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 용도

<단순한 열정>으로 국내에 잘 알려진, <세월>로 마그리트 뒤라스상, 프랑수아 모리아크상, 프랑스어상, 텔레그램 독자상을 수상한, 갈리마르 총서에 편입된 최초의 생존작가이기도 한 아니 에르노의 에세이. 아니 에르노와 그녀의 연인인 마크 마리가 함께, 관계 후 어지러진 풍경을 사진 찍고 사진 위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들을 글로 담은 이 책은 사랑을 나누고 난 후 남은 흔적들의 기록이다. 행위와 육체가 자취를 감추고 난 후 그곳에 남겨진 잔해들을 통해 읽는 어제의 욕망과 오늘의 부재, 그리고 죽음이라는 내일의 전조를 기록한 글로 쓴 사진들. 우리는 그들이 무음으로 주고받은 대화를, 비밀스러운 몸짓들을, 어느 날 아침, 행위가 지나가고 폐허처럼 남겨진 것들을 담은 사진 속에서 알아차린다. 이곳에서 지난밤의 사랑과 욕망은 중요치 않다. 결국에는 사라지고 말 모든 것들을 최선을 다해 붙잡는 그들의 '시도'만이 의미를 갖게 될 뿐이다. 그리고 우리 역시 지극히 사적이고 은밀한 그들의 계획에 동참하고 만다. 육체가 빠져나간 이 에로틱한 공연의 관객으로서, 글로 쓰인 사진을 눈과 손으로 더듬으면서, 살과 뼈가 없이 이뤄지는 에로스를 받아들이면서. 단 한 번도 이겨본 적 없는 시간을, 우리는 그들과 함께 사진으로, 글로 뛰어넘기를 어느덧 소망하게 된다.
폐허 위에 세워진 또 하나의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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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urent
4.0
사진 속에 우리의 육체는 아무것도 없다. 우리가 나눈 사랑도 없다. 그 장면은 보이지 않는다. 그 장면의 고통은 보이지 않는다. 사진의 고통. 그것은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닌 다른 것을 원하는 데서 비롯된다. 사진의 '필사적인' 의미. 우리는 구멍을 통해 시간의, 무(無)의 불변의 빛을 엿본다. 모든 사진은 형이상학적이다.
배민지
3.5
그렇게 찍었던 이유는 이렇게 사라져버릴거란 걸 진작 알았기 때문이지, 참고 참다 늦은 밤 꺼내 본 사진은 마음만 더 아플 뿐 아무 위로도 되지 않아. 잊고 살다 마주한 사진이 그때 마음을 되돌려주지 않듯. 사진은 함께 보고 서로 이야기 할때 쓸모가 되고 추억이 되고 기쁨이 되지, 사진은 거의 비극이 맞아.
김정연
4.0
이 책을 보고 신발 이야기나 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것 같지만. 사진에 나오는 신발의 모습을 묘사하는 방법이 귀엽다. "다른 샌들 한쪽은 마룻바닥 위에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마치 옷이 쌓인 바닥을 성큼 건너간 것 같다.(p.71)" "굽이 높은 흰색 뮬 두 쪽이 소파를 향해 걸어간다. 조금 떨어진 곳에 하바나 모카신 한 켤레, 왼쪽 신발이 오른쪽 신발 위에 올라간 모습이 마치 교실에서 다리를 꼬고 답안지를 고심하는 청소년 같다.(p.99)" 신발은 아니지만 아주 멀리서 빼꼼 보이는 교의 발도 아주 귀엽다. "침대와 창문 사이에는 거의 식별하기 힘들지만, 고양이 '교'의 하얀 뒷발이 있다.(p.129)" - 아주 마음에 들었던 문장↓ 어떤 사진도 지속성을 나타내진 않는다. 사진은 대상을 순간에 가두어 버린다. 과거 속에서 노래는 확장되어 나가고, 사진은 멈춘다. 노래는 시간의 행복한 감정이며, 사진은 시간의 비극이다. 나는 종종 우리가 한 평생을 노래와 사진으로만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P.103
minnn
2.5
내가 좀 더 어렸을 때 봤더라면 지금보단 좋았을지도
고운
4.0
공감되는 작가의 삶과 문체
김나연
4.0
아니 에르노는 흑백 사진에 담긴 희미한 물체를 유려하게 묘사하며 여성 페미니스트로서 연애담과 투병 생활을 서술한다 그녀의 삶을 엿보는 듯 하지만, 그 내밀함은 사실 나도 갖고 있던 것이었다
은근희
3.5
사진이랑 글을 단추 여미듯이 꿰어 놓았네. 대충 묶은 신발 끈이 얼기설기 묶여 있어도 깊이 패인 자국은 지울 수가 없다.
손흥민
4.0
23살, 낙태 수술을 받은 직후였다. 자신이 살아온 지난 인생을 태어난 순간까지, 액자 속에 액자가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상자처럼 볼 수는 없을까. 캠코더에 엉망으로 녹화된 영상처럼 뿌옇게, 완전히 불투명해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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