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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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대상 수상작 미조의 시대 이서수 “문학의 힘을 빌려 전해야 할 누군가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둡니다” 제22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출간 대상 수상작에 이서수의 <미조의 시대> 선정 “문장 하나하나에 눈물겨운 공감·연대 담아, 이 시대의 가장 찬란한 중심에서 활화산처럼 타오르는 작품들” 2021년 한국문학을 빛낸 최고의 단편소설을 엄선한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1》이 출간되었다. 올해로 22회째를 맞는 이효석문학상은 오정희 심사위원장을 필두로 구효서, 김동식, 윤대녕, 정여울로 심사위원단을 구성했다. 심사위원단은 1차 독회를 통해 18편의 작품 중 김경욱, 김멜라, 박솔뫼, 은희경, 이서수, 최진영의 작품을 최종심에 올렸다. 대상 심사를 위한 2차 독회를 거쳐, 그 결과 이서수 작가의 〈미조의 시대〉가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모든 작품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지만 이서수의 <미조의 시대>는 젊은 작가의 새로운 실험이 유독 돋보이는 수작이었다. 팬데믹 이후 더욱 깊어진 생존의 고통 속에 시름하는 우리 사회의 젊은이들에게 거짓 희망이 아니라 진정으로 삶의 고통을 견뎌낸 자만이 줄 수 있는 묵직하고도 따스한 위로를 전해주는 작품이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1》에는 대상 수상작 및 우수작품상 수상작 외에 대상 수상작가의 자선작 <나의 방광 나의 지구>, 2020년 대상 수상작가 최윤의 자선작 <얼굴을 비울 때까지>가 수록됐다. ◆ 제21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 소개 이서수 <미조의 시대> 주인공 ‘미조’는 경제적 형편이 어려우며 잦은 이직과 퇴사로 취직도 쉽지 않다. 엄마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취미 삼아 시를 쓰고 있다. 미조가 유일하게 의지하는 수영 언니는 경제적 형편이 좀 나아 보이지만 정신적으로는 매우 피폐한 상태다. 웹툰 작가를 꿈꾸며 구로에서 일한 지 10년째. 어시스턴트로 변태적이고 가학적인 성행위를 즐기는 남성이 주인공인 성인 웹툰을 그리면서 머리카락이 빠져 탈모약을 먹기 시작했다. 퇴근 후 저녁마다 강가를 산책하며 끊었던 담배를 입에 문다. 미조는 아버지의 유산 오천만 원으로 서울에서 엄마와 살 전셋집을 구하고자 하지만 선택지는 반지하뿐이다. 집안의 장남 충조는 허울만 공시생일뿐 맛집을 전전하는 백수로 가계에 아무 보탬이 되지 않는다. 소설에서 배경이 되는 공간은 구로다. 지하철 역명이 구로공단역에서 구로디지털단지역으로 바뀌고, 1960년대 여공들이 가발을 만들던 공단 자리에는 ‘테크노타워’ ‘포스트’ ‘밸리’ 등의 이름이 붙은 거대한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하지만 그 건물 안에서 땀을 흘리는 노동자의 소외된 삶은 계속되고 있다. 성인 웹툰을 그리는 여자 ‘어시’들이 한 방에 모여 태블릿PC로 그림을 그린다. 소설 속에서는 각자 저마다의 사정으로 이해 안 가는 말을 저마다 합리화시킨다. 작품은 청년 여성 ‘미조’를 축으로 ‘집의 고통’과 ‘일의 고통’을 교차시키며 핍진한 현실을 시적으로 때론 아주 현실적으로 빼어나게 묘사하고 있다. 김경욱 <타인의 삶> 양복장이였던 아버지의 마지막 유언으로 장남인 주인공은 혼돈에 빠진다. 주인공은 아버지의 이해하지 못할 유언으로 자신에게 숨겨진 형이 있었던 것인지 아버지의 장례 내내 골똘히 생각에 잠기게 된다. 어릴 적 주인공의 집에는 객식구가 끊이질 않았는데, 그 중 주인공에게 좋고 나쁜 온갖 흥미로운 것들을 알려준 까까머리 중학생 형이 집에 며칠 머물렀던 일을 회상하며 그 형이 배다른 형이 아니었을지 의심한다. 한편 아버지의 빈소에 정체를 모를 사내가 계속해서 나타난다. 진짜 배다른 형이 있었는지, 수상한 사내는 누구인지 끝내 밝혀지지 않고 모든 것은 모호한 채로 남겨진다. 하지만 주인공은 이 수수께끼 같은 과정 속에서 멀게만 느껴졌던 아버지와 새로이 조우하게 된다. 