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디 마더

김보현 · 小説
27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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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의 《블러디 마더》가 안전가옥 오리지널 마흔한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블러디 마더》는 2018년 《미스테리아》 19호에 게재되었던 단편 〈블러디 마더〉를 장편화한 작품으로, 눈앞에서 딸 정야를 잃은 금홍이 정야를 살해한 범인을 시작으로 여성 대상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를 단죄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그렸다. 몇 번이고 시간을 넘나들더라도 종국에는 딸 정야를 만나고자 처절한 몸부림을 계속하는 금홍의 안타깝고도 숭고한 사랑과 그런 금홍의 곁을 지키고자 하는 여성들의 연대를 김보현 작가가 자신만의 판타지 스릴러로 담아낸 《블러디 마더》는, 그 어떤 드라마나 영화보다 잔인한 현실에 발 붙이고 있는 우리가 바라던 단죄를 실현해 줄 초자연적 존재의 등장이자 언젠가 그런 영웅이 필요 없는 날이 오길 바라는 바람의 상징이다.

러브레터 30주년 스페셜 에디션

첫 개봉의 감동을 재현하다

러브레터 30주년 스페셜 에디션

첫 개봉의 감동을 재현하다

著者/訳者

目次

1부 - 블러디 마더 ..... 9p 2부 - 인터뷰 : 황혼에서 새벽까지 part. 1 ..... 225p part. 2 ..... 231p 에필로그: 썸데이 도넛 클럽 ..... 241p 작가의 말 ..... 270p 프로듀서의 말 ..... 271p

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정야, 26년 3개월에서 더 이상 늙지 못하게 된 내 딸.” 심판자가 필요 없는 세상으로 가기 위한 몸부림에 대하여 평온하다는 말마저 진부하게 느껴지는, 수없이 함께 보내왔고 앞으로도 그러리라 믿었던 그 저녁식사 시간,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함께 된장찌개를 나눠 먹었어야 할 그런 저녁, 금홍은 딸을 잃었다. 그것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지만, 끝내 일어나고 말았다. 놈은 금홍이 파를 썰고 감자를 썰다 내려놓은 칼을 들어 정야를 찔렀다. 금홍의 26년 3개월 된 딸. 그리하여 정야는 26년 3개월에서 더 이상 늙지 못하게 되었다. 정야를 찌른 놈은 그대로 달아났다. 죄 없는 생명이 허무하게 스러졌다. 이유 없이 빛을 잃은 생명이 정야 하나뿐이었다면 《블러디 마더》는 조금 다른 소설이 되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훨씬 많은 사람들이 어처구니 없이 목숨을 잃는 현실은 소설보다 더 잔인하기에, 《블러디 마더》는 지금의 《블러디 마더》가 되었다. 명주는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을 피해 베란다에서 뛰어내렸고, 경신은 불법 촬영 동영상으로 협박당했다. 유진은 머리를 짧게 잘랐다가 ‘묻지 마 폭행’을 당했고, 하영은 길고양이 밥을 주러 나갔다가 맞아 죽었다. 그리고 또 다른 여자들은…… 가해자들에게만 성립되는 이유로, 죽었다. 금홍은 자신이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시간 여행을 시작한다. 비명이 들리고, 누군가가 또 다른 누군가를 기다릴 때, 금홍은 시간의 틈새로 빨려 들어가 ‘놈’의 앞에 선다. 놈의 살을 찢고, 뼈를 부수고, 심장을 파괴한다. 그리고 흐려지는 시야 너머로 언젠가는 정야가 그 순간에 자신을 불러주길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는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이들이 있다. 누구보다 잘 알겠지만, 그것은 소설을 읽는 당신이기도 하다. 한 사람의 원치 않는 시간 여행과 기약 없는 기다림이 우리가 정말 원하던 것이었을까? 우리에게 당장 필요한 건 한 명의 절대적인 심판자일 수도 있다. 《블러디 마더》가 보여 주는 세상은 그 심판자가 존재하는 때다. 하지만 소설을 읽는 우리는 안다. 우리가 끝끝내 원하는 것은 그 심판자가 필요 없는 세상이라는 사실을. “나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떠돌며 그 애를 생각하고, 사랑하고, 걱정하며, 그리워한다.” 한 여자의 세상에서 가장 처절하고 서글픈 핏빛 시간 여행 의지와 상관없는 시간 여행을 하며 금홍이 끝끝내 놓지 못하는 희망은 단 하나다. 언젠가, ‘그날’의 정야의 목소리가 자신을 부를지도 모른다는 것. 그래서 자신이 정야를 구해낼지도 모른다는 것. 그렇게 시작된 핏빛 시간 여행은 기약 없는 외로운 기다림이다. 그 기다림 속에서 읊조리는 금홍의 혼잣말은 처절하다는 말 외에는 표현할 길이 없다. 나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규칙 없이 무차별로 떠돌며 그 애를 생각하고, 사랑하고, 걱정하며, 그리워한다. 그 생각과 사랑과 걱정과 그리움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그러니 정야야. 언제든 와라. 어떤 모습으로든 와라. 이 꼴이 되어서도 너의 죽음을 돌이킬 힘이 없다. 그것이 나의 주제다. 내게 남은 것은 시간과 앙심뿐. 나 여태, 떨고 있다. 죽지 않고, 떨고 있다. 쉽게 죽거나 하지 않을 거다. 인간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죽지 않았으므로 살아, 너를 생각하는 나는, 정야의 모친. _본문 중에서 금홍은 이토록 처절하게 외로웠다. ‘또 다른 정야’를 만나게 되기 전까지는. 금홍이 우연히 구한 한 소녀가 자신의 아이에게 ‘정야’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이 운명적인 만남으로 인해 금홍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니게 된다. 고요한 밤 은밀하게 모여 금홍과 함께 밤을 지새우고, 서로의 손을 잡고, 음식을 나눠 먹는 여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누군가의 죽음에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말하고, 어떤 이들은 이 모든 것이 우리의 과도한 피해망상이라 말하며, 어떤 이들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한다. 예민하다고, 과격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목소리들 속에서 금홍 또한 말한다. “이것은 모두 벌어진 일”이며, “내가 그 증거”라고. 소설이 쓰이고 읽히는 동안에도 어떤 목소리는 비명을 지르고 어떤 사람들은 조용히 사라지며 어떤 생명은 숨이 꺼진다. “내가 그 증거”라고 말하는 금홍이 말을 끝맺고 책장이 덮히는 그 순간, 모두는 알게 될 것이다. 우리가 겪는 죽음은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벌어진 일이라는 걸. 그리고 “우리가 그 증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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