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잘 길러서 다 크면 잡아먹자!”
모든 사람들이 생명의 소중함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소중함을 머릿속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고 깨달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대부분의 도시 아이들이 마트에 잘 포장된 돼지고기는 알지만 그 고기의 실체인 돼지에 대해선 고작 그림책에서 본 게 다일 것이다. 그러기에 식탁 위에 올라온 돼지고기에는 돼지라는 한 생명의 죽음이 있었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한다. 더욱이 게임나 대중매체에서 보여주는 생명경시장면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우리가 다른 생명을 먹고 산다는 엄연한 사실을 깨우쳐주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지은이는 교육현장에서 생명과 음식의 소중함을 어떻게 가르치고 경험하게 할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에 교육자로서의 소명의식을 더해 돼지키우기를 자신이 담임을 맡게 된 32명의 아이들과 함께 실천에 옮긴다. 잘 길러 크면 잡아먹는다는 전제하에 돼지를 키우기로 하지만 아이들은 잡아먹는다는 생각보다는 돼지키우기에 대한 기대와 흥분으로 돼지에게 P짱이라는 이름까지 붙여준다. 돼지우리도 아이들이 직접 만들고 먹이와 목욕, 우리청소 등 아이들로선 만만치 않은 일들도 당번을 정해 척척 힘을 합쳐 해결해 나간다. 그 과정이 힘들고 서로 다툼도 있었지만 아이들은 돼지를 키워가면서 서로를 신뢰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P짱을 어떻게 먹어요”
3학년 말에 시작한 돼지키우기는 아이들이 졸업을 앞두고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돼지 P짱을 어떻게 할 것인가? 선생님의 마음은 잡아먹기로 하고 키웠지만 아이들 마음은 달랐다. 아이들에게 P짱은 어느새 애완동물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P짱의 생사를 놓고 아이들의 열띤 공방이 벌어진다. 담임인 지은이는 이를 지켜보며 아이들에게 마지막에 어떻게 할 것인가는 다같이 토론을 통해서 결정하기로 한다. 토론은 잡아먹자는 쪽과 이에 반대하는 쪽으로 나뉘어서 진행되었다. 처음에는 의견 발표가 멈칫거렸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토론의 열기는 뜨거워져만 같다. 감정이 격해져 눈물을 쏟고 목소리가 커지기도 한다. 나중에는 부모님까지 논쟁에 참여하지만 이 모든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기의 생각을 당당히 밝히며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체득해 나간다. 또한 아이들이 보여주는 진지하고도 열띤 토론은 학교교육에서 토론을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한 좋은 사례를 보여준다. 토론에 대한 형식적인 지도가 아니라 교사와 아이들의 강한 연대관계 속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말을 이끌어내고 있어 이 책의 감동을 더해준다.
“이것이 과연 교육인가?”
아이들과 함께 한 3년여의 돼지키우기 과정은 텔레비전 방송제작자의 카메라에 모두 담겨 한편의 다큐멘터리로 완성되었다. 그러나 이 다큐멘터리가 방송에서 전파를 타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는다. 뒤에 간신히 후지 텔레비전에서 전국으로 방영되었고 예상했던 대로 엄청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아이들에게 감당하기에 힘든 결정을 강요하는 것이 과연 교육인가라는 비난과 아이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좋은 교육의 본보기다라는 찬사가 뒤따랐다. 진정한 교육이란 무엇이며 삶이란 무엇인지, 또한 배움이란 무엇인가 등에 대해 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생각하는 수업이 되어야 한다는 교육관에서 비롯한 돼지키우기는 당시 교육계에 신선한 충격이었다. 어쩌면 무모하기까지 한 모험일수도 있었지만 지은이의 교육에 대한 열정과 신념은 충분히 감동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교사에게는 교육에 대한 본질을 생각하게 하며, 아이들에겐 생명과 음식에 대한 소중함을 깨우쳐주며, 어른들에게는 아이들이 품고 있는 맑고 순수한 영혼에 콧등을 시큰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