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그가 사씨였던 때의 일들은 어쩌면 꿈이었는가 환상이었는가.”
명나라의 여인 사정옥, 인현왕후의 몸속에서 깨어나다!
소설 《잠 못 드는 밤의 궁궐 기담》 《이름 없는 여자들의 궁궐 기담》으로 조선의 궁녀들을 중심으로 한 미스터리 연작을 선보였던 현찬양 작가가 위즈덤하우스 단편소설 시리즈 위픽 《인현왕후의 회빙환을 위하여》를 출간했다. 작품은 실존 인물인 인현왕후(민씨)와 조선 후기의 소설 《사씨남정기》 속 인물 사정옥을 가져온 데에 이어 로맨스판타지 속 소재 ‘회빙환’을 접목시켜 우리가 몰랐던 인현왕후를 주연의 자리에 올려놓는다. 기존에 장희빈에게 당하는 수동적인 인현왕후에 익숙한 독자라면, 실제 성격을 바탕으로 한 가장 현대적이고 가장 입체적인 뜻밖의 인현왕후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때는 조선 숙종, 자신의 친정집에서 눈을 뜬 폐비 민씨는 기이한 느낌을 받는다. 20년을 넘게 함께해온 상궁도, 그 상궁이 내어주는 풀때기뿐인 음식도, “들기름 바른 종이로 덧대어진 장판”, “서까래가 얼기설기 얹힌 천장”(12쪽)까지 민씨의 눈에는 모든 것이 처음 본 듯 낯설다. 더군다나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은 명나라 사람이며, 한림학사의 부인인 ‘사정옥’, 즉 사씨였기 때문. 대체 진짜 ‘나’는 누구인지, 기억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혼란스러운 나날이 계속되는 가운데, 사씨는 민씨의 조카딸 아정으로부터 재미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저자에 유행한다는 ‘로환(?還)소설’, 즉 로맨스판타지 소설에 관한 것으로 그중에서도 빙의를 소재로 한 이야기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사씨는 그제야 알 수 없는 이유로 자신이 민씨의 몸에 빙의했으며, 본래 자신의 몸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제대로 된 행복한 결말”(25쪽)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민씨로 살 때의 기억을 모두 잃어버린 사씨는 비로소 ‘나’의 진정한 행복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조선의 어느 여인에게 그렇듯 한 남자에게 간택받아 아이 낳고 살아가는 것이 그가 꿈꿀 수 있는 삶의 전부라면 선택은 쉬울 것이다. 금발 온미남 ‘민진후’와 흑발 냉미남 ‘광’, 이 두 남자가 사씨 주변에서 사씨의 애정을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품은 의외의 곳으로 사씨를 이끌고 간다. 이미 과거 민씨로서의 삶을 모두 잊었기에, 마치 《사씨남정기》가 여러 판본을 가진 작품이듯, 그에게도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판본의 삶이 있다는 것을 알아채도록 하는 것이다. 무수한 선택지를 두고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했을 때 두려움도 아쉬움도 없이 걸어나갈 수 있다는 깨달음 앞에서 사씨는 위험을 무릅쓴 일생일대의 모험을 감행한다.
‘단 한 편의 이야기’를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
위즈덤하우스는 2022년 11월부터 단편소설 연재 프로젝트 ‘위클리 픽션’을 통해 오늘 한국문학의 가장 다양한 모습, 가장 새로운 이야기를 일주일에 한 편씩 소개하고 있다. 구병모 〈파쇄〉, 조예은 〈만조를 기다리며〉, 안담 〈소녀는 따로 자란다〉, 최진영 〈오로라〉 등 1년 동안 50편의 이야기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위픽 시리즈는 이렇게 연재를 마친 소설들을 순차적으로 출간하며, 이때 여러 편의 단편소설을 한데 묶는 기존의 방식이 아닌, ‘단 한 편’의 단편만으로 책을 구성하는 이례적인 시도를 통해 독자들에게 한 편 한 편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위픽은 소재나 형식 등 그 어떤 기준과 구분에도 얽매이지 않고 오직 ‘단 한 편의 이야기’라는 완결성에 주목한다. 소설가뿐만 아니라 논픽션 작가, 시인, 청소년문학 작가 등 다양한 작가들의 소설을 통해 장르와 경계를 허물며 이야기의 가능성과 재미를 확장한다.
시즌 1 50편에 이어 시즌 2는 더욱 새로운 작가와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시즌 2에는 강화길, 임선우, 단요, 정보라, 김보영, 이미상, 김기태, 김화진, 정이현, 임솔아, 황정은 작가 등이 함께한다. 또한 시즌 2에는 작가 인터뷰를 수록하여 작품 안팎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1년 50가지 이야기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펼쳐 보일 예정이다.
위픽 시리즈 소개
위픽은 위즈덤하우스의 단편소설 시리즈입니다. ‘단 한 편의 이야기’를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이 작은 조각이 당신의 세계를 넓혀줄 새로운 한 조각이 되기를, 작은 조각 하나하나가 모여 당신의 이야기가 되기를, 당신의 가슴에 깊이 새겨질 한 조각의 문학이 되기를 꿈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