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니, 선영아 _007
해설_김형중(문학평론가)
형상기억 브래지어를 벗어던지다 _135
작가의 말 _152
사랑이라니, 선영아
김연수 · 小説
156p

김연수 장편소설. 1994년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로 등단한 이후 총 13권의 소설집과 장편소설을 발표하며, 오직 '쓴다'라는 동사로만 존재해온 작가, 김연수. 다채로운 그의 소설세계에서 유독 눈에 띄는 한 편이 있다. 작가 스스로 밝히듯, '팬들을 위해 쓴 특별판 소설'인 <사랑이라니, 선영아>가 그것이다. 그는 "잠시 쉬었다 가는 기분"으로 이 소설을 썼다고 덧붙이는데, 한 편의 소설을 쓰기까지 오랜 시간에 걸친 취재와 관련 자료를 샅샅이 탐독하는 그의 작업 스타일에 비추어 볼 때, 김연수의 이 말은 작법이 아닌 어떤 마음 상태와 관련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이 짧은 소설을 쓰기 위해 그는 그답게 '사랑'에 관한 수많은 자료를 하나하나 살폈고, 다만 이전과 달리 좀더 경쾌하고 산뜻한 기분으로 이 작품을 썼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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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目次
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1994년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로 등단한 이후 총 13권의 소설집과 장편소설을 발표하며, 오직 ‘쓴다’라는 동사로만 존재해온 작가, 김연수. 다채로운 그의 소설세계에서 유독 눈에 띄는 한 편이 있다. 작가 스스로 밝히듯, ‘팬들을 위해 쓴 특별판 소설’인 『사랑이라니, 선영아』가 그것이다. 그는 “잠시 쉬었다 가는 기분”으로 이 소설을 썼다고 덧붙이는데, 한 편의 소설을 쓰기까지 오랜 시간에 걸친 취재와 관련 자료를 샅샅이 탐독하는 그의 작업 스타일에 비추어 볼 때, 김연수의 이 말은 작법이 아닌 어떤 마음 상태와 관련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이 짧은 소설을 쓰기 위해 그는 그답게 ‘사랑’에 관한 수많은 자료를 하나하나 살폈고, 다만 이전과 달리 좀더 경쾌하고 산뜻한 기분으로 이 작품을 썼다고 말이다.
여전한 우리의 화두, 사랑!
위트 넘치는 비유와 풍부한 패러디로 가득한, 김연수식 사랑에 대한 모든 것
김연수가 말하는 특별판 소설에는 두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가 등장한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는 문장 자체를 체화한 듯한, 변함없는 사랑은 존재하며 그것은 결혼으로 완성된다 믿는 광수. 이에 ‘아니, 사랑이라니’라고 반문하며 낭만적 사랑이란 자본주의사회의 공산품일 뿐이라 여기는 그의 대학 동창 진우. 그리고 영혼의 질이 이렇게나 다른 둘 사이의 유일한 교집합인 선영. 선영이 진우와 사귀기 전부터 13년 동안 그녀만을 짝사랑해오다 마침내 그녀와 결혼하게 된 광수이니, 그의 평소 지론대로라면 그의 사랑은 결혼과 함께 완성되었고, 이후의 시간이란 그 사랑이 어떠한 흔들림 없이 지속되는 삶일 것이다. 하지만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완전했던 선영에 대한 그의 사랑은 결혼식 당일에 생겨난 사소한 균열을 계기로 이후 서서히 갈라져버리게 된다. 반면, 과거 사랑했던 여자란 단지 ‘Y염색체가 결여된 인간’일 뿐이라 여기는 진우 앞에 오래전 연인인 선영이 광수의 아내가 되어 등장할 때, 그의 입에서는 그가 그렇게나 부정했던 ‘사랑’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온다. 그야말로 “참 내, 내가 왜 이러지?”의 상태가 되는 것, 자신에게는 있는 줄도 몰랐던 어떤 면면들을 발견하게 되는 것, 김연수에 따르면 이것이 바로 사랑의 본질적인 특성이다.
