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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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릴러의 새로운 영역을 창조하는 젊은 소설가 8인의 빅뱅! 손끝에 닿을 듯한 진실과 미스터리, 온몸을 조이는 팽팽한 긴장감, 당신의 머릿속에 정렬되거나 일그러진 망상의 조각들 「왼쪽의 오른쪽」「디포의 주머니」「3」「창백한 백색 그늘」 「노인」「안나의 테이블」「불멸」「나는 언제까지 젊고 아름다운 것일까」 ▣ 한국 스릴러 문학의 새로운 영역을 창조하는 젊은 소설가 8인의 단편 수록 한국 문학을 이끌어 가는 소설가 8인(한유주, 김종호, 박주현, 서준환, 김숨, 박솔뫼, 김성중, 김태용)의 소설을 담은 『망상 해수욕장 유실물 보관소』가 문학에디션 뿔에서 출간되었다. 책의 제목 중 ‘망상’, ‘유실’, ‘보관’이라는 단어에서 유추할 수 있듯, 각 작품에는 현실인지 환상인지 모르는 일들과 그 사이에서 혼란에 빠진 인물 내면의 심리, 치밀한 사건 구성을 바탕으로 한 긴박감과 반전이 깃들어 있다. 나아가 소설가 개개인은 지금껏 해온 집필의 성격을 달리하거나 언어 실험을 확장함으로써 한국 스릴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준다. 작품 전반에 흐르는 ‘스릴’감이 큰 작품을 두루 ‘스릴러’라 칭한다면, 『망상 해수욕장 유실물 보관소』에는 스릴감과 더불어 기억의 재구성, 환상과 망상이라는 복합적 감각을 일깨우게 하는 재미 요소가 곳곳에 스며 있다. 앎이야말로 소설의 유일한 모럴이라고 밀란 쿤데라는 말했습니다. 여기 있는 여덟 편의 소설은 우리에게 어떤 앎을 보여주고 있는 것일까요? 이 소설들은 무언가를 알려주는 소설이 아니라 감추는 소설이고, 시작하자마자 멈추어버리는 소설처럼 보이는데 말입니다. 책을 펼쳐든 우리들은 자꾸만 무언가를 잃어버린 듯한 느낌을 받을지 모릅니다. “뭔가가 사라졌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는 얼룩처럼 자꾸 번져나”갈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바로 이 이야기들이 우리에게 주는 앎이 아닐까요? 우리는 언젠가 무언가를 잃어버린 적이 있다는 사실, 무언가를 잃었다는 그 사실조차 잊고 있었다는 사실 말입니다. 이제는 유실물이 되어버린 우리의 소중한 무언가를 희미하게 떠올리게끔 하는 것, 그것이 이 여덟 개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진 힘입니다. 『망상 해수욕장 유실물 보관소』의 여덟 개 문을 두드려 봅시다. 물론 그 문 안쪽에 우리가 찾는 것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분명 거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유실물을 알아볼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이제 수수께끼”입니다. 여러분이 잃어버린 것은 대체 무엇입니까? 아니, 여러분이 되찾아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여러분이 저 문 안쪽에서 발견해야 할 앎입니다. 이 이야기들의 운명은 이제 여러분에게 달려 있습니다. 유실물의 운명이 그것을 발견한 자에게 달려 있듯 말입니다._조연정(문학평론가) ▣ 믿을 수 없는 기억, 범인을 향한 시선의 포위, 사건의 긴박한 재구성 김성중의 소설 「불멸」에는 모리스 몽쿠르제 음악원에서 최고의 악보인 「불멸」을 온전히 자신만의 것으로 차지하려는 스무 살 앙투안의 광적인 탐욕과 질투가 그려진다. 앙투안은 자신이 지은 악곡이 분명한 「불멸」의 옆에 이와 비슷한 제2, 제3의 악보가 등장하자 그 악곡의 주인이라는 사람들을 하나둘씩 죽음에 이르게 한다. 앙투안은 이런 탄식에 속으로 뜨끔했다. 곡의 주인이 비투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죽은 자는 말이 없으니 진실은 영원히 파묻힐 것이다……. 주변에서 람세스나 비투스에 대한 질문이 빗발치자 가뜩이나 예민한 앙투안의 신경은 폭발할 것 같았다. ‘이 음악은 내 것이 맞아. 집시풍의 카덴차가 그 증거야. 이건 우리 고향의 집시들에게서 영감을 얻어 만든 것이 틀림없어.’(pp.202~203) 지금이라도 곡을 포기한다면? 그러나 재산도 지위도 없이 오직 부러진 야심만 품고 살아가기에 자신은 너무 젊지 않은가. 그와 같은 공허에 인생을 맡기고 싶지 않았다. 