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이 책이야말로 사건이다!”
‘쇼트미스터리의 귀재’ ‘현대 이색단편작가’의 색다른 도전
원고지 열 장, 이천 자로 네 페이지 미스터리 완결!
출간 즉시 일본 미스터리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추리소설의 교과서
출퇴근길, 등하굣길 아삭아삭 음미하는
네 페이지의 마법, 쇼트쇼트미스터리
『4페이지 미스터리』는 일본에서 ‘쇼트미스터리의 귀재’ ‘현대 이색단편작가’로 촉망받는 아오이 우에타카가 잡지 『소설추리』의 명물 코너 ‘이천 자 미스터리’에 2005년부터 2011년까지 7년간 연재한 작품 중 60편을 모아 펴낸 작품집이다. ‘미스터리를 이천 자 내로 완결한다’는 독특한 시도는 연재 초기부터 마니아들의 큰 주목을 받았고, 단행본으로 출간된 이후에는 일반 독자들의 궁금증까지 더해지면서 화제 속에 증쇄를 거듭했다. 인간성의 다양한 무늬와 빛깔을 미스터리 수법으로 간결하게 담아낸 이 짧은 이야기들은 단편을 좋아하는 독자에게도 미스터리 독자에게도 아주 색다른 선물이 아닐 수 없다. 각 단편은 본격추리에서 서스펜스, 홈드라마, 호러, 블랙유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이러한 장르의 스펙트럼은 독특한 구성과 장치, 논리에 들어맞는 명쾌한 해결의 구도 속에서 매번 다르면서도 완성도 있게 귀결된다. 쇼트쇼트스토리의 대가 호시 신이치의 뒤를 잇는, 그러면서도 현대 일본 미스터리의 다양한 기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추리소설의 교과서’로 읽어도 손색없다. 또한 술술 익히는 이야기부터 집중력과 독해력이 요구되는 난해한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읽을수록 쫀득한 독서의 매력까지도 맛볼 수 있다.
두 페이지 뒤가 반전?!
“한 치 앞 어둠”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을 이 책에 응용하면 아마도 ‘두 페이지 뒤 반전’이라고 표현해야 할 것이다. 숨 가쁘게 펼쳐지는 극적 반전이 돋보이는 작품으로는 대표작 「록 온」을 꼽을 수 있다. 주인공 여성은 늦은 밤 인적 없는 골목길에서 수상한 남자가 뒤따라오는 것을 눈치채고 경찰인 남자친구한테 전화하는 척하며 멋지게 그를 따돌린다. 그러나 진짜 위험은 그 통화 뒤편에서 숨죽이고 있었다……. 서술트릭을 이용해 독자를 혼란에 빠트리는 「록 온」은 완성도 면에서도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손꼽힌다.
「복면의 의뢰인」의 전반에서는 여자 친구 살해범으로 법정의 마지막 구형을 기다리던 남자가 정체 모를 ‘사람들’의 도움으로 무죄 석방되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그러나 후반, 남자를 구명해준 복면한 ‘사람들’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의 반전이 영화 〈친절한 금자씨〉와 오버랩 되면서 섬뜩하다.
이상분노, 질투심과 수치심, 강박증, 피해망상, 자격지심, 기억회피같이 약弱해서 악惡해지는 인간의 모습을 고발하는 작품들도 흥미롭다. 그중 「그리운 추억」은 초등학교 후로 가본 적 없는 고향마을에 수십 년 만에 들르게 된 한 남자의 간담 서늘해지는 이야기다. 한여름의 늦은 밤, 주인공은 버스정류장에서 초등학교 동창을 만난다. 동창이 기억하는 과거는 이미 주인공에게 사라진(혹은 지워버린) 기억이다. 동급생을 뚱뚱하다고 놀리는 노래를 지어 부르고, 좋아하던 여자애에게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듯하지만, ‘상대방이 기억하는 나’를 인정할 수 없는 ‘나’는 식은땀을 흘리며 묵묵히 버스만 기다린다. 그러나 잠시 후 도착한 버스 안에는…….
일상에 굴러다니는 미스터리
상상의 조각을 맞추어라
일상의 소소하지만 불미한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면서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그려낸 「차 안의 매너」는 서스펜스로 일품이다. 면접을 앞두고 초조한 마음으로 전차에 오른 젊은 여성은 경로석에 앉아 깜빡 잠이 들었다가 노부인에게 뻔뻔하다는 핀잔을 듣고, 짐받이에 올려둔 가방을 꺼내면서는 도둑으로 오인당할 뻔한다. 도착지가 가까워져서 화장을 고치다가는 또 다른 노인에게 공공장소에서 예의가 없다고 지적받는다. 더 이상 참기 힘들어진 그녀는 노인에게 참아왔던 분노를 터뜨리고, 결국 이 행동이 돌이킬 수 없는 결말을 야기한다. 주인공의 손에 들려 있던 콤팩트가 떨어지고, 쪼개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마치 자신의 이야기처럼 몰입하게 만드는 이 에피소드는 스멀스멀 차오르는 긴장감이 압권인, 이 책의 또 다른 대표작이다.
이 밖에도 결말에 대한 해석이 다른 미스터리 「냄새 나나요?」, 하드보일드로 유명한 작가 케멀먼과 챈들러의 작품에 등장하는 유명한 대사의 오마주가 포함된 「아홉 잔째는 너무 빠르다」, 자존심 때문에 연인의 사망 시각을 의도적으로 조작하려 한 냉정한 여자의 이야기 「차가운 물이 등줄기에」, 이미 끝난 임무를 수없이 반복하는 딱한 아저씨의 살인 미수를 그린 「흐리멍덩한 살인자」, 맞은편 아파트 여자의 죽음을 목격한 ‘나’의 비겁한 위증의 대가를 담은 「유일한 목격자」 등에 이르기까지 미스터리의 만찬은 계속된다.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대부분 이미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뉴스를 통해 대중의 귀와 눈을 자극한 사회면의 사건들과 닮은꼴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 편 한 편 읽다 보면 머릿속을 떠다니는 상상의 조각들이 현실이라는 조각들과 만나 더욱 생생해지고 개연성을 갖추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추리소설을 성립시키는 기본적 동력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이며 야성적인 본능, 명명하기 어려운 불안 속에 잠재해 있는 공포다. 그것을 구현해내는 데 네 페이지가 짧은가? 결코 그렇지 않다. 이 짧은 미스터리 한 편 한 편에는 우리 일상의 공포, 인간의 내면에서 꿈틀거리는 본능이 뚜렷하게 형상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이야말로 사건이다!”라는 어느 독자의 말처럼.