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_전통시대 핵심 전쟁무기들이 펼치는 화력의 향연
_역사적으로 고증되고 과학적으로 해부된 전쟁의 역사
_새롭게 드러나는 첨단무기 강국 조선의 면모
이 책은 우리 민족이 가장 장기로 여기는 활과 국가적 사업으로 개발돼 오늘날까지도 사용되고 있는 화약병기, 다연장로켓의 원조인 화차, 해상에서의 탱크 거북선, 조선 최고의 전함 판옥선, 신관 장치로 자체 폭발하는 비격진천뢰 등 고구려부터 조선까지 전통시대를 대표하는 첨단무기들을 열전 형식으로 다루고 있다.(*제목에 대한 설명: 조선시대 무기들이 대다수이고, 조선시대가 전통무기의 역량이 최대화된 시기라는 점에서, 화력무기를 위주로 다뤘다는 점에서 책의 제목을 ‘화력 조선’이라 정했고, 각 시기 첨단무기들은 모두 외부에 알려지지 않게끔 철통같은 보안 속에서 기술개발이 이뤄졌기 때문에 ‘전통 비밀병기의 과학적 재발견’이라는 부제를 사용했다.)
이 책의 의의는 첫째, 전쟁사와 전통무기를 연구한 학계의 전문가가 지난 10여년 진행해온 전통무기 및 전쟁에 대한 연구를 이 한권에 집약함으로써 전통시대를 대표하는 무기들이 개발되고 사용된 역사적 배경, 작동원리, 파괴력, 활용 실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게 했다는 점이다. 단순히 무기들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무기 한 점에 스며든 각 시대의 처한 현실, 왜 그러한 무기가 제작되었고, 어떤 과정을 거쳐서 그런 형식으로 탄생했으며, 기술적인 난점을 극복하는 과정, 외국의 무기들이 우리나라 지형과 전쟁형태에 맞게 변형되어 수용되는 모습을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서술했다.
둘째, 활을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화력 무기를 위주로 다룸으로써 최무선의 화약병기부터 대원군이 개발한 소포·중포까지의 발전사를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 과정에서 저자는 우리나라가 조선중기까지 첨단무기의 과학성과 위력 면에서 결코 세계적인 수준에서 떨어지지 않았지만, 조선중기 이후 당쟁에 휘말리면서 이러한 무기개발 노력이 심각하게 둔화됨으로써 현대로 계승되지 못했다는 점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셋째, 이 책은 전쟁과 무기라는 프레임을 통해 역사를 바라봄으로써 우리나라가 수많은 외침으로부터 나라를 지킬 수 있었던 진정한 저력이 무엇인지를 재인식하게 해준다. 특히 이 책은 조선시대의 무기 개발과 관련된 움직임들을 상세히 소개함으로써 바깥으로 드러나는 정치사회사적인 흐름과는 달리 내부적으로 조선의 운영자들이 어떤 고민과 전망 속에서 외세에 맞서고자 했는지를 드러내고 있다.
넷째, 매 장마다 새롭게 등장하는 무기들의 과학적 원리를 설명하고, 관련 도판과 도표를 통해 상세하게 설명함으로써 단순히 흥미로운 이야기를 넘어 전통무기의 역사와 과학을 독자의 뇌리에 깊이 있게 각인시킨다. 한 점의 무기에 한 국가의 과학역량이 모두 투입된다는 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철포와 각궁에 구현된 전통시대의 물리학과 화학, 세밀한 수학적 계산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아래에는 본문의 주요 대목을 직접 인용하면서, 전통 비밀병기의 구체적인 면모와 이 책을 통해 새롭게 드러나는 역사적 인식을 살펴보고자 한다.