흰여우처럼 영리한 영국 놈이 「불멸」의 주인이 되는 것은 생각만 해도 참을 수 없었다. 귀족 신분에 머리도 좋고 출세가 보장된 제프리에게 이 악보는 단지 트로피의 개수를 늘리는 것에 불과하다. 이것이야말로 아흔아홉 마리의 양을 가진 목자가 한 마리의 양을 가진 목동의 소중한 보물을 탐내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p.206) 김태용의 소설 「나는 언제까지나 젊고 아름다운 것일까」에는 형사인 ‘나(이만주)’에게 찾아온 여자 ‘배정미’와 그녀를 1년 넘게 괴롭힌 ‘안현마’가 등장한다. 배정미는 안현마에게 집을 빼앗기고 빚을 지게 된 처지로, 5년 전에 ‘이치우’라는 남자와 이혼을 했다. ‘나’의 사생활에는 한순간 세 사람이 파고들어 이 사건에서 점점 빠져나오기 힘들게 된다. 그녀의 목소리와 표정을 기억한다. ‘아’라고 발음할 때와 ‘오’라고 발음할 때 벌어지는 입술의 모양을 기억한다. 이 기억은 언제 왜곡될 것인가. 언제 망각의 늪에 잠길 것인가. 진실의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이 여자를 믿을 수 없다. 믿어서는 안 된다. 믿을 수 없다고 말하는 순간 믿게 된다. 믿어라. 그녀의 진실이 전진한다. 그녀가 한숨을 내쉰다. 입술이 떨린다. 머리를 쓸어 올린다. 얼굴을 만진다. 어깨가 떨린다. 흉터가 있는 팔목을 돌린다. 눈동자가 흔들린다. 흔들린다. 흔들린다. 나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어 그녀의 이름을 부른다. 그녀가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본다. 내 귀에만 속삭이듯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그 사람을 죽여 주세요.”(p.249) ▣ 감추어진 개인사와 그늘진 가족사, 말없는 단서들의 진실한 신호 한유주 소설 「왼쪽의 오른쪽」에는 “어제 아침, 아니, 오늘 아침, 내가 발견한 몇 가지 징후들, 혹은 증거들, 혹은 사실들을 나는 믿지 않기로” 한 후, 그 일을 그려 보인다. ‘나’의 뒤를 따라온 한 남자가 ‘나’의 생명을 위협하자 “아버지였는지 큰삼촌이었는지 모를” 사람의 “리넨 재킷”이 언젠가부터 ‘나’의 체취가 되었음을 떠올리며 그에게 “오늘 아침에 벌어진 일”을 더없이 천천히 이야기한다. 나의 리넨 재킷에서 끝없이 풍기는 시취가, 내가 저지른 일에 대한 근본적인, 본질적인 이유일지도 모른다고, 나는 생각했다. 비통함, 내가 그 순간 느꼈던 감정은, 비통함에 가까웠으나, 그때의 감정을, 적확하게 옮길 수 있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았다. 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왼쪽일까, 오른쪽일까. 나는 어느 쪽으로 흘러가게 될까.(p.25) 서준환 소설 「창백한 백색 그늘」에는 아버지인 ‘손인목’ 장로의 죽음을 맏아들인 ‘J씨’가 진술하고, 담당 형사인 ‘나’는 사건을 조사한다. 그러나 죽은 줄 알았던 손 장로는 살아 있었고, J씨의 자술서에는 “내면적으로 괴로움에 시달리는 자기 자신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는 “난민 가족의 일원으로서 치러야 한 고통의 응보”라고 표현한다. 1960년대 서울에 번진 부동산 투기 열풍과 그때 서울로 이주한 손 장로 일가의 가정사를 발단으로 J씨와 그의 형으로 이어지는 비극이 사건을 파국으로 몰고 간다. 형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하나의 거대한 난민촌으로 보았으니, 그 글은 당연히 난민들의 세계와 난민촌에 관한 이야기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 형은 유서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아니, 쓰던 글이 형의 유서에 해당하는 것일지도 모르죠. 어쨌든 그 글은 형의 이른 자살 때문에 미완성 유고로 남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제가 형의 유고를 넘겨받을 수 있었지요. 저는 형의 유고를 이어 써서 완성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p.103) 1975년 6월 29일부터 1993년 5월 5일에 생을 마감한 주인공 ‘3’의 일대기를 다룬 박주현의 소설 「3」. 3의 연인은 두 아이의 아빠인 학교 수학 선생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