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1) ‘국가’와 ‘희생’이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의 본질을 밝힌다!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으로 꼽히는 다카하시 데쓰야는 2005년 국내에 소개된 전작 《결코 피할 수 없는 야스쿠니 문제》로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다. 전작 《결코 피할 수 없는 야스쿠니 문제》는 야스쿠니신사의 본질-참된 의미의 추모나 애도가 아니라 국민의 자발적 희생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과 이를 바라보는 주변국들의 반발 그리고 그 대안들을 종교적.문화적.역사적 관점에서 조목조목 비판한 책이다. 이번 《국가와 희생》 역시 야스쿠니신사로부터 논의를 시작하지만, 전작과 달리 좀 더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시각에서 야스쿠니를 바라본다. ‘한국어판 서문’에서 지은이가 밝혔듯 “똑같이 야스쿠니 문제에서 출발하면서도 ‘국가’와 ‘희생’의 관계라는 일반적인 문제를 도출하여 원리적 차원에서 폭넓게 고찰”하고자 야스쿠니에 주목한 것이다. 국가가 전사자들을 ‘조국을 위한’ ‘숭고한 희생’으로 찬양하면서 살아남은 다른 국민들에게까지 조국을 위해 희생할 것을 요구하는 ‘희생 논리’가 담긴 국가 추모시설의 대표적 존재가 바로 야스쿠니신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사자를 ‘숭고한 희생자’로 기리는 국가적.민족적.종교적 시스템은 비단 야스쿠니만의 문제가 아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피해자를 위한 추모시설, 한국의 국립현충원 등을 비롯해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국가가 숭고한 희생이라는 명목으로 어떻게 국민에게 희생을 강요하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국가와 희생》은 전사자 추모의 역사, 전사자 추모라는 장치를 통해 자발적 희생을 국민에 강요하는 희생 논리와 레토릭의 본질을 각국의 사례를 분석하면서 보편적 차원에서 이론적으로 파헤친 노작이다. (2) 국가와 ‘희생의 논리’를 초월할 방안을 차분하고 솔직하게 탐색한다! 이 책에서 지은이는 우리나라의 국립현충원, 전쟁기념관, 국립5.18민주묘지 등을 통해 한국의 영령 추모 시스템에 숨은 희생의 논리에 대해서도 과감히 파헤친다. 물론 지은이가 이러한 추모 시스템에 대해 분석했다고 해서 야스쿠니신사의 문제성과 그 역사적 책임을 호도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과 유럽의 사례를 통해 국가와 국민, 희생 논리의 관계를 살피던 지은이가 한국의 사례를 고찰하게 된 까닭은 같은 동아시아권에 속한 국가이면서 역사적으로 일본과 다른 길을 걸었던 국가가 바로 한국이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한국의 추모 시설들 속에는 미처 정리되지 못한 복잡다단한 우리 근현대사가 그대로 녹아 있다. 피해자로서의 역사를 추모하는 동시에 가해자로서의 역사까지 현창하는(항일 애국지사와 베트남전에서 전사한 병사들을 한꺼번에 기리는 현실) 그런 모습 말이다. 지은이의 말처럼 희생의 논리는 국가가 군대를 보유하는 그 순간부터 이미 피할 수 없는 존재가 된다. 현재 희생의 논리는 우리의 삶과 사회에 아주 깊게 뿌리 내리고 있는 강력한 존재이다. 희생 없는 국가, 희생 없는 사회를 안이하게 제창하는 행위는 지나치게 소박하다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은이는 희생 없는 국가, 희생 없는 사회를 추구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이제 우리는 지은이가 말하고자 하는 ‘국가와 희생’, ‘국민정신’ 동원이라는 관점에서 분석의 대상이 된 이들을 통해, 한일 양국의 근현대사를 둘러싼 현안들을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일국적 관점을 벗어날 필요가 있다. 그것이 바로 지금 우리가 이 책 《국가와 희생》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