고려의 최첨단 금속제련 기술 재조명
화약 개발에 기울인 최무선의 노력 재조명
“고려의 금속 기술은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수준이 훨씬 높은 것이었다. 이미 청동기 제품이 대량생산되었고, 거대한 불상을 창조해낼 정도로 제철기술이 발전했다. 또 거푸집 기술과 규격화된 제품의 대량생산 기술이 집약된 청동 활자라든가, 중국에서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고려동高麗銅’, 팔만대장경에 쓰였던 순도 97~99퍼센트의 마구리 구리판 등은 놀라운 동 제련기술을 보여준다. 고려 금속기술은 화약병기를 제조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로 탁월했다. 다만 관건은 화약을 어떻게 제조하는가였다.”_ 14쪽 ‘화약 개발을 둘러싼 모험’
화약병기는 고려와 조선의 획기적인 조선술 발전 불러
현재 조선 강국도 이런 전통이 없었다면 불가능
“특히 진포해전은 우리 해전사상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다고 할 만하다. 우선 자체 생산한 화약과 화포로 장비한 수군이 치른 최초의 해전이었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고, 또 하나는 해전술상 화포가 장비된 전함이 투입되어 함포 공격을 감행한 최초의 전투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대형 화포를 장착한 군선의 등장은 기존의 해전 형태를 획기적으로 바꿔놓았다. 동서양을 불문하고 고대와 중세의 해전은 배를 타고 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육상 전투와 별다를 바가 없었다. 양측은 배를 몰며 활을 쏘다가 거리가 가까워지면 서로의 배에 뛰어올라 창칼을 겨누고 육박전을 전개했다. 이처럼 배위에서 벌어지는 백병전의 성공률은 매우 낮은 것으로, 비록 승전을 거두더라도 피차간에 막대한 희생을 치르기는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화약병기가 등장하자 원거리 공격이 가능해졌고, 화포를 많이 싣기 위해서는 더 크고 튼튼한 배가 필요해 조선술의 발달도 뒤따르게 되었다.”_32쪽, ‘세계 해전사의 흐름을 바꾼 최무선’
세종 대에 화력 무기 전면 개량 착수…『총통등록』간행
사거리 1300보 최장거리 대형화포 ‘천자총통’…정밀과학의 산물
“고려 말 급진적으로 발전하던 화약병기는 1392년 조선왕조가 건국된 이후 일시적으로 주춤하다가 이후 부국강병책으로 새롭게 인식되면서 재도약하기 시작했다. 특히 세종은 지상 전투에서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화약 병기를 개발하는 데 주력했는데, 이는 평안도와 함경도에 산악과 삼림이 많은 지형적 조건을 교묘히 이용하여 상습적인 침입을 일삼던 여진을 제압하기 위해서였다. 세종은 화포를 개량하고 표준화·규격화하는 작업에 착수했고, 이를 1448년(세종 30) 9월에 『총통등록』 편찬으로 마무리 지었다.(…)개량 전에 사거리 400~500보에 불과했던 천자총통이 개량 후에는 최대 1300보로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세종대의 화약병기 개발과 관련된 우리의 과학기술은 세계에서도 우수한 수준이었다고 할 수 있다. 『세종실록』이나 『국조오례의서례』 「병기도설」 등의 문헌에 기술된 각종 화약병기 설계에 사용되었던 자[尺]를 보면 알 수 있는데, 가장 작은 단위인 ‘리釐’가 0.3밀리미터의 아주 작은 크기였다.”_41쪽, ‘사거리 1300보 대형 화기의 개발’
한산대첩 승리의 비결은 대형 화포
학익진으로 중간에 몰아 넣고 일제 사격으로 47척 격파
“임진왜란 시 육전에서의 연패와 달리 해전에서는 이순신을 중심으로 한 조선 수군이 연전연승을 구가했다. 여기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대형 화포 덕이었다. 당시 조선 수군이 운용하던 거북선과 판옥선에는 고려 말부터 개량해온 천자총통·지자총통·현자총통·황자총통·별황자총통 등 대형 화포가 장착돼 있었다. 이순신이 견내량에서 와키자카 휘하 일본 전선 47척을 격파하고 12척을 나포했던 데에는 이들 대형화포의 활약이 지대했다.”_46·50쪽, ‘사거리 1300보 대형 화기의 개발’
손가락 2개 길이의 최소형 화기 ‘세총통’ 등장
무게·크기 획기적 축소로 휴대 간편…철흠자로 발사 충격 흡수
“조선초기의 화기 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세총통이다. 전체 길이가 14센티미터, 구경은 0.9센티미터에 불과해 조선시대에 제작된 화기 가운데 가장 작다. 이런 형태는 사실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것이다. 당시 사용된 소형 화기들은 무게가 꽤 나가 애로 사항이 많았다. 『태종실록』에 당시 화기는 힘이 센 사람만 쏠 수 있고, 설사 쏜다 해도 두세 발이면 팔이 아파서 더 이상 쏘지 못한다는 기록도 나온다. 결국 크기를 줄이고 무게를 가볍게 개량할 필요가 있었는데, 그 성과로 나타난 것이 세총통이다. 세총통은 극소형으로 제작하다보니 총신이 너무 가늘게 형성돼, 모병에 나무 자루를 만들어 끼운다 하더라도 발사 시 폭발력을 견디지 못하고 자루가 부러질 수밖에 없었다. 이에 자루 대용으로 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