“사랑해”라고 말한다는 건 자신을 먼저 사랑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만 ‘진실로 연애다운 사랑’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뜻이다. (…) 삼차방정식 그래프를 그리는 일이나 주기율표를 작성하는 일은 곧 까먹겠지만, “사랑해”라고 말한 경험은 영영 잊혀지지 않는다. 그때 우리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67~68쪽)
사랑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쫀쫀한’ 인간인지, 혹은 얼마나 ‘얼멍얼멍한’ 인간인지 뼛속 깊이 알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사랑이라니, 선영아』는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재질문하며 사랑의 본질을 향해 서서히 다가가는 한편, 그 배면으로는 대중문화 기호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패러디를 깔아놓아 김연수식 사랑학개론에 풍부함과 유쾌함을 더한다. 영화 <봄날은 간다>의 명대사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부터 “문학도 모르는 것들이 잘난 척하기는”이라는 한 개그 프로그램 속 캐릭터의 유행어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인물들의 목소리로 화해 생기 있게 발설되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이 소설을 ‘어휘용례사전’이라 칭할 수 있을 정도로 작품 안에는, ‘고자누룩하다’ ‘아령칙하다’ ‘찌물쿠다’ 등 신선한 어휘들이 등장해 소설에 실감을 불어넣는다.
이 짧은 소설에서도 김연수는 그답게 진지함과 유쾌함 사이를, 익숙한 것과 전혀 새로운 것 사이를, 통통 튀는 걸음으로 발빠르게 옮겨다니며 그만의 지적인 사랑론 하나를 펼쳐 보인다. 이제 우리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기 위해 이 소설을 펼칠 차례이다.



jukii
3.0
광수야, 나는 바나나 우유 안 먹었어.
임판호
3.5
기억보다 사랑이 앞선 순수한 찌질이들의 자아성찰. 덧! 마치 홍상수 영화같은 솔직한 문구들이 인상적입니다. 단편 영화로 나와도 좋을 듯 하네요.
으니
4.5
우리는 서로에게 영원한 타인이다.
고정규
2.5
활자에서 더더욱 참을 수 없는 중년의 찌질 내.
13
3.5
왜 기형도는 이 세상 누구와도 닮지 않은 위대한 혼자에 대한 얘기로 시를 끝맺었을까? 사랑이 끝나면 자신에 대한 사랑만이 남게 되기 때문이다. 애당초 "사랑해"라고 말하기 위해 거울을 보며 연습할 때 봤던 그 얼굴을 향한 사랑만이. 1982년 8월 28일, 기형도는 일기장에 "언제나 나는 진실로 연애다운 사랑을 할 것인가"라고 썼지만, 그런 점에서 그는 늘 연애 중이었다.
BK
3.0
알랭드보통의 책 같았다. 사랑과 사랑의 현상에 관하여 온갖 비유를 다 들며 설명하는 모양새가 특히. 재밌는 표현이 많았고 생전 처음듣는 형용사가 많아서 흥미로웠음.
