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한 여행은 없다, 분명히 무언가로 가득 채워진다
“역시 여행은 좋구나~”
『멀리도 가까이도 느긋한 여행』의 일관된 분위기는 느긋함이다. 모처럼 왔으니까 관광명소를 모두 봐야 한다거나 그 지역의 맛집을 탐방해야 한다는 강박 없이 그날의 컨디션과 상황에 맞게 발길 닿는 대로, 마음이 이끄는 대로 느긋하고 자유롭게 떠났던 최신 여행기다.
어려서 동경했던 하이디의 나라 스위스에서는 알프스 하이킹을 즐긴다. 물론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는 없으니 무리하지 않고, 조금만 올라가는 하이킹이다. 스위스는 나이 든 사람도 체력이 없는 사람도 알프스 풍경을 즐길 수 있어서 비싸지만 추천하는 여행지다. 멋진 산을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보낸 소중한 시간을 담아냈다.
예전 같았으면 ‘모처럼 스위스에 왔으니까!’라는 마음에 무리했을지도 모르나 지금 나는 ‘적당한 코스라서 좋네’라고 생각한다. _p.158 스위스
홋카이도 하코다테 호텔의 조식 뷔페가 유행한다는 소문에 작가도 출동. 연어알 무한 제공이나 아침부터 샴페인 무한 제공이라니! 여러 호텔을 옮겨 가면서 조식을 비교하는 것도 좋았겠지만, 마스다 미리는 한 호텔에 묵으며 그날그날 몇 개의 품목에 집중해 맛있게 뷔페를 즐긴다.
‘안젤리크 보야쥬’에서 포장한 생트뤼프 초콜릿은 얇은 초콜릿 안에 부드러운 생크림이 들었는데 입에 넣자마자 금방 녹아 사라졌다. 맛있다고 버둥거리며 호텔 방에서 야금야금 먹었다. 코미디 듀오 샌드위치 맨의 이론에 따르면, 녹아서 사라지는 것은 분명 0칼로리다. _p.138 홋카이도·하코다테
이전보다 한결 여유로워진 모습으로 독자를 찾아온 마스다 미리. 일상에서 벗어나 좋아하는 것을 보러 가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혼자 때로는 누군가와 함께 느긋하게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일깨워준다. 여행이 끝날 때마다 귀여운 4컷 만화를 실어 여행하면서 발견한 반짝이는 순간을 더욱 특별하고 풍성하게 전달한다. 맺음말을 대신한 마지막 만화는 ‘여행은 좋구나’라는 생각으로 끝나는데, 대단한 서술 없이도 솔직 담백한 마음이 잘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