고지식한 아버지를 피해 문학이라는 ‘샛길’로 달아났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주인공은 자신이 아버지와 나란히 달리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줄자로 반듯하게 재 오차가 없을 것 같은 아버지의 삶에도 여러 샛길이 존재하길 바라는 아들의 애정이 느껴진다. 우리의 삶도 반듯한 줄자와 구불구불한 샛길의 어느 중간에 있지 않을까. 정교하고 정갈한 문장으로 던지는 작가의 물음이 깊은 여운을 자아낸다. 김멜라 <나뭇잎이 마르고> 주인공 ‘체’는 항상 사람의 마음을 열고 그들을 자기에게 우호적으로 만든다. 술자리에서 분위기를 띄우며 빈 술잔을 채워주는가 하면, 모임 때마다 고부라진 손으로 카드를 꺼내 밥값과 술값을 계산한다. ‘나’가 체와 함께 학교 안을 걸을 때면 여기저기서 인사가 쏟아져 적어도 서너 번은 멈춰 서야 한다. 좋아함은 딱 거기까지. 사람들은 체에게 친근히 대하지만 자신들 집단 안으로 들이는 데는 주저한다. 체는 장애인이기 때문이다. 그의 혀는 반쯤 벌어진 입안에서 뭔가에 붙들린 듯 곧추서 있어 발음을 제대로 못 한다. “자알 지앴어(잘 지냈어)?” “여버서여(여보세요)?”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처음엔 놀라고 경계하다 그다음엔 지나치게 배려한다. 가깝지만 그렇다고 너무 가깝지는 않은 거리는 체와 ‘나’ 사이에서도 유지된다. 체는 나를 천사를 뜻하는 스페인어 ‘앙헬’이라고 부르고, 나는 체가 술에 취하면 가장 먼저 그를 챙겨줄 만큼 가깝다. 하지만 그 둘의 거리는 여자인 체가 여자인 앙헬에게 결혼하자고 말하면서 비로소 측정된다. “예술과 신 그 두 가지에 관해 끝없이 얘기를 나눌 수 있기를 원하고, 섹스는 상관없다”고 청혼하는 체에게 앙헬은 “아니, 난 그것도 중요해요”라고 답하며 청혼을 거절한다. 그럼에도 체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주는 걸 멈추지 않는다. 동성결혼이 합법화되고 여자와 여자 사이에서도 아이를 낳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표준적인 현대 한국인인 우린 이들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으면서도, 그들처럼 되거나 그들과 아주 가까운 사이가 되는 건 망설이곤 한다. 이 작품은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세상에 따스한 시선을 건넨다. 박솔뫼 <만나게 되면 알게 될 거야> 소설은 콧물에서 시작된다. 추울 때 코에서 나오는 물이 얼굴을 차갑게 하는 어느 겨울날, 반팔을 입은 천사가 나타나 그의 눈물과 콧물을 닦아준다. ‘쌀’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 천사는 천사가 아닐 수도 있다고 서원이는 생각한다. 코에서 일어난 일을 생각하다가 작년 여름부터 일어났던 일을 되짚어 본다. 서원이는 두 번 결혼한 적이 있는 나이 많은 기정이에게 사랑을 달라고 했지만 소설 어디에서도 서원이가 사랑하고 있다는 절절한 느낌은 없다. 주인공은 자기 감정을 확신하지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 여름이 지날 때쯤 감정이 바뀐다. 왜인지 기정이에 대한 별 생각이 없어졌다. 감정이 식은 건지 체념인지 알 수는 없다. 그리고는 ‘준우’라는 중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가 나타난다. 기정이가 재혼에 앞서 만났던 여자의 아이지만 기정의 친자식은 아니다. 준우는 경제지를 읽는 조숙한 아이로 세상 이치를 마치 다 알고 있는 존재로 묘사된다. 서원은 준우에게 사랑과 삶에 대한 심오한 질문을 하고자 했지만 이내 기정과 준우는 연락이 끊기게 된다. 많은 질문을 뒤로 하고 서원이 결국 이해한 것은 사랑은 어긋나며 어긋난 대로 반복된다는 것이다. 우리들은 어긋난 대로 또 그렇게 살아가는 존재다. 은희경 <아가씨 유정도 하지> 작가인 나는 뉴욕에서 열리는 아시아 문학 행사에 어머니와 동행하게 된다. 어머니 ‘최유정’의 삶은 젊은 시절부터 남달랐다. 희생과 자애라는 동시대 여성의 덕목과는 거리가 멀었다. 남편의 문제로 가정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자식과 가정을 책임지기 위해 온갖 고생을 했지만 언제나 자기 자신으로서, 여성으로서 살았다. 나이가 들어선 자식들 손 벌리지 않고 스스로 삶을 거뜬히 경영했다. 그런 어머니가 뜬금없이 아들의 뉴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