재창작 과정이 있었다. 유럽과 호주, 미국 등지를 전전하며 살던 로렌스는 1925년 하반기에 미국 뉴멕시코 주에서의 생활을 청산하고 유럽에 돌아와 전에도 거주한 적이 있던 이탈리아의 피렌체에 자리를 잡는다. 그리고 이듬해 여름 그는 런던과 고향 이스트우드 등지를 방문하고 돌아오는데, 그의 마지막 영국 방문이 된 이 여행으로 로렌스는 영국의 산업 사회와 물질문명에 대한 환멸감을 다시금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피렌체로 돌아온 로렌스는 영국 방문을 통해 얻은 생각들을 반영하는 새 소설의 집필에 들어가 다음 해인 1927년 3월에 이를 완성한다. 바로 이것이 『채털리 부인의 연인』의 첫 번째 원고이다. (이 원고는 로렌스 사후인 1944년에 ‘채털리 초판본’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된다.) 그런데 로렌스는 곧 이 작품을 다시 고쳐 쓰기 시작하여 그해에 두 번째 판본을 완성한다. (이 원고는 1972년에 ‘토머스와 제인 부인’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된다.) 하지만 그는 이 두 번째 원고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또다시 고쳐 쓰기 시작하여 마침내 1928년 1월에 ‘채털리 부인의 연인’이라는 제목의 최종본을 탈고하기에 이른다. 최종본이 완성되고서도 『채털리 부인의 연인』은 합법적으로 출판되기까지 그 어느 소설보다도 어려운 곡절을 겪어야 했다. 로렌스 자신도 작품을 완성하고서 이 소설이 제대로 출판되기 어려우리라는 것을 어느 정도 예상했는데, 실제로 당시 출판사들은 노골적인 성 묘사와 비속어를 삭제하는 한에서만 작품을 출판해 주겠다고 하기도 했다. 하지만 로렌스는 삭제 요구를 거절하고 1928년 7월에 그가 거주하고 있던 피렌체에서 한 서적상에게 의뢰하여 자비로 이 소설을 출판하는 일을 감행한다. 이때 로렌스는 1000부를 찍고 이어 11월에 추가로 200부를 찍어 지인들을 중심으로 팔았는데, 작품은 곧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즉각적으로 영국과 미국에서 판금이 된 채 무수한 해적판들만 불법적으로 쏟아져 나와 은밀하게 비싼 값으로 유통되기 시작했다. 해적판들의 난무를 막기 위해 로렌스는 이듬해인 1929년 3월에 파리에서 서문을 붙인 무삭제판을 염가본으로 3000부를 인쇄하지만, 영국과 미국에서는 출판 금지와 불법 해적판 유통이 계속되었다. 이런 상태는, 로렌스가 사망한 지 두 해 뒤인 1932년에 영국과 미국에서 삭제판이 출판된 것을 제외하고는, 로렌스 사후 거의 30여 년이 지나도록 계속되었다.하지만 1959년에 미국의 그로브(Grove) 출판사가 마침내 이 소설을 과감하게 무삭제로 출판하고 이어 탄압하는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여 이김으로써, 『채털리 부인의 연인』은 드디어 미국에서 합법적 출판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영국에서도 바로 이듬해인 1960년에 펭귄 출판사가 법정 투쟁에서의 승리를 통해 『채털리 부인의 연인』의 합법적 출판을 이루어낸다. 60년 간 계속되어 온 수많은 오류를 바로잡은 무삭제 결정판 번역 그러나 이렇게 출간된 펭귄 판의 텍스트는 여러 문제가 제기되어 왔는데, 그 경위는 다음과 같다. 1928년 피렌체에서 자비로 출간할 당시, 로렌스는 『채털리 부인의 연인』의 육필 원고를 4명이 넘는 타자수를 고용하여 인쇄에 사용할 타이프라이터본(typescript)으로 만든 다음 이것을 그해 7월에 출간하였다. 