이진수
3.5
이토록 가벼운 책 속에 퍽 두텁게 쌓인 사랑에 대한 깊은 고찰
minjony
3.0
p55 왜 우리는 사랑을 ‘맺거나’ 사랑을 ‘이루지’ 않고 사랑에 ‘빠지는’ 것일까? 그건 사랑이란 두 사람이 채워넣을 수 있는 가장 깊은 관계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집어넣어도 그 관계는 채워지지 않는다. 정열, 갈망, 초조, 망설임, 투정, 침착, 냉정, 이기심, 헌신, 질투, 광기, 웃음, 상실, 환희, 눈물, 어둠, 빛, 몸, 마음, 영혼 등 그 어떤 것이든 이 깊은 관계는 삼켜버린다. 모든 게 비워지고 두 사람에게 방향과 세기만 존재하는 힘, 그러니까 사람들이 사랑이라고 부르는 원초적인 감정의 움직임만 남을 때까지 그 관계 속으로 자신이 가졌던 모든 것을 밀어넣는 일은 계속된다. 그런 과정을 되풀이하다가 마침내 마음의 숲속 빈터가 열리게 되면 뜨거운 육체의 아름답고 털 없는 동물들이 뛰놀게 된다고 서양의 어느 시인은 노래했다. p55 죽음은 비가역적인 과정이다. 사랑의 종말도 그와 마찬가지다. 확장이 끝난 뒤에는 수축이 이어지게 된다. 사랑이 끝나게 되면 우주 전체를 품을 수 있을 만큼 확장됐던 ‘나’는 원래의 협소한 ‘나’로 수축된다. 실연이란 그 크나큰 ‘나’를 잃어버린 상실감이기도 하다. p57 처음에는 두 사람이 함께 빠져들었지만, 모든 게 끝나고 나면 각자 혼자 힘으로 빠져나와야 하는 것. 그 구지레한 과정을 통해 자신이 어떤 종류의 인간인지 뼛속 깊이 알게 되는 것. 그게 바로 사랑이다. p58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사랑이라는 관계에서 혼자서 빠져나올 때마다 뭔가를 빼놓고 나온다는 점이었다. 그리하여 사랑이 되풀이될수록 그 관계 속으로 밀어넣을 만한 게 많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그때쯤이면 누구나 자신이 누구인지 더이상 헷갈리지 않게 되는데, 그건 이제 불타는 사랑이란 자신보다 더 어린 사람들의 몫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나이가 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미 소진됐기 때문에 더이상 사랑에 소진될 수 없을 때, 우리는 사랑 외에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서게 된다. 그래서 인류는 실연의 상처로 멸망하지 않고 여기까지 그럭저럭 굴러온 셈이다. p77 “사랑해”, 그 대담한 말을 통해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나는 네가 누구인지 모른다. 하지만 내가 먼저 누구인지 보여주겠다. 이번에는 네가 너를 보여줄 차례다. p79 왜 기형도는 이 세상 누구와도 닮지 않은 위대한 혼자에 대한 얘기로 시를 끝맺었을까? 사랑이 끝나면 자신에 대한 사랑만이 남게 되기 때문이다. 애당초 “사랑해”라고 말하기 위해 거울을 보며 연습할 때 봤던 그 얼굴을 향한 사랑만이. 1982년 8월 28일, 기형도는 일기장에 “언제나 나는 진실로 연애다운 사랑을 할 것인가”라고 썼지만, 그런점에서 그는 늘 연애중이었다. p79 꽃에는 입술이 없지만 자신을 바라보라고 말한다. 사랑에는 혀가 없지만 네가 누구인지 먼저 알아내라고 종용한다. 사랑을 통해 우리는 저마다 위대한 개인으로 자란다. 거울에 비친 그 위대한 개인을 사랑할 때 우리는 다른 사람을 향해 단호한 어조로 “사랑해”라고 말할 수 있다. p103 우리는 서로에게 영원한 타인이다. 우리는 자신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완전히 알 수는 없다. 혼신의 힘을 바쳐 사랑한다고 해도 우리가 모르는 부분은 영영 남게 된다. p105 사랑이 입을 열면, 그 안에서 우리는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한다.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사랑이다. 사랑을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 됐다면 거기서 멈춰야만 한다. 너무 사랑하지 말아야 한다. 즉 너무 알려고 하지 말아야만 한다. 너무 사랑한다는 말은 상대방의 정체성마저 요구하는 일이다. p119 모든 게 끝나면 유통기한이 지난 식료품처럼 사랑했던 마음은 반품시켜야만 하지만, 사랑했던 기억만은 영수증처럼 우리에게 남는다. 한때 우리가 뭔가를 소유했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증거물. 질투가 없는 사람은 사랑하지 못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억이 없는 사람은 사랑했다는 증거를 제시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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