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리뷰]
책으로 가득한 좁고 답답한 서재는 필요 없다
작은 책장 하나로 만드는, 세상에 없는 나만의 특별한 서재
세상 모든 물건 중에 이토록 소유욕을 자극하는 것이 있을까. 인생에 관한 풍부한 스토리가 담긴 가구, 지식을 편집하고 인생을 꽂는 공간, 바로 ‘책장’처럼 말이다. 책장은 단순히 책을 진열하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책장에 꽂힌 책을 통해 개인 또는 타인의 진지한 관심사와 취향, 정체성을 유추할 수 있다. 그러기에 더욱 책을 좋아하는 애서가일수록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책장을 소유하고 싶어 한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페이지가 뜨는 컴퓨터가 책을 대체하는 세상이 도래하자 지식의 저장 방식에도 크나큰 혁명의 바람이 불었다. 덕분에 책 한 권 크기에 불과한 전자 기기에 서재의 역할을 내어주긴 했지만, 아직까지 어느 가정에나 하나쯤 있는 책장의 디자인에도 혁신의 바람이 불긴 마찬가지이다. 이 책은 그 혁신의 바람을 이끈 책장 디자인들을 한데 모아 엮었다. 싱글 선반, 북 사첼, 책 소파, 나무 책장까지, 지금까지 보지 못한 유니크한 책장들의 포트폴리오라 할 수 있는 이 책에는 애서가를 유혹하는 물건들로 가득하다.
<세상 모든 책장>의 저자인 알렉스 존슨은 책장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디자이너들이 만든 상상력이 돋보이는 현대적인 책장을 소개하고 알리는 데 앞장섰다. 이 책에는 디자이너들이 만든 200여 종이 넘는 다양한 책장이 담겨 있다. 책장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디자이너의 의도, 사진 자료가 풍부하게 수록되어 있어 자료집으로도 손색이 없으며, 집과 서재를 꾸미고 싶은 독자에게 새로운 아이디어와 영감이 떠오르도록 안내해 실용적인 응용도 가능하게 한다.
책장에 책 꽂는 순간을 사랑하는 모든 애서가를 위하여!
영국의 보험회사 ‘리갈 앤드 제너럴Legal & General’이 최근 4,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많은 사람들이 서재와 같은 공간을 매우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을 새로 꾸민다면 어떤 방을 가장 먼저 갖길 원하느냐는 질문에 헬스실 13퍼센트, 음악 감상실 9퍼센트, 영화감상실이 8퍼센트였던 것과 비교해, 15퍼센트가 서재를 갖고 싶다고 응답했다.
사실 스마트한 전자 기기가 책과 책장, 서재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고 하지만 애서가들의 로망까지 대신해 채워줄 수는 없다. 많은 독서가들에게 책장은 책만큼이나 중요한 대상이다. 세계 최고의 독서가로 일컬어지는 알베르토 망구엘은 <밤의 도서관>에서 책을 소장한다는 것은 단순히 종이더미를 모으는 행위 그 이상이며, 나무 선반에서 나는 냄새가 얼마나 푸근한지 잘 묘사하고 있다. 그야말로 서재는 ‘정서적 안식처’와 같은 도서관인 셈이다.
‘정서적 안식처’로서의 서재는 반드시 방이 넓고 책이 가득할 필요는 없다. 아끼고 좋아하는 몇 권의 책을 보관할 작은 책장 하나만으로도 나만의 취향이 담긴 멋진 서재를 만들 수 있다. 나만의 서재에서는 책장을 만지작거리며 책을 꽂고 정리하는 그 소소한 일마저 크나큰 즐거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