그리고 1960년에 이 타이프라이터본을 바탕으로 펭귄 출판사는 영국에서 처음으로 『채털리 부인의 연인』의 공식적인 무삭제판을 발행하였다. 그런데 여러 명의 타자수를 고용해 인쇄본을 만드는 과정에서 로렌스가 의도하지 않은 여러 가지 오류(생략, 탈락, 오타)와 변형이 상당히 많이 이루어졌으며, 여기에 또 인쇄 과정에서 식자공들에 의한 오류나 출판사 측의 변형 등이 가해졌다. 1960년의 펭귄 판은 단어의 철자와 같은 명백한 오타만을 바로잡았을 뿐 타이프라이터본과 피렌체본이 지닌 이러한 임의의 변형과 오류들은 그대로 방치했다. 그러나 1993년 케임브리지 대학교 출판부에서는 로렌스의 육필 원고와 타자본 그리고 피렌체본 등을 모두 철저히 고증하고 비교하여 바로 위와 같은 오류나 변형을 확실히 바로잡아 로렌스가 의도했던 텍스트를 거의 완전하게 복원함으로써 최초이자 유일한, 따라서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판본을 만들어냈다. 1993년 케임브리지 판에서 바로잡은 예는 다음과 같다. ⑴ 로렌스의 원래 의도와 다르게 수정된 표현이나 단어를 복원한 경우 ① Even a Maupassant found it a humiliating anti-climax. : 모파상 같은 사람조차 이것을 굴욕적인 엿 먹이기로 여겼다.(민음사 2권, 23쪽)―펭귄 판에는 humiliating 대신 ridiculous(우스꽝스러운)라는 단어가 사용되어 어감이 약하고 뜻이 다르게 전달되었다. ② It sounds like going to have your hair cut. 머리라도 깎아버릴 예정 (민음사 1권, 49쪽)―펭귄 판에는 hair 대신 tonsils(편도선)이라는 단어가 잘못 들어감으로써 완전히 문장의 뜻이 뒤바뀌었다. ⑵ 타자수나 식자공의 잘못된 오타로 인해 다른 단어로 바뀐 것을 바로잡은 경우 ① amid a whole yapping of envy and malice질투와 악의가 온통 요란하게 짖어대는 가운데(민음사 1권, 239쪽)―펭귄 판에는 yapping 대신 sapping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질투와 악의가 온통 빨려나가는 가운데”라는 엉뚱한 해석이 나온다. ② go out of his aura그의 체취와 기운을 벗어나 떠나가기(민음사 1권, 116쪽)―펭귄 판에는 aura가 arms으로 오기되는 바람에 “그의 품에서 빠져나가기”로 뜻이 바뀌었다. 이는 이미 그가 방에서 나간 상태이므로 어색하게 읽힐 뿐만 아니라 문맥상 그를 떠나 이탈리아로 가야 하는 상황에 대한 코니의 안타까운 심정이 제대로 표현되지 못했다. ⑶ 누락된 구절을 복원한 경우 ① convert the coal into electric power, there at the pit-head, and sell the power.석탄을 갱구에서 바로 전력으로 변환하여 그것을 판매하는 것(민음사 1권, 239쪽)―펭귄 판에는 밑줄 친 부분이 누락되어 ‘석탄을 전력으로 변환하는 것’으로 뜻이 단순화되었다. ② He fastened fluffy young oak-sprays round her head, and honeysuckle withes round her breasts 어린 참나무 잔가지를 그녀의 머리에다, 그리고 인동덩굴 실가지는 그녀의 양 젖가슴에다 빙둘러가며 매달아놓고는(민음사 2권, 151쪽)―펭귄 판에는 밑줄 친 부분이 누락되어 ‘어린 참나무 잔가지를 가슴에 두른 것’으로 단순화되었다. ⑷ 문장 전체가 완전히 통째로 누락되어 펭귄 판에는 없는 것을 복원한 경우 ① His very plays were a sort of insanity.그의 희곡 작품이란 것들 역시 일종의 미